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으로 극한기 대비하는 중견 건설사들


신사업으로 극한기 대비하는 중견 건설사들


대우산업개발, CEO 앞장서

면세점 입찰 참여 등 나서

우미건설은 물류센터 투자


   주택시장이 조정장으로 접어들면서 건설 경기 악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색적인 신사업을 시작하거나 키우려는 중견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는 여전한 가운데 주택 경기에 민감한 중견 업체들이 고육지책으로 신사업에 눈을 돌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출처=인천공항 면세점)/뉴스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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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사업을 정관의 사업 목적에 담거나 유휴자금으로 비(非)건설 분야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이안`으로 알려진 대우산업개발은 14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 참여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여는 입국장 면세점 사업에 건설사로는 유일하게 신청서를 냈다. 이 회사가 면세점 사업을 시도하는 데는 그간 `브리오슈도레`라는 프랑스 베이커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온 것이 계기가 됐다. 현재 중국 광저우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13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매년 베이커리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재준 대우산업개발 사장은 "기존 카페·베이커리 사업을 확장하고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을 새로 시작하면서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규모를 키워 가겠다"며 "국내 주택경기에 좌지우지되는 건설업을 뛰어넘어 주거·외식업·지역나눔을 지향하는 종합문화기업으로 발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우미건설은 제4차 산업혁명과 맞닿은 미래 유망 분야와 기업들에 직접 투자하면서 회사의 가치를 높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너 2세이자 `건설업계의 스마트가이`로 불리는 이석준 우미건설 대표가 신사업 분야를 직접 챙기고 있다. 우미건설은 최근 `구재상 펀드`로 알려진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이 경기도 이천과 용인에 첨단물류센터를 짓는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일일배송이 가능한 온라인 상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수도권 신규 물류센터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우미건설은 부동산 분야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는 스타트업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프롭테크포럼의 이사로 참여하면서, 젊은 기업가들을 직접 만나고 될성부른 기업에 직접 투자 결정을 내리고 있다. 


예배당을 많이 짓기로 유명한 서희건설은 남북 화해 무드를 타고 지뢰 제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희건설은 지뢰 제거 장비를 연구하고 지뢰 제거 용역을 따내기 위해 별도 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무장지대의 지뢰 제거 사업은 남북 경제협력에 앞서 선제적으로 필요한 조치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태영건설은 이미 독과점 지위에 있는 수처리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태영건설 자회사인 TSK코퍼레이션은 국내 수처리시장에서 최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산업용 수처리 분야에서 최고 기술을 가진 휴비스워터와 지난해 11월 합병계약을 맺었다. 기존 수처리사업은 물론 폐기물에너지·자원순환사업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밖에도 동부건설은 건설폐기물 사업에 뛰어들었다.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인 WIK-용신환경개발 4개사를 인수한 에코프라임PE 사모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계룡건설산업은 올해 제로에너지 관련 설계·시공·유지관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신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중견 건설업체들의 이런 신사업 진출 노력은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루려는 시도지만, 건설업 일감 부족과 비관적 미래 전망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측면도 있다. 




김관수 대한건설협회 회원본부장은 "건설 경기가 호황을 지나 침체기로 들어서던 1990년대 말 건설사들이 유동성 확보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고속도로 휴게소나 골프장 사업에 대거 진출한 적이 있다"며 "최근 건설 경기 하강으로 건설사 인력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어 유휴 인력의 활용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신사업 고민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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