지금 장난해?...윤지오, 장자연 이용한 ‘대국민 사기극’ 논란

‘김어준·손석희·안민석 책임론’ 일파만파

故 장자연 사건 ‘유일한 증언자’ 윤지오

고인 이용한 ‘돈벌이 논란’


     고(故) 장자연 씨의 사망 10주기를 즈음해, 저서 ‘13번째 증인’을 내며 유일한 증언자임을 자처한 배우 윤지오(32) 씨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여러 언론을 통해 ‘유일한 증언자’라고 소개됐던 윤 씨의 증언이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러한 주장이 제기되자 윤 씨는 예정된 스케줄도 취소한 채 지난 24일 ‘엄마가 아프다’는 이유로 급작스럽게 캐나다로 출국한 것이다.


갑자기 캐나다로 출국한 윤지오씨/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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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일각에선 윤 씨가 고인을 이용해 돈벌이를 한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윤지오 논란’에 대해 짚어봤다


“분명한 건 이슈는 되​니까”

“고인의 억울한 죽음 이용”

출국하면서도 거짓말? ‘윤지오 허언 의혹’ 확산


윤 씨의 출국 전날인 지난 23일, ‘13번째 증인’ 출판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김수민 작가는 법률대리인 박훈 변호사를 통해 허위 사실 적시에 관한 명예훼손 혐의로 윤 씨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박훈 변호사는 “윤지오 씨는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며 “윤 씨는 어떤 이의 성추행건 이외 본 것이 없는 데도 ‘장자연 리스트를 봤다’, ‘목숨 걸고 증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지오 씨는 진실을 알고자하는 사람들이 가해자 편에 서서 자신을 공격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는 고인의 죽음을 독점해 많은 후원을 받고 있다”며 “윤 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했으니 앞으로 정정당당하게 조사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민 작가 측의 이러한 주장에, 윤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뭔가 단단히 착각하시는데 제가 범죄자입니까? 출국금지? 기가 찬다”고 분노했지만, 그는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고, 이 과정에서 ‘갑자기 출국하는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갑자기가 아니라 4월 4일부터 엄마가 아프다고 했다”며 갑작스런 출국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다만, 고소당한 다음날 곧바로 캐나다로 출국했다는 점에서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또한 갑작스런 출국은 아니라지만 자신의 허위 주장이 들통 날 것을 대비해 사전에 출국한다는 얘기를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 아니냐는 게 일각의 의심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출국하는 과정에서도 거짓말을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윤지오 허언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윤 씨는 이날 출국하면서 진행한 아프리카TV 라이브 방송에선 “이게 다 내가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을 언급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미디어와 국정원이 힘을 합쳐 날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취재진에겐 “엄마가 유방암이셔서 내가 병간호를 하러 간다”며 캐나다로 출국했지만,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선 “말씀 못 드린 부분이 있다. 엄마는 한국에 있었다”며 모친의 신변보호를 위해 거짓말을 했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윤 씨의 인스타그램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고인의 억울한 죽음보다, 자신의 외모가 더 중요?

앞서 윤 씨의 책 출판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김수민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윤지오씨 말은 100% 진실일까요?’라면서 그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김수민 작가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내용에 따르면, 윤지오 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장자연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앞두고 “옷이며 헤어며 이거저거 그런 게 더 신경쓰인다”고 했다. 


고인의 억울하고 부당한 죽음과 진실보다는 자신의 외모에 더 신경을 쓴 듯한 대목이다. 


‘13번째 증언’ 출판과 관련해서는 “분명한 건 이슈는 되니까 그 이슈를 이용해 영리하게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해보려고. 그래서 출판하는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는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이 다르겠지만, 책 출판 목적이 고인을 이용해 이슈를 만들고 또 그 이슈를 통해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었냐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김수민 작가의 주장에 따르면, 윤 씨는 장자연 씨 유가족 측의 동의 없이 책을 출간하며 자신이 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장 씨 유가족이 건드릴 수 없게끔 미리 변호사들과 조치를 취해 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윤 씨는 경호비용을 이유로 자신의 개인 계좌를 통해 후원 모금을 했으나 모금 내역 및 사용처는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및 증언자라고 자처했던 윤 씨에 대한 신빙성 및 진정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김수민 작가가 공개한 윤지오 씨와의 카카오톡 대화내용 (사진출처=인스타그램 계정 ‘justicewithus’ 게시물 캡처)

 

김어준·손석희·안민석, ‘팩트체크’ 없이 동조?

일각에선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윤 씨에 동조한 언론인 김어준과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등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윤 씨는 지난달 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처음으로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김어준은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언론사가 뒤를 쫓지 않았냐’고 질문했고, 윤 씨는 “수사가 몇 달이 진행되고 나서는 아예 미행처럼 따라붙었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달 8일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김어준에게 ‘가장 큰 힘을 주셨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으나, 김수민 작가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내용에 따르면 윤 씨는 과거 김어준을 겨냥해 “원래 병X이었어요”라고 비하했다.


지난 11일에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지난해 뉴스룸과 전화 인터뷰한 후 실제로 어떤 위협을 느낀 적 있냐’는 손 사장의 질문에 윤 씨는 “JTBC와의 전화 인터뷰와 문건 제보 이후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받았다”며 “폭로 이후 교통사고를 2차례 당하는 등 신변 위협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수민 작가 소송대리인 박훈 변호사는 윤 씨의 교통사고를 허위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지오는 2019년 1월 두 번의 차량 사고가 성명 불상의 테러였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신변 위험이 있었다며 교통사고를 근거로 주장했다. 특히 JTBC ‘뉴스룸’에 나와 주장했다”면서 “그러나 완벽한 허위 진술”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가 공개한 사고 당시 윤 씨가 김 작가에게 보낸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면, 윤 씨는 ‘이참에 마사지나 보험으로 받아보려고요’, ‘차도 똥차라 올해는 바꾸려고요’, ‘100% 뒤차 과실이고 아기 아빠인데 일 끝나고 애들 데리러 가다 그러신 거 같더라고요. 마음이 아팠어요’라고 했다. 


이와 관련, ‘최순실 300조’로 유명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8일 “앞으로는 윤 씨 혼자의 싸움이 아니라 함께하는 의원들이 의로운 싸움을 지켜주고 동행할 것”이라며 윤 씨를 한껏 치켜세웠다.


하지만 ‘고인을 이용한 돈벌이’ 논란이 커지자, 안 의원은 지난 25일 “윤지오가 한국을 떠났다”며 “권력형 성폭행 사건의 진실 대신에 윤지오 논란을 남긴 채 홀연히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주위의 우려처럼 윤지오 북콘서트 이후 그녀에 대한 백래쉬(backlash)가 본격화 됐다”며 “지금부터는 과녁의 초점을 윤지오가 아닌 장자연으로 맞춰야 한다. 본질을 벗어난 ‘윤지오 프레임’을 걷어내고 ‘장자연 프레임’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안 의원의 해명에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윤지오 씨에 대한 검증도 없이 무한 신뢰를 보냈던 안 의원이 ‘장자연 프레임’이란 출구전략을 세운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아이디 (74co****)는 “윤지오에게 포커스를 맞춘 사람은 당신이 아닌가요”라고 따져 물었다. (jere****)는 “장자연 증인으로 누가 윤지오를 기획했는지를 밝혀내는 게 더 시급하다”고도 했다.


또한 안 의원의 주장대로 장자연 사건에 초점을 맞추려면 유일한 증인임을 자처하는 윤지오 씨에 대한 증언 검증은 필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는 증인과 그 증인의 증언이 신빙성이 전제되어야 장자연 사건의 본질을 밝힐 수 있다는 일침인 것이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춘숙·이학영·안민석 의원, 윤지오 씨, 정의당 추혜선·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


서로가 서로를 이용한 ‘대국민 사기극?’

이처럼 언론인 김어준과 손석희 사장, 정치인 안민석 의원 등은 윤 씨를 ‘의로운 사람’으로 치켜세우기 바빴다.


그러나 윤지오 씨 주장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나 이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팩트체크 없이 ‘윤지오 영웅 만들기’에 급급했다는 지적과 함께, 결국 윤 씨는 이들을 이용해 돈을 벌었고, 이들은 특정 세력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서로가 서로를 이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은 커지고만 있는 상황이다.


만약 김수민 작가 측의 주장과 공개된 카톡 메시지가 사실이라면, 윤지오 씨는 물론 그에게 동조한 또는 설계한 세력들까지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물론 윤지오 씨의 술자리 성추행 등 일부 증언은 ‘유일한 목격자’라는 측면에서 응원해야하지만, ‘고인을 이용한 돈벌이’ 논란에 휩싸인 윤 씨의 행보가 자칫 ‘장자연 사건’을 완전히 희석시킬 수 있다는 게 일각의 우려인 것이다.


박훈 “윤지오, 사람들 기망…‘사기죄‘로 고발”

결국 김수민 작가의 법률대리인인 박훈 변호사는 26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윤 씨에 대한 ‘사기 혐의‘ 고발장을 본인 명의로 접수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지오가 ‘장자연 사건‘에서 ‘조선일보 방사장‘ 부분에 뭔가를 아는 것처럼 얼버무려 사람들을 기망했고, ‘경호 비용‘ 또는 ‘공익 제보자‘ 명목으로 국내은행과 해외 펀드 사이트를 통해 후원금을 모금해 재산상의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씨가) 신변의 위협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신변의 위협이 있는 것처럼 일반 교통사고를 테러로 둔갑시켜 사람들을 기망했다”며 “이러한 윤지오의 행위는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고발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윤 씨를 보호해 온 안민석 의원에 대해 “안 의원은 굉장히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며 “장자연이 아닌 윤지오가 보이게 만든 장본인 중 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고발장을 접수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씨를 겨냥해선 “윤지오는 캐나다 시민권 취득 운운 말고 들어와서 조사 받길 바란다. 님이 나를 마주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지금이라도 깨닫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윤 씨가 증인을 자처한 고(故) 장자연 씨는 1980년생의 신인배우로 2009년 3월 자신의 소속사 대표의 강요로 유수의 기업인과 언론인 등에게 술접대 및 성접대를 강요당한 내용과 관련 인사들의 명단이 담긴 문건을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언론에 회자되며 논란이 일었지만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이후 8년이 흐른 지난 2017년 12월경부터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장자연 사건‘을 재조사하기 시작했으며, 진상조사단은 다음 달 8일쯤 사건에 대한 최종 보고를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장자연 증언자’ (오른쪽에서 2번째)윤지오 씨가 (맨 오른쪽)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스페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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