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수입' 꿈꾸고 시작했는데…'장밋빛' 유튜버 포기 속출

"유튜브 장비 팝니다" 글 넘쳐
'조회수=구독자' 직결되지 않아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의 파급력이 나날이 커지면서 직장인과 학생 등 일반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유튜브에 뛰어들고 있다. 유튜브 스타인 ‘대도서관’과 ‘벤쯔’처럼 유명해지면 연 수십억원의 수익을 낸다는 ‘장밋빛 환상’도 한몫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수익을 내지 못한 채 유튜브를 중단하고 장비를 내다파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익 창출을 위해 돈을 주고 인위적으로 조회 수를 끌어올리는 방식까지 성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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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시장에 나온 유튜브 장비
‘초보 유튜버’인 직장인 장모씨(35)는 최근 유튜브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 커졌다. 부부의 일상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브 채널을 두 달째 운영하고 있는데 구독자 수가 9명에 불과하다. 월 50만원의 수익을 목표로 시작했는데 유튜브 광고를 붙일 수 있는 기준인 ‘구독자 1000명, 최근 1년간 시청시간 4000시간’을 채우기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장씨는 “5분가량의 영상을 편집하는 데 2~3시간이 걸린다”며 “직장생활과 병행하다 보니 전문 인력을 고용해 방송하는 ‘전업 유튜버’들에 비해 콘텐츠의 양과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포기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대박’을 꿈꾸며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가 장씨처럼 시간과 비용만 날린 채 유튜버 활동을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는 “조회 수가 늘지 않아 유튜브를 중단한다”는 영상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도 “유튜브 장비를 판매한다”며 방송용 마이크와 카메라 등을 파는 게시물이 하루에도 몇 건씩 올라온다. 유튜브 촬영의 필수 3대 장비로 꼽히는 마이크와 카메라, 삼각대를 모두 합한 호가는 10만원부터 시작해 100만원 이상인 경우도 있다.

“구독자 4만 명 돼도 최저임금 미달”
조회 수를 올리기 쉽지 않다 보니 인위적으로 조회 수나 구독자를 늘려주는 업체들까지 생겼다. 프리랜서 중개업체 크몽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유튜브 조회 수와 구독자 수를 늘려준다는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회 수 1만 회에 5만원’, ‘구독자 1000명에 8만원’과 같은 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한 업체 관계자는 “관련 커뮤니티에서 거래를 통해 서로 채널을 구독해주는 ‘맞구독’을 하거나 아르바이트생들을 동원해 작업한다”며 “유튜브를 막 시작한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문의가 많이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유튜버의 주된 수입은 광고수익이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영상이 시작하기 전이나 중간에 광고를 붙일 수 있지만 유튜브 채널 수익이 조회 수나 구독자 수와 직결되지는 않는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연령과 성별, 어느 국가에서 영상을 많이 봤는지 등에 따라 광고 단가가 제각각이라 구독자 수가 같아도 수익은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유튜버들이 수익을 직접 공개하는 영상을 올리기 때문에 대략적인 수준을 가늠할 수는 있다. 일본에 거주하며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버 ‘JJD Channel’은 “구독자가 1000명일 때 한 달 추정 수익이 약 6만원(5930엔)”이라며 “시급 500원꼴”이라고 설명했다. 구독자가 5000~6000명인 유튜버 ‘독고다Lee’의 한 달 추정 수익도 약 19만원(164.3달러)으로 알려졌다. 구독자가 4만 명으로 육아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버 ‘주부아빠’의 월 추정 수익도 약 164만원(1445달러)으로 법정 월 최저임금(174만5150원)을 밑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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