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유조선 리더 홍 창 "北체제 리비아식 붕괴 추구해야"


[단독]자유조선 리더 홍 창 "北체제 리비아식 붕괴 추구해야"


‘아랍의 봄’ 투신하며 중동 고위 인사와 친분 쌓아

리비아 고위직 방한 토론회 중개하기도


당시 토론회 동석전문가 "홍 창, 상당히 열정적

북 개혁 의지 강한 극단주의자 성향도"


홍 창이 이끄는 ‘자유조선’, 北 내부 민중 봉기 추진할 가능성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반북(反北)단체 ‘자유조선’의 리더격인 에이드리언 홍 창(adrian hong chang)이 과거 국내 토론회에서 리비아 카다피 독재정권 사례를 북한 김씨 독재체제 붕괴 모델로 언급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무스타파 아부샤그르(왼쪽에서 두번째) 리비아 전 부총리가 2015년 3월 20일 아산정책연구원 라운드 테이블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드리언 홍 창(왼쪽에서 첫번째)이 무스타파 전 부총리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아산정책연구원 홈페이지 캡처


아랍의 봄’ 당시 몰락한 무아마르 카다피처럼 북한 내 민중 봉기로 김씨 왕조가 몰락할 가능성을 상정하고 카다피 사후 리비아 재건 과정을 북한에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리비아 사례는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홍 창은 현재 만 35세로 본명은 '홍으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 예일대 역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4년 한 북한 인권 세미나에 갔다가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큰 충격을 받은 홍씨는 이후 북한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북한 민주화 단체 '북한 해방(Liberty in North Korea·LiNK)'을 설립했다. LiNK는 설립 8개월여 만에 서울·파리 등 세계 80여 개 도시에 지부를 세울 정도로 폭발적으로 커졌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미 중앙정보부(CIA)와 협력 관계를 맺었을 수 있다.


홍 창은 ‘북한해방’에서 탈북자 지원 활동을 펼치다 2009년 링크 활동에서 손을 뗐다. 탈북민 지원보다 더욱 과감한 '반북(反北) 운동'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런 홍 창은 2010년말 중동 지역에서 불붙기 시작한 '아랍의 봄' 운동을 주목했다. 


홍창은 카다피가 축출된 후 리비아에서 활동하며 혁명 정부 설립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리비아 내전이 시작한 2011년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 나타났다고 AFP가 보도했다. 홍 창은 혁명 정부 설립을 도우면서 리비아 고위 인사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친분을 바탕으로 중동 고위 인사의 방한을 중개하기도 했다.


실제로 카다피 제거 이후 들어선 리비아 혁명 정부의 무스타파 아부샤그르 전 리비아 부총리가 2015년 3월 홍 창의 소개로 한국을 찾았다. 북한 인권 운동을 하면서 미국 내 '북한전문가'로 유명해진 홍 창은 국내 싱크탱크에 "'아랍의 봄' 이후 중동의 상황을 소개해 줄 리비아의 고위 인사를 알고 있다"면서 아산정책연구원 인사에게 토론회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무스타파 전 부총리는 이 연구원 초청으로 방한해 토론회에 참석했다.


당시 토론회에서 무스타파 전 부총리는 "리비아의 젊은이들은 자유와 존엄, 민주절차가 보장되는 ‘그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며 궐기했다"면서도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보장 없이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부 기능의 공백이 발생했고, 그 틈을 무장 단체들이 비집고 들어왔다. 정치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홍 창은 이 토론회에서 "중동에서 진행된 혁명과 재건 사업을 통해 나중에 북한에서 발생할 급변 사태와 그 이후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당시 세미나에 참석한 한 전문가가 전했다. 


이 전문가는 "당시 세미나에서 본 홍 창은 북한 인권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며,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다만 북한 변화에 대한 의지가 강해 자칫하면 일을 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는 홍 창에게서 "극단주의자가 될 수 있겠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 창은 '아랍의 봄' 이후 언론을 통해 '북한에서도 중동 처럼 대규모 민주화 운동이 발생해 정권이 몰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1년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랍의 봄'은 북한을 위한 드레스 리허설(막바지 총연습)"이라며 "북한은 모든 영역에서 시리아나 리비아, 이집트, 튀니지, 예멘보다 주민들에게 훨씬 더 치명적인 거대한 적수"라고 말했다.


그는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는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북한은 인류 최악의 나라"라며 "북한 정권이 약화됐을 때 리비아처럼 국제사회가 개입해 북한을 개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개입하는 것은 최고 질서의 도덕적 의무"라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 그 때"라고 했다. 


이처럼 홍 창이 '아랍의 봄'을 북한 민주화 운동의 롤모델로 삼고 있다면, 해외의 북한 대사관 공격 다음은 북한 내부에서의 민중 봉기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홍 창이 이끄는 자유조선은 지난달 28일 "우리는 행동으로 북한 내 혁명 동지들과 함께 김정은 정권을 뿌리채 흔들 것"이라며 북한 내부에도 혁명 동지들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인간의 해방과 자유를 위한 인류의 투쟁은 항상 극소수의 선각자들의 부정의의 상징물에 대한 공격사건(일부는 테러라고 부르지만)으로 시작되어 대중적 운동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 말을 홍 창에게 대입하면, 그가 최근 해외 북한대사관 등을 상대로 벌이는 테러성 공격사건이 북한 민주화를 향한 대중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런 홍 창의 이력으로 볼 때 자유조선은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 한 낙서 테러와 같은 '김정은 타도’ 운동을 추가적으로 벌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 사이트를 해킹해 김정은을 희롱하는 사진이나 글을 게시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 자유조선은 1일 "정치범수용소 해체, 탈북민 북송반대, 개혁개방...이 자유의 명령을 거부할 수록 김정은 정권은 수치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희훈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02/20190402007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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