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 이슈 진단] “건설산업, 가격 → 기술 중심 재편” VIDEO:Trends 2030 English - Richard van Hooijdonk


[한국건설 이슈 진단] “건설산업, 가격 → 기술 중심 재편”


서울대 이복남 교수 "산업 혁신 마지막 기회"

건설 생산체계 혁신 따른 기업 대응 전략 소개


 “건설산업, 가격에서 기술 중심 재편”


   생산성 혁신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건설업계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건설산업이 미래첨단산업으로 도약하느냐, 타 산업에게 종속되느냐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BDC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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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와 정부, 국회 모두가 위기감을 느끼고 합심해 지난해 40여년간 이어진 칸막이식 업역 규제를 철폐했다. 외형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으로 산업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요소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국내 건설기술의 발전을 기다려주지도 않는다. 이에 본보는 건설산업 생산체계 혁신이 요구되는 작금 최근 개최한 한국건설 이슈진단 정책토론회에서 이복남 서울대학교 교수가 발표한 ‘건설생산체계 혁신에 따른 파급영향 및 기업 대응전략’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건설산업, 스스로 생존의 길 찾아야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촉발된 4차 산업혁명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건설산업 역시 4차 산업혁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외생변수가 산업과 기술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상황에서 대열에 동참하면서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혁신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절체절명의 시기인 셈이다. 


기술 혁명은 건설업계의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발굴 및 계발단계의 일자리는 늘어나는 반면, 설계 및 엔지니어링, 그리고 시공 및 시운전단계의 일자리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즉, 건설산업 내 두뇌 기반, 전문지식 지식의 영향력은 커지지만, 전통적인 부분인 노동집약적 행위는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속에서 건설산업의 미래는 속성 변화가 수반된다. 일(Work)은 지속되지만, 새로운 형태의 방식·기술·구조이 등장하게 된다.


건설산업혁신위원회를 이끈 서울대학교 이복남 교수는 “혁신 없이 한국건설산업이 미래에도 순탄하게 지속 가능한 발전하고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병들기 전에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건설환경 급변···이대로 힘들다

글로벌 건설환경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국 건설산업의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건설산업은 그동안 혁신에 주저했다. 칸막이식 업역 규제 덕분에 시장이 보호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로 인해 기술력이 저하되고, 다단계 하도급으로 손실을 전가하는 문제가 심화됐다.


국토교통부 박선호 차관은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 건설산업이 외형적 성장에도 노동생산성 저하 문제가 심화됐다”며 “앞으로 건설기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계의 인식 개선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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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내 건설산업은 칸막이식 업역 규제로 배타적 업역체계가 고착화되고, 기술력 저하가 발생했다. 건설현장에서의 생산성도 저하되고, 낙찰을 위한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가 증가하는 부작용도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쟁력마저 낮아져 고부가가가치 사업 수주보다 도급 위주의 수주로 버텨 왔다. 




건설선진국, 첨단기술 접목 중

건설 선진국에서는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 접목을 과감히 시도, 성공적으로 건설 프로젝트를 완수하며 기술 노하우를 축적 중이다. 


먼저 미국 애플사는 캠퍼스2에 BIM(빌딩정보모델)을 적용, 건설을 제조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전체 과정에서 빔 기술을 접목시킨 최초 사례로 글로벌 건설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애플은 철저한 시나리오 기반의 건설계획, BIM, IPD(프로젝트 통합 발주, Integrated Project Delivery)로 제2사옥을 건립했다. 시공과정은 조립식, 일종의 레고 블록을 쌓듯 적층식으로 진행, 착공 26개월 만에 여의도공원(약 23만㎡) 보다 넓은 연면적 25만7,590㎡(7만 8,000평) 규모의 캠퍼스를 완공했다. 


미국 애플사가 제2캠퍼스 건설과정에서 빔 기술을 100% 활용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26개월간 중단 없이 현장 시공이 이뤄졌다는 점. 전천후 현장시공이 이뤄졌다. 이는 BIM, 사전조립기술, 회오리공법 등을 접목한 덕분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인공태양 시험로 건설현장에 접목했다.


IoT의 핵심인 ‘초연결사회’가 건설현장에서 실현된 셈이다. 이 기술은 현장 대응력을 높여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미세한 공정 변화가 발생하면 스스로 새로운 대안을 제시, 최적화된 공정 진행을 견인하고 있다. 제조업에 도입된 제품생애주기관리(PLM)기술이 플랜트생애주기관리로 확대되는 신호탄을 쐈다.  




미래건설, 본연의 기술 확보 必

눈길을 끈 것은 건설분야의 10대 미래 기술이다.


리차드 판 호이동크(richard van hooijdonk) 교수는 ▲로봇 ▲드론 ▲3D/4D ▲스마트시티 ▲블럭체인 ▲바이오재료 ▲AR/VR 응용 기술 ▲모듈러공법/사전조립건축기술 ▲지속가능한 설계 기술을 미래기술로 선정했다.


이들 기술은 본사와 건설현장의 센서 및 로봇 등이 연결돼 적기에 자재, 장비를 투입, 고품질의 건축물을 빠르고 안전하게 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생산성 증대로 관련 예산 절감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건설시장에도 속속 유니콘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공통점은 전통적인 건설업체가 아니라는 점. 이들은 ICT, 공급사슬망관리(SCM), 진일보한 적기공급생산(JIT) 체계로 무장했다. 이를 토대로 매출액보다 기업 가치가 더 높게 평가 받고 있다. 


Richard van Hooijdonk/Veluw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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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 건설산업은 BIM, 자동화 등을 선진 기술로 포장하기에 바쁘다. 더욱이 원천기술, 개념설계에 있어서는 취약하다. ‘업역 칸막이식 규제’로 인해 기술 개발 의지가 저하되고, 발주자의 요구 수준에만 초점을 둬 하향평준화됐다. 심지어 공사비 삭감을 생산성 향상이라고 착각하면서 스스로 기술력을 끌어 내렸다. 


이복남 교수는 “한국건설을 진단하는 데 미안하게도 원천기술이 전무하다”며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없다”고 진단했다. 


       


생산체계 혁신, 기술 중심으로 개편 발판

지난해 말 국토부가 ‘건설산업 생산체계 혁신’을 발표, 건설산업의 체질 개선을 유도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가격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고,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협력체계로 전환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앞으로 업역 칸막이가 제거됨에 따라 국내 건설사의 기술 경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디지털 경쟁시대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만큼 스스로 혁신을 시도해야 하는 시기다. 건설산업 내 업체별 포지셔닝이 전면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기업이 잘할 수 있는 공종, 잘해야 하는 공종을 선택하고, 기술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대기업/중소기업간 역할 변화는 불가피하다. 또한 건설 컨설팅 등과 같은 신규 비즈니스도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으로는 신규 비즈니스를 수용할 수 없는 만큼 ‘건설비즈니스법’으로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하는 시점이다. 


이복남 교수는 “지금 와서 현 업종과 업역을 고수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며 “안타깝지만 선택권이 없다.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외부 산업이 건설산업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주영 기자 국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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