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업자' 명칭 변경에 거는 기대

이종세 대한토목학회 회장




   미세먼지로 인해 환경에 관한 담론이 어느 날 갑자기 국민의 삶 한가운데로 깊숙이 들어왔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환경`은 `생물에게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이다. 대기, 수질 같은 물리적인 환경뿐 아니라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 이사를 가야 했던 교육 환경까지도 다 포괄한다. 그러고 보면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환경이다.


환경에 순응하기도 하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도 했다. 그런데 우리 인간만이 그런 것은 아니다. 호주 북부에 있는 리치필드 국립공원은 `성당 흰개미의 집`으로 유명하다. 개미집이 땅 위로 성당 첨탑처럼 높이 솟아 있다. 




수백만 마리가 모여 사는 이 집은 아래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어 위쪽으로 배출되는 정교한 환기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기후에 관계없이 늘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 어떤 개미집은 높이가 6m를 넘는다. 고작 6㎜에 불과한 제 몸집의 1000배가 넘는 고층 건물인 셈이다. 사람으로 따지면 대략 1700m에 달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2021년 완공 예정인 킹덤타워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전망인데 높이가 1008m라니 인간이 개미들의 건설기술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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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도 집을 짓고 길을 만들면서 환경을 개척했다. 농경지를 만들고 마을을 만들고 공동체를 방어하기 위해 성벽을 쌓았다. 홍수 등 자연재해로부터 삶의 터전을 보호하기 위해 둑을 쌓고 물길을 바꿨다. 우리는 그것을 `건설`이라고 부른다. 인류의 역사는 건설의 역사이고, 문명의 창조는 건설이 개척해왔다. 우리가 해외로 찾아나서는 세계문화유산은 대부분 건설의 결과물이다. 


선진국에서는 요즈음 인공적으로 지어진 온갖 시설물을 통칭하여 `건설된 환경(Built Environment)`이라 부른다. `자연 환경(Natural Environment)`과 대비시킴으로써 자연과의 조화를 암묵적 목표로 삼게 한 것이다. 건설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아쉽게도 대한민국에서는 건설, 특히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에 대한 국민 시선이 곱지 않다.


`토건족` 심지어 `삽질`이라는 무례한 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60여 년 만에 `건설업자`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명칭을 `건설사업자`로 바꾸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 발의)이 지난주 국회 법사위원회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했다. 만시지탄이지만 사회가 성숙해가는 긍정적 신호다. 물론 명칭만 바뀐다고 국민 인식이 단숨에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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