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은 친환경… 정부가 지켜주세요"


"원자력은 친환경… 정부가 지켜주세요"


예상 깨고 

학생 700명 몰려 성황


"전세계적으론 전도유망한 산업"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최하고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후원하는 '2019 원자력·방사선 분야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한수원 등 공기업·공공기관 6곳, 원자력·에너지 분야 협력업체 20곳 등 총 26개 기업이 참가했다. 한수원은 "원자력 분야 최초의 일자리 박람회"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은 전국에서 모인 원자력·에너지 전공생 700여 명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주최 측 예상보다 배 이상 많았다. 행사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원자력 분야 취업 정보가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세종대 원자력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정모(27)씨는 "탈원전 분위기 때문에 등 떠밀려 다른 분야에 취업한 동기도 많다"며 "진작에 이런 자리가 있었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한 카이스트 재학생은 "정부 기조를 비롯한 국내 원자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해외에서 일하는 것도 고민했다"고 했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원자력의 미래 트렌드’ 토크쇼에서 윤지웅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가 탈원전 정책에 대한 원자력 학과생들의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제주대에서 에너지공학을 공부하는 학생 20여 명은 자비를 들여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와 행사장을 찾았다. 제주대생 최다은(21)씨는 "원자력이 특수한 분야고 지방에 살다 보니 취업 정보를 구할 길이 없다. 이런 행사가 열린다면 백번이라도 올라오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정부가 원자력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대학원생 최모(28)씨는 "12년 공부한 원자력이 대접을 못 받는 것을 보고 마음이 답답했다. 원자력은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니 앞으로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 전문 기술을 배우고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하는 마이스터고 재학생 300여 명도 참가했다. 수도전기공고에서 전기에너지학을 공부하는 전서현(17)군은 "한수원 등은 취업 문턱이 너무 높아 다른 곳을 찾고 있었는데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원자력 설비 기업들이 아직 있어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이승규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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