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코앞에 쓰레기 매립장 건설 도마에


인천국제공항 코앞에 쓰레기 매립장 건설 도마에


“국내외 여행객들 눈살 찌푸릴 것”


대체 후보지로 거론되며 주민 반발, 

청와대 국민청원 등 반대운동 나서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 중구 영종도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대체 후보지 문제로 들썩거리고 있다.


최근 영종도 곳곳에는 후보지 선정 철회를 촉구하는 현수막과 호소문이 내걸렸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반대 운동도 격렬하다. 영종도통장협의회, 하늘도시아파트연합회, 신도시아파트연합회, 하늘도시주민연합회를 비롯해 50개 넘는 주민단체가 참여한 ‘영종국제도시 쓰레기 매립장 반대투쟁 비상대책위원회(쓰레기매립장비대위)’가 출범했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를 대체할 후보지로 거론된 인천 중구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 뒤쪽 멀리 국내 최초이자 최대 카지노복합리조트인 미단시티 불빛이 어른거린다. 인천 영종도환경연합 제공


인천시는 영종도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대체 매립지 후보지 선정은 공모 방식을 통해 선정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8일 밝혔다. 


용역 결과 제시된 후보지는 여러 조건을 감안한 입지 기준에 불과할 뿐이고 정식 후보지는 지역 주민과의 합의를 거쳐 결정한다는 것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앞서 5일 제3연륙교 조기 개통을 요구하는 영종도 시민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대체 매립지 후보지는 주민이 (매립지를 유치할 때 제공되는) 인센티브에 동의해서 참여하는 공모 방식이 될 것임을 분명히 밝혀드린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의 4자 협의체는 2016년 종료하기로 한 인천 서구 수도권 매립지 사용 기간을 2025년 8월까지로 연장하는 대신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대체 매립지 후보지 선정 작업을 해왔으나 후보지 발표와 공모 방식을 놓고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4자 협의체가 수도권 매립지를 대신할 후보지를 물색하는 연구용역을 2017년 의뢰해 최근 나온 최종보고서에는 영종도 외에 경기 화성시 화옹지구, 평택시 남양호, 안산시 시화호 등이 후보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보고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후보지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해당 지역 주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며 대체 매립장 후보지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영종도 주민의 반발이 거세다. 주민들은 대체 매립장으로 거론된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이 과연 적정한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제2준설토 투기장은 영종대교 가운데 부분 아래 약 330만 m³ 땅이다. 여기에 쓰레기를 매립하게 되면 인천공항과 서울을 오가는 국내외 여행객들이 쓰레기더미에 눈살을 찌푸리고 악취에 코를 막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게 영종도 주민들의 생각이다.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 위치도/한국일보/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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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준설토 투기장 맞은편에서 대규모 외자를 유치해 추진하는 국내 최초 카지노복합리조트와 한상아일랜드 개발사업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개발사업지 주변이 매립장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외자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다. 영종도 주민들은 “매립지 유치 공모를 먼저 해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조건 후보지를 선정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또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2025년 이후 수도권 매립지에 남아 있는 용지에서 최대 106만 m³을 매립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적시한 4자 협의체 합의 단서조항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는 “이 단서조항은 수도권 매립지 영구사용을 꾀하는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대체 매립지를 인천으로 선정하지는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3년 사이 수도권 매립지에 반입되는 쓰레기양이 증가하고 있어 대체 매립지 선정이 시급하다”며 “4자 협의체 합의에 따라 후보지 발표는 하겠지만 최종 후보지는 공모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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