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관광 메카로 발돋움하는 진해..."화려하게 만개한 벚꽃 잔치 시작"


해양관광 메카로 발돋움하는 진해..."화려하게 만개한 벚꽃 잔치 시작"


벚꽃만큼 황홀하다, 진해 바다의 유혹


'진해 군항제'

31일 전야제 ~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벚꽃은 '봄의 정령이 돌파구를 만나' 피어나는 꽃이다. 소설가 박완서가 '어찌나 미친 듯이 피어나던지 아우성치며 분출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감탄한 꽃이다. 경남 창원 진해구에서는 벚나무 36만 그루가 벌써부터 아우성을 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사흘 앞서 벚꽃이 만발했다. 




국내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가 오는 3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올해 57회째다. 해마다 벚꽃을 보러 인구 18만의 진해로 수백만 명이 몰려온다. 지난해 320만명이 찾아왔다.


지난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벚꽃 명소인 여좌천에 봄기운 가득한 벚꽃이 활짝 피어 있다. 예년보다 사흘 앞서 만개했다. 올해로 57회를 맞는 진해 군항제는 내달 1일 개막한다. 올해 축제에는 여좌천 별빛축제 구간을 늘려 밤벚꽃을 운치 있게 즐길 수 있다. /김동환 기자


벚꽃의 고장 진해는 최근 해양 관광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오는 5월에는 국내에서 가장 긴 해상 집트랙(공중 하강 체험 시설)이 개장한다. "형수요, 여가 언제 이래 바꼈는교." "하모, 여기는 올 때마다 바뀌제." 지난 25일 찾은 진해해양공원에서는 개장을 앞둔 집트랙 시설을 보며 시민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공원 내 솔라타워 옆 99타워에서 타고 내려오는 집트랙은 바다 건너 소쿠리섬까지 1.2㎞를 활강한다. 99타워에는 88m 높이에서 타워 외곽을 걸어서 한 바퀴 도는 에지워크도 생긴다. 남해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 카페도 들어선다. 창원 소사구에서 가족끼리 찾았다는 최원룡(68)씨는 "먼 데서 친척이 오면 보여줄 게 더 생겨 좋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진해 명동에 대규모 마리나항도 조성하고 있다. 마리나항은 요트 계류장과 각종 해양 레저 시설을 갖춘 곳이다. 진해 명동 마리나항은 사업비 860억원을 들여 300척 규모의 계류 시설과 선박 판매, 전시, 시설 운영을 위한 클럽하우스 등을 갖출 계획이다. 창원시는 관광은 물론 요트 수리까지 가능한 곳으로 조성해 관광객을 붙잡겠단 전략이다. 창원시 해양사업과 이상인 해양사업담당은 "한곳에서 입국 심사까지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남해안 중심 마리나항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5월 국내 최장(1.2㎞) 해상 집트랙이 개장할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99타워(오른쪽). 왼쪽은 120m 높이의 전망대가 유명한 솔라타워. 


진해구 인근 마산합포구 구산면 일대도 해양 관광지로 변신한다. 오는 7월에는 7000억원 규모의 경남 마산로봇랜드가 개장한다. 로봇랜드와 마주 보는 자리에는 구산해양관광단지가 들어선다. 창원시는 민간 투자를 유치해 2022년까지 골프장과 기업 연수원·펜션·어린이 놀이 시설·상가 등 관광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조선시대까지 진해는 웅신현 웅중면과 웅서면 일대의 작은 어촌이었다. 진해 벚꽃의 역사는 1920년대부터 시작됐다. 일본인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벚꽃을 심었다. 최학준 진해문화원 부원장은 "1909년 진해에 살았던 일본인은 35명이었으나 1912년엔 5600명으로 3년 만에 160배나 늘었다"고 말했다.




진해는 일본인이 만든 국내 계획도시 1호다. 군항으로서 천혜의 요새였다. 여러 섬이 성벽을 이루듯 둘러싸고, 리아스식 해안으로 해군이 숨기 쉬웠다. 큰 군함이 정박하려면 수심이 20m 이상 돼야 한다. 진해 바다가 제격이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진해 앞바다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안골포해전, 합포해전, 웅포해전에서 왜적을 물리쳤다. 진해 벚나무는 광복 후 수난을 당했다. 주민들이 일제 잔재라며 마구 베어냈다. 그러나 1962년 식물학자인 박만규, 부종유 선생이 진해에 가장 많은 왕벚나무 자생지가 제주도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벚꽃의 역사가 이어지게 됐다. 진해 군항제는 1952년 4월 진해구 북원로터리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우고 추모제를 지내면서 시작됐다. 1963년 첫 군항제가 열렸다.


 

경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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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낮부터 밤까지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창원시는 여좌천 별빛축제 구간을 올해부터 늘리고, 불꽃 쇼도 더욱 화려하게 준비했다. 축제장과 이어지는 제황산 공원에는 감성 조명을 달아 산책하기 좋도록 했다.




군항제 메인 무대인 중원로터리 인근 진해중앙시장에서 부엉이 프리마켓, 부엉이 가면 야행 퍼레이드, 청춘 야(夜)맥 축제가 열린다. 해군사관학교, 해군진해기지사령부, 해군교육사령부 등 군부대도 개방한다. 군악대, 의장대가 최근 개장한 창원 NC파크 마산구장과 창원교육단지까지 찾아가 공연을 선보인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 에어쇼도 펼쳐진다. 진해루 앞바다에선 30일과 31일 국제모터보트 그랑프리대회, 오는 4월 5~7일 전국 해양 레저 스포츠제전이 열려 해양 관광 도시 진해의 면모를 알린다.

진해=김주영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9/20190329003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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