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책임준공 무엇이 문제인가


건설사 책임준공 무엇이 문제인가


도마위 오른 '책임준공' 공시…건설사 대응 '천차만별'


복잡해지는 신용보강 방식에 감독당국 '정조준', 

회계법인 감사 잣대도 '엄격'


2019.3.19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 공시 사각지대에 있던 책임준공 내역이 건설회사 회계감사 과정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아직까지 문제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우발부채 유형으로 책임준공을 포함시켰고 공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건설사별 대응 방안은 천차만별이다. 공시 필요성을 못 느끼는 곳이 있는가 하면, 향후 자본시장에서 조달을 염두에 두고 세부 주석 공시를 달기 시작한 곳도 있다. 회계 감사인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더벨이 대형 건설사의 우발부채 주석공시 상황을 점검한다.


 

[참고자료]해운대 '엘시티 더샵' 조감도./아시아경제


*책임 준공

건설공사에 있어서 금융사의 건설공사 대출에 대한 신용확보 방안의 하나로서 

시공사가 금융사에 시설의 준공을 책임지겠다는 약정


 

중부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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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건설업계 우발부채 세부유형에 대한 주석공시 강화를 주문한지 2년이 흘렀다. 그동안 지급보증의 성격을 띤 직접 신용보강 내역에 대해서만 주석을 달아도 무방했지만 이제는 책임준공도 누락하기 쉬운 우발부채 중에 하나로 해석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대응방식은 천차만별이다. 시장에 일반화된 간접 신용보강 형태인 책임준공 확약내역까지 세부 공개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이와 달리 지급보증 등의 우발부채 리스크가 걷힌 상황에서 책임준공 미이행시 손해배상이나 채무인수 여부에 대한 세부 모니터링도 할 시점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2년전 '회계관련 유의사항'의 하나로 누락하기 쉬운 우발부채 주석공시를 철저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우발부채 유형으로 건설회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방식의 신용보강, 레이팅 트리거 조항으로 인한 기한이익 상실 가능성, 계약해제시 우발손실을 일으킬 수 있는 중요계약을 들었다.


금융당국은 건설회사가 제공하는 신용보강 방식으로 연대보증, 채무인수, 책임준공, 자금보충, 조건부 채무인수를 예로 들었다. 국제회계기준(K-IFRS) 상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자원의 유출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다면, 그 우발부채의 특성, 재무적 영향의 추정 금액, 자원의 유출 금액 또는 시기와 관련된 불확실성 정도 등을 공시'해야 하는 점(K-IFRS 제1037호 문단86)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에도 금융당국은 결산을 앞두고 회계관련 10대 핵심 체크포인트로 '누락하기 쉬운 우발부채 공시 유의' 항목을 넣어 강조했다. 다소 모호하게 정의돼 있던 우발부채 항목을 세분화해서 회계감사 수위를 높인 셈이다. 




금융감독원 회계관리국 관계자는 "우발부채는 기존에도 강조하고 있던 상황으로 한번 더 강조하는 차원으로 회계 유의사항을 안내해왔다"며 "책임준공 자체로 공시여부를 가리는 것은 아니고 1차적으로 회계감사인의 판단에 따라 자금유출 가능성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개별적으로는 추후 감리시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것은 책임준공이 우발부채 유형으로 포함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도 연대보증이나 채무인수, 자금보충, 조건부 채무인수의 경우 지급보증과 사실상 동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상세하게 공시해왔다. 이와 달리 책임준공은 그동안 준공 리스크에 건설회사들이 노출된 적이 없고 도급계약 과정에서 일반화된 형태로 시장에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공시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건설사들은 수년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부채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에서 간접 신용보강 방식을 개발해왔다. PF 우발부채가 과중한 상황에서 신용등급 하락까지 덮친 이후 공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보강구조를 모색한게 발단이 됐다. 준공 전 미착공 현장에 책임준공 확약을 맺는 것도 그중에 하나였다. 


출처 :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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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 업계에선 우발부채 유형에 대한 세부공시 강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그동안 PF 지급보증으로 인한 리스크가 워낙 커서 주목을 못 받았을 뿐 공시 필요성은 높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책임준공 미이행시 손해배상을 하거나 책임임차, 채무인수 등 다양한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큰 리스크가 걷힌 뒤에 아래 단계에 있는 간접 신용보강 형태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책임준공 외에도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자금보충 등도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회계감사에 대한 주문 수위를 높이면서 회계법인들의 잣대도 깐깐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향후 건설업종이 감리 대상에 포함되면 우발부채 주석공시 여부를 면밀히 살필 예정이라 회계 감사인 입장에선 세부 주석공시를 기업에 강조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1차적인 타깃이 된 대형 건설사들은 다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16년만 해도 책임준공 언급이 없다가 2017 회계연도를 기점으로 주석공시를 단계적으로 확대한 곳도 있다. 이와 달리 리스크가 적다고 판단해 단순히 책임준공 총액만 언급한 곳도 있다. 


롯데건설의 경우 책임준공 미이행시 채무인수 내역을 재무제표 주석에 전부 공개했다. 포스코건설은 공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에 한해 책임준공 내역을 공개했다. 채무인수, 손해배상, 책임임차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설명했다. 반면 GS건설은 재무제표 주석에서 책임준공 총액을 명시하는 정도에 그쳤다. 현대건설은 개별사업 한 건을 예로 들고 책임준공 미이행시 채무인수 약정 총액을 표기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책임준공 계약을 수년전부터 맺었지만 문제된 적이 없었다"며 "강제적인 규정이 있다면 주석을 달겠지만 큰 필요성은 아직 못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the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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