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소재로 만든 일본 이색상품 성공사례


별난 소재로 만든 일본 이색상품 성공사례

고충성 일본 후쿠오카무역관


소재의 의외성에 성능이 결합될 경우 시장에서의 파급효과 커 

‘자원의 효율적 활용’은 일본시장에서 매력적인 셀링포인트 


1. ‘사슴 뿔로 만든 개껌’, 일본 통신판매시장 접수

일본 삿뽀로의 중소기업, 이치카와클리닝(いちかわクリーニング)사가 제조, 판매하는 사슴뿔로 만든 애완견용 장난감이 일본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음.


사슴뿔로 만든 애완견용 장난감, 크기 별로 판매 

자료원: 라쿠텐, www.recheri.com


해당제품은 일본을 대표하는 인터넷 쇼핑몰인 ‘라쿠텐’에서 2016년 1월부터 2019년 3월 말까지 애완동물용 장난감 부문 118주 연속 판매실적 1위를 기록

    

가격은 1,000~3,000엔(약 11,000~33,000원)으로 누계 1만 개 이상이 팔렸음. 이치카와클리닝은 삿뽀로 교외 지역에 위치한, 어느 동네에나 흔히 있는 영세 세탁소 중 하나였는데, 해당제품이 대박을 터뜨리며 연간 7,000만 엔(약 7억7000만 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우량기업으로 거듭남.


해당제품은 골칫거리로 여기던 사슴 뿔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변신시킨 사례임.

    

홋카이도는 야생 사슴이 많은 지역으로, 사슴의 뿔갈이로 인해 사슴 뿔이 도처에 산재해 있음. 특히 일본 사슴 품종인 에조사슴(エゾ鹿)의 뿔은 매우 단단해 길에 떨어져 있는 뿔로 인해 사람이 다치거나 자동차 바퀴에 펑크가 나는 경우가 허다함. 사슴 뿔로 인한 농기계 고장 등 농가에 대한 피해도 종종 발생

    

이에 홋카이도에 소재한 각 기초자치단체는 연간 최대 120억 엔을 들여 사슴뿔을 수거해왔음. 또한 육류가공용으로 쓰이는 사슴의 경우도 뿔은 산업폐기물이 되어 막대한 처리 비용이 들어감. 


이치카와클리닝의 이치카와 사장은 버려지는 사슴 뿔을 유상으로 수거해 간단한 가공을 한 후 개껌과 비슷한 용도로 판매함.


해당제품의 성능이 기존 유사제품 대비 여러 면에서 뛰어나 큰 인기를 얻게 됨.

  

실내견을 키우는 소비자의 고민 중 하나는 외출 중에 애완견이 집안을 어지럽히는 일이며, 이를 방지하는 목적으로 개껌이 사용됨. 해당제품은 일반적인 개껌 대비 애완견이 싫증을 느끼지 않고 오래 가지고 놀 수 있어 소비자의 만족도가 큼. 




본래 육식동물인 개는 초식동물을 사냥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어 사슴 뿔은 이러한 욕구를 해소하는데 안성맞춤임.


목재 개껌인 경우 사용에 따라 부스러기가 발생하거나 모양이 변형되는 경우가 있으며, 플라스틱 제품은 애완견에 따라서는 아예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도 많음. 동물성 소재의 제품은 특유의 냄새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가 많았는데 해당제품은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보완


이치카와클리닝은 평범한 영세기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성장한 사례이자, 폐기물을 상품으로 탈바꿈하는 ‘순환형 사회형성’에 기여한 사례로 볼 수 있음.  

 

2.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배우도 매료시킨 ‘붕대로 만든 속옷’  

일본 도쿄 소재 중소기업, 로그인 주식회사(ログイン株式会사)가 제조, 판매하는 붕대 소재로 만들어진 속옷이 인기를 얻고 있음. 

해당제품에 사용된 소재는 일반적인 속옷용 소재 대비 약 7배의 통기성과 신축성을 지니고 있어 착용감이 매우 편하고 독특함. 


로그인의 붕대팬티

자료원: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2007년 최초 발매 이후 서서히 입소문을 타 판로를 확장해왔음. 미쯔코시이세탄(三越伊勢丹), 다카시마야(高島屋), 오다큐(小田急) 등 일본의 대표적인 백화점에서 대부분 취급되고 있으며 EC 사이트를 통한 판매도 호조세임.


1장당 4,000엔(약 44,000원) 이상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10만장 이상으로 판매하는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음.


‘붕대팬티’(包帯パンツ)는 로그인 주식회사가 상표권을 지닌 공식 명칭으로,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의 인지도도 일정부분 확보하고 있음. 

    

일본에서 통상 일반 명사인 ‘붕대’와 ‘팬티’의 결합으로는 상표권이 성립하지 않지만, ‘붕대팬티’라는 명칭에 대해 곧바로 연상될 수 있는 다른 상품이 없는 점을 근거로 출원으로부터 2년 후에 상표권이 확정됨. 

    

일본 내 대표적인 검색 포털인 Yahoo Japan 검색란에 붕대(包帯)를 치면 상위 연관검색어로 붕대팬티가 뜰 정도로 일반화


해당제품은 뛰어난 품질로 다양한 소비자층을 확보했으며, 다수의 저명인사도 이 제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짐. 

    

면소재와 화학섬유가 혼합해서 사용되어 있어 면소재가 땀을 흡수하고 화학소재가 이를 확산시키며 이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기존 제품 대비 땀이 차는 현상을 최소화시킴. 로그인 주식회사의 관계자에 의하면 이러한 제품 특성으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는 스포츠선수나 댄서가 애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함. 

   

또한 장시간 앉아서 일을 해야하는 직업의 경우 속옷의 아주 미세한 자극도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음. 허리 부분의 조임, 축축함, 구김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찔 수 있는데 해당제품은 이러한 부분도 크게 경감시킬 수 있음. 항공기 조종사나 운전수, 장거리 출장이 많은 비즈니스맨고객층도 두터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미국의 유명배우 로버트 드 니로, 세계적인 셰프인 마쯔히사 노부유키 등 각계 유명인사가 해당제품을 이용하고 있음을 공언




최근에는 젊은 층의 소비자를 개척하기 위해 디자인이 가미된 제품도 다수 출시하고 있음. 또 로그인주식회사는 고령자나 휠체어 이용자를 새로운 수요층으로 확보하여 개호용품의 하나로 자리 잡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음. 


2019년 신규로 발매된 디자인이 가미된 제품 

자료원: 로그인주식회사 홈페이지


3. 친환경의 끝판왕, ‘나무로 만든 케익’

2019년 3월, 도쿄에 소재한 주택 및 부동산 포털사이트 운영기업 LIFULL사가 신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나무로 만든 파운드 케익을 시중에 내놓아 주목을 얻고 있음. 

   

 LIFULL사가 발매한 ‘Estree Cake’는 일본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나무인 삼나무(杉)의 분말에 아몬드 분말을 섞은 반죽으로 만든 파운드케익임.


Estree Cake과 재료가 된 삼나무 분말 

자료원: PeLuLu


밀가루는 일체 사용하지 않았으며 한 개의 케익에 삼나무 분말이 약 20%가 함유되어 있어, 케익을 입에 물면 삼나무의 향이 강하게 느껴짐.

    

해당 제품의 레시피 개발은 일본의 일류 셰프인 다무라 코지(田村浩二)가 담당



    

LIFULL의 ‘지구요리 – Earth Cuisine’이라는 프로젝트이 일환으로 개발된 제품으로, 일반적으로 생소하고 잘 먹지 않는 소재에 초첨을 맞춰 그 소재가 포함된 식품을 먹음으로써 사회문제 해결에 공헌함을 목표로 함. 


해당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일본사회에 오랫동안 자리잡아 온 ‘간벌재(間伐材) 문제’가 있음.  

    

간벌이란 산이나 숲속의 나무들이 빽빽해져 뿌리나 가지의 성장이 저해되지 않고록 나무를 솎아내는 일로 간벌 작업으로 잘린 나무를 간벌재라고 함. 일본은 국토의 2/3가 삼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중 약 40%가 인공 식수로 구성되어 지속적으로 간벌을 하지 않으면 삼림이 훼손됨. 

    

일본의 삼림 축적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임업 종사자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종사자의 고령화도 심각함. 또한 간벌재는 시장가치도 거의 없어 간벌재를 그대로 산이나 숲에 방치하는 간벌목 문제가 일본 사회 이슈로 대두


일본 1ha당 삼림축적량 및 임업종사자 수 추이

자료원: KOTRA 후쿠오카무역관(일본 총무성 및 임야청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


이에 LIFULL사는 간벌재 문제에 주목하여, Estree Cake을 개발함. 해당 제품에 들어간 나무 분말은 모두 버려진 간벌목으로 만들어짐.

   

소재의 참신함과 함께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해당제품은 언론에서 큰 주목을 얻음으로써 초기 마케팅에 일정 부분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음. 또한 일본 사회에 만연하는 꽃가루 알러지 문제 완화를 위한 실마리로서도 평가를 얻고 있음. 

    

후쿠오카 소재 대학에서 식품분야 부교수로 재직하는 인사는 KOTRA와의 인터뷰에서 “식문화나 사람의 입맛은 의외로 사회적으로 결정되는 부분이 많다”고 하며 “처음에는 먹기 어색한 음식도 세월이 지나고 널리 유통되면 사회적으로 일반화되는 경우가 허다한 만큼, 나무로 만든 케익도 향후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힘.        

    

일본 전체 인구 중 약 1/4이 꽃가루 알러지를 앓고 있으며,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삼나무 꽃가루임. 삼나무 분말이 유용한 식재료로 자리잡을 경우 꽃가루 알러지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음

 

4. 시사점

새로운 제품이 시중에 나왔을 때 ‘소재의 의외성’이라는 요소는 매우 큰 마케팅 소재가 될 수 있으며, 각종 미디어의 주목을 얻기도 수월함.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 모두 일본 각종 매체에서 여러 차례 다뤄지면서 세간의 주목도가 올라간 케이스임. 


또, 일본은 마케팅에 있어 TV의 영향력이 여전히 큰 가운데, 특히 광고보다는 공중파 경제 시사프로 등의 TV방송에서 다뤄질 경우 반향이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본시장 개척 시 참고할 필요가 있음. 

 

위의 사례들은 소재의 의외성 뿐만이 아니라, 기존 유사제품 대비 뛰어난 성능을 보일 경우 시너지가 크게 나타난다는 점도 시사 


또 일본 소비자는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이 높아, ‘자원의 유효 활용’이라는 요소도 큰 셀링포인트가 됨.


자료원: 해당기업 홈페이지 및 인터뷰, TV도쿄, TBS, IT Media, 일본경제신문, PeLuLu 및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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