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한전에 항의서한 "바라카 원전서 한수원 핵심인력 일방적 철수는 위험한 결정"

UAE, 한전에 항의서한 "바라카 원전서 한수원 핵심인력 일방적 철수는 위험한 결정"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에 파견한 인력을 예고없이 교체한 것과 관련, UAE 원자력공사(ENEC) 모하메드 알 하마디(사진) 사장이 올해 초 한수원의 모회사인 한국전력 김종갑 사장 앞으로 항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을 발주한 UAE 원자력공사를 무시한 한수원의 일처리로 인해 원전 정비계약 등 추가 사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일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알 하마디 ENEC 사장은 지난 1월15일 김 사장에
‘바라카 프로젝트에서 한수원 인력 철수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항의 서한을 보냈다.



알 하마디 ENEC 사장은 서한에서 "한수원이 일방적(unilateral)으로 바라카에서 핵심 인력을 철수시킨 것은 심각(severity)하고 위험한 결정이었다"면서 "바라카 사업 기간에 효율적으로 노동력을 유지하기로 한 한전의 계약 의무 이행 약속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전했다.

김종갑(왼쪽) 한국전력 사장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조선일보DB


그는 "내가 몇주 전 한국을 방문했음에도, (바라카에) 파견한 상당수의 한수원 전문인력에 대한 (철수) 인사가 사전에 어떠한 통보 없이 이뤄졌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앞서 하마디 사장은 실무진과 함께 방한해 산업통상자원부, 한전, 한수원, 한전KPS 등의 관계자를 만났다.

하마디 사장은 "바라카 원전이 시운전과 가동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점이자 (한수원과 한전KPS가 경쟁입찰에 참여한) LTMA(장기정비계약) 사업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수원의 중요 인력이 바라카를 떠난 소식을 접했다"며 "일방적인 한수원의 결정으로 불거진 심각한 문제에 대해 한전이 곧바로 조치를 취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 2009년 우리나라가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최근 프랑스 국영전력회사(EDF)가 운영·유지보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나 원자력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조선일보DB

우리나라 최초의 수출 원전인 바라카 원전 공사의 계약은 한전이 ENEC와 체결했다. 한수원은 운영 지원에 대한 계약을 바라카 원전의 운영사인 ‘나와(Nawah)’와 맺은 상황이다. 


한전, 두산중공업, 삼성물산등 국내 기업들은 지난 2009년 ENEC로부터 바라카 원전 4기 건설사업을 수주해 공사를 하고 있다. 2020년 완공 예정인 바라카 원전은 1.4GW급 4기 규모로 전체 설계·공사비가 200억달러에 이른다.

한전은 지난 2016년 10월 ENEC와 UAE원전 운영사업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하면서 나와 지분의 18%를 확보했다. 같은해 7월 한전의 자회사인 한수원이 나와와 바라카 원전에 대한 원전운영지원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10~15년이며 금액은 9억2000만달러 규모다. 당시 한수원은 "2030년까지 해마다 평균 210명, 누계 총 3000여명의 운전원과 운영인력 등 전문인력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현재 한수원과 한전KPS는 해당 원전의 LTMA에 대한 경쟁 입찰을 진행중이다. 나와는 당초 수의계약 형태로 LTMA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경쟁입찰로 방식을 바꿨다. 장기정비계약 규모는 10년간 2조~3조원으로 추정된다.

한전과 한수원은 하마디 사장이 보낸 항의 서한이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며 현재는 원만히 상황이 종료됐다는 입장이다. 전문인력 철수가 아닌 일반적인 인사에 따른 인력 교체라는 입장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바라카 원전 파견자들은 파견 근무기간이 끝나거나 승진, 임금피크제 등 내규에 따른 일반인사로 이동한 것"이라며 "항의서한을 소식을 듣고 ENEC 측에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 상황을 풀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ENEC에 인사내용을 알려야한다는 것이 계약상 명시되어 있지 않아 한전이나 ENEC 측에 알리지 않은 것 뿐"이라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 UAE 원자력공사(ENEC) 모하메드 알 하마디 사장이 올해 초 한수원의 모회사인 한국전력 김종갑 사장 앞으로 보낸 항의 서한./최연혜 의원실 제공

한전 측은 "지난해 12월 한수원이 바라카 원전 파견자들을 대상으로 인사이동을 할 것이라는 계획을 알고 있었다"면서도 "하마디 ENEC 사장의 서한을 받고 ENEC 측에 인력 교체 배경에 대한 서한을 보내 오해를 푼 상황"이라고 했다.
안상영 기자 조선일보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