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가 '세계적 관광지'된 비결은 VIDEO: Top of Europe, Jungfraujoch, Switzerland


스위스가 '세계적 관광지'된 비결은


"선택과 집중으로 100년 설계"


융프라우 철도 CEO 우어스 케슬러 

"미래 사업 최소 50년 내다봐... 핵심 사업 집중"


    사업 차 한국에 온 ‘융프라우 철도’의 최고 경영자(CEO) 우어스 케슬러 대표와 지난 2월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만났다. 32년째 ‘융프라우 철도’에 근무 중인 케슬러 대표는 연간 100만명이 넘는 세계 각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비법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노력’을 꼽았다. 그는 “융프라우 철도가 한 세기를 넘도록 지속 경영되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장기적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이념 덕분”이라고 했다.


융프라우 요흐를 지나가는 기차/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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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스위스하면 관광을 떠올리지만 언제부터 스위스의 '알프스'가 세계적 관광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케슬러 대표는 “스위스 알프스 지방의 관광 산업은 18세기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러시아 귀족들이 휴양을 위해 스위스를 찾았는데, 이때 이미 호텔과 리조트가 있었다고 했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영국 귀족들 사이에서 스위스 알프스가 큰 인기를 얻었다.




'유럽 최대 빙하' 융프라우 요흐 알레취 빙하... 전세계인의 '버킷리스트'

케슬러 대표는 “융프라우 요흐에서 절대 빼먹지 말아야 할 관광지는 알레취 빙하”라고 추천했다. 빙하의 길이는 22km, 높이는 800m나 된다고.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빠르게 줄어드는 데 알레취 빙하도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빙하라는 게 언제나 줄기도 하고 늘기도 하는 것”이라며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그는 “유럽에서 융프라우 요흐만큼 거대한 빙하를 볼 수 있는 곳은 없다”며 “이곳이 유럽에서 마지막까지 남는 빙하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케슬러 대표는 또 “융프라우 지역을 제대로 여행하려면 체류기간이 길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슈니케 플라테’를 추천했다. 어디서도 보기 힘든, 아름다운 경관을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곳은 5월 말부터 10월 말까지만 올라갈 수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야외 식물원이라고 보면 된다"며 "야생화가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낙원 같다"고 했다.


융프라우 철도 CEO 우어스 케슬러 대표. 32년째 근무 중이며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다. 케슬러 대표는 융프라우 철도가 한 세기 넘게 영속할 수 있었던 이유로 미래지향적 경영을 꼽았다. ⓒ정상윤 기자.


그의 또 다른 추천 관광지는 ‘피르스트’이다. 멋진 경관을 배경으로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20~30대 관광객 사이에 인기가 높다. 케슬러 대표는 높은 곳에서의 경치를 즐길려면 ‘하드클룸’을 찾으라고 했다. 인터라켄에서 8분이면 올라갈 수 있는 데, 융프라우 지역 전체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스위스 융프라우는 세계적 관광지이지만, 국내 사람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차지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세종대와 여행전문 리서치업체 ‘인사이트’의 공동설문조사 결과 해외여행 만족도 1위 국가로 스위스가 차지했다. 케슬러 대표는 그 이유로 '청정한 자연환경'을 꼽았다. 그는 "제가 아시아 모든 나라를 다녀 봤는데, 그 결과 아시아 사람들에게는 깨끗한 물과 공기가 넘쳐 흐르는 스위스가 꿈같은 장소일 것"이라며 "융프라우에 있는 두 개의 호수는 스위스에서도 가장 깨끗한 물"이라고 했다.


융프라우의 깨끗한 물과 공기, 아시아 사람들에게 인기 

하지만 아무리 자연 경관이 멋지다고 해도 연간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융프라우 철도’를 이용한다면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케슬러 대표는 "역시 브랜드가 중요하다. 스위스 알프스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며 웃으며 이렇게 설명했다.


“융프라우 철도와 지역 업체들은 매년 특별한 이벤트를 열어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예를 들면 지난해 10월 열린 빙하에서의 골프 대회나 2007년 개최한 빙하 위 유로컵 축구 경기 등이다. 테니스 황제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를 초청해 빙하 위에서 테니스 경기를 열기도 했다."


융프라우 요흐 정상의 모습. ⓒ융프라우 철도 제공.


케슬러 대표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마케팅 정책은 융프라우 철도라는 상품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관광객을 위한 특별 이벤트도 중요하지만, 대표 상품인 '융프라우 철도'에 대한 장기적 투자와 경영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인 듯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장기 목표를 설정한 뒤 달성하려 노력한다"며 "사업계획을 최소한 50년 정도 미래를 바라보고 정한다"고 했다. 현재 추진 중인 ‘V프로젝트’도 마찬가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리 모토는 ‘열두 달 내내 성수기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개인적인, 경영자로서의 소신도 단기적 성과나 겉으로 보이는 실적, 배당에 연연하지 않고, 회사의 가치를 키우는 지속가능경영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케슬러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V프로젝트’에 기대가 크다고 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지난해 환경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V프로젝트'를 승인했다. ‘V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V 케이블 웨이’에만 4억7000만 스위스 프랑(한화 약 5280억원)이 소요된다. 2020년 12월 20일 완공 예정이다. 공사 기간은 짧지만, 이를 기획하고 주민들의 동의를 얻는 데 8년이 걸렸다고 했다.


“핵심사업은 철도, 다른 곳에 눈 안 돌린다”

‘V프로젝트’ 추진으로 자연환경이 파괴되지 않도록 수력발전소도 증설했다. 케슬러 대표는 “2011년 3500만 kw였던 수력발전소 발전용량을 최대 6000만 kw로 증설했다”며 “평소 3700만 kw의 발전량을 통해 전력 공급의 독립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 기간동안 최대 592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사가 끝난 뒤에는 더 많은 일자리와 주민 소득이 발생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폐 속이 초미세먼지로 가득 찬 기분이 드는 사람이라면 이런 스위스 알프스에서 쉬는 것도 좋겠다. 

ⓒ융프라우 철도 제공.


‘융프라우 철도’는 세계 최초의 톱니바퀴식 열차다. 한국도 최근 산악열차를 이용해 산간벽지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융프라우 철도’ 측은 한국에 투자하거나 사업을 진출하려고 할까. 케슬러 대표는 웃으며 “다른 나라에 ‘융프라우 철도’ 시스템을 팔거나 개발 컨설팅을 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항상 새로운 분야를 찾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핵심 사업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우리의 핵심 사업인 ‘융프라우 철도’에 집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로마 시대부터 외세의 침략과 압박을 받으며 식민지로 지내다 1291년 ‘슈비츠’ ‘우리’ ‘운터발텐’ 주가 합스부르크 왕가에 맞서 동맹을 맺고, 결국 독립선언을 하면서 태어난 스위스. 14세기 실제 독립을 한 뒤로도 척박한 자연환경 때문에 가난에 시달렸다. 그런 스위스가 국민들의 희생을 통해 18세기부터 정밀기계 산업, 19세기부터 금융업을 통해 20세기부터 선진국으로 거듭났다. 그 오랜 시간의 노력 속에는 “우리는 우리의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는 케슬러 대표와 같은 정신이 배어 있는 것은 아닐까.

뉴데일리


원문보기: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19/03/29/20190329001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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