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재건축 난망 목동, "개별 단지별 재건축 추진"


통합재건축  난망 목동, "개별 단지별 재건축 추진"


작년 안전진단 강화 후 올스톱

4·6·9단지 등 개별 총회 열어

안전진단 모금활동 등 움직임


시장 침체·朴시장 `속도조절론`

사업 본격화까진 걸림돌 많아


     지난해 3월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강화로 사실상 중단돼 온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이 봄을 맞아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총 14개 단지로 이뤄진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단지별 `각개전투` 전략을 선택해 현재 가장 큰 재건축 암초인 `정밀안전진단` 절차 추진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인 데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연일 `재건축 속도 조절`을 설파하고 있어 실현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 단지별로 안전진단을 추진 중인 목동 아파트 일대./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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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부동산업계와 양천구 관계자 등에 의하면 목동신시가지 일대 각 재건축 단지들은 4~5월 줄줄이 재건축 추진설명회와 추진준비위원회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985년 1단지 입주를 시작으로 1988년 총 14개 단지, 2만6000여 가구 규모로 조성된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지난해 준공 30년을 맞아 재건축 추진에 박차를 가한 서울 서남권 대표 주거타운이다. 14개 단지를 한데 묶어 `지구단위계획`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지만 현재 서울시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또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해 넘어야 하는 정밀안전진단 문턱이 작년 규제 강화로 한층 높아져 재건축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목동 5단지(1848가구)가 정밀안전진단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재건축 설명회를 개최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이후 재건축 재추진을 놓고 내부 논의가 치열히 진행된 끝에 단지별로 조직을 정비하고 단지별 재건축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먼저 목동 9단지(2030가구)는 오는 20일 재건축 설명회와 재건축 준비위원회 창립총회를 열고 포문을 연다. 이어 목동 4단지(1382가구)는 일주일 후인 27일 `재건축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정밀안전진단 기금 조성을 위한 설명회와 재건축 사업성 분석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6단지(1368가구) 역시 다음달 25일 `소유주 총회`를 개최해 재건축 전반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한다. 6단지는 원활한 정밀안전진단 절차를 위해 비용 모금액으로 소유주별 50만원을 책정해 본격적인 모금활동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날 총회에는 강남구 아크로리버파크 재건축을 추진한 조합장을 초청해 목동 재건축 비전 등에 대한 강연도 진행한다. 


이처럼 목동 개별 단지가 경쟁적으로 재건축 속도전에 나선 것은 장기 침체에 빠진 재건축 동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하락 중인 지역 일대 아파트 가격의 저지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4월 둘째주) 양천구 아파트는 0.13% 하락해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주보다 낙폭을 줄였지만 새해 들어 지속적으로 집값이 빠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특히 목동 신시가지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집값 하락이 장기화하자 각 단지는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모금활동과 재건축 준비위원회 결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계산이다. 한 목동 재건축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정부가 재건축을 규제한다고 마냥 손놓고 있을 순 없다는 여론이 대체적으로 형성됐다"며 "일단 단지별로 계획을 세운 뒤 향후 힘을 합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밀안전진단 비용은 일회성 비용으로, 만약 해당 단계를 넘지 못할 경우 비용을 회수할 방법이 없는 만큼 모금활동에 부정적인 주민 목소리도 상당수 존재한다. 또 서울시의 재건축 억제 정책이 아직까지는 유효한 만큼 언제쯤 재건축이 정상화될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한 주민은 "1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가 잰걸음을 하면서 양천구청과 정치계 역시 발맞추기에 나선다. 지역구 의원인 황희 의원은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 목동 아파트 노후화로 인한 주민 불편사항을 접수하며 주민의 애로사항 수합에 나선다.




 이를 통해 거주민 요구사항 등을 취합한 뒤 재건축 추진 등 정책 결정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양천구청 역시 단지별 주민설명회를 예의 주시하면서 구 차원에서 지원할 부분을 검토할 방침이다. 특히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재건축 추진 움직임을 잘 살펴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주민 협의체도 구성할 계획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주민 차원에서 줄어든 재건축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키우고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모금 준비 등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구청 역시 이러한 주민 의중을 잘 파악해 향후 재건축 추진과 지구단위계획 수립 절차에 최대한 참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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