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기관 KDI, 한국 경기 하락 공식 선언


국책기관 KDI, 한국 경기 하락 공식 선언


이례적...오죽하면


`경기 부진` 공식 선언한 KDI…`둔화 → 부진` 경고수위 높여

민간소비마저 뒷걸음질, 거세지는 금리인하 논쟁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부진`을 공식화했다. 투자와 수출이 더욱 악화했고, 민간소비마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제기관들의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요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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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7일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작년 10월까지 경기가 개선 추세라고 판단했지만 11월 `둔화`라는 단어를 꺼내들며 개선 추세가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이후 5개월 동안 둔화 판단을 이어갔지만, 이달 들어 `부진`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며 경고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둔화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KDI가 지난달 "투자와 수출의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며 경기 둔화를 언급했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생산 부진이 장기화하고, 내수경기를 떠받치고 있던 소비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투자는 회복될 기미가 없다는 게 주요 배경이다. 


특히 소비 부진이 뼈아프다. 그동안 정부는 `경제 실패` 주장이 나올 때마다 민간소비 지표를 통해 반박해 왔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말 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사회에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소비는 지표상으로 좋게 나타났지만 (언론에) 소비가 계속 안 되는 것처럼 일관되게 보도됐다. 취사선택해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민간소비마저 고꾸라지면서 이런 인식은 설득력을 잃었다. 소비를 의미하는 2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설 명절 효과를 배제한 1~2월 평균으로도 1.1% 증가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평균인 4.3%와 작년 4분기 3.0%보다 부진한 결과다. KDI는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경제가 더욱 위축되면서 오는 18일 기준금리와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비교적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경기 하강 국면이 지속되면서 금리 인하 카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총재도 당시 "더 완화적으로 가야 하는지는 앞으로 경기 흐름과 금융 안정 상황의 전개 방향에 달려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는 전망 역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태준, 연규욱 기자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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