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예측 정확도 97% 모델 나왔다


통증 예측 정확도 97% 모델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마르티노스센터 

이정찬 박사후연구원팀


    집이 떠나가라 자지러지게 우는 신생아와 말을 못하는 환자, 병원에 처음 왔을 때보다 환자의 통증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밝히고 싶은 의사, 의료 장비로는 뚜렷하게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만성통증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도구가 있다. 통증을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수치다. 


국제학술지 '통증' 3월호 표지와 이정찬 박사.


최근 미국 하버드대 마르티노스센터 이정찬 박사후연구원팀은 요통 환자의 통증 강도를 97% 정확도로 측정 및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통증'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실었다. 기계학습을 이용해 통증을 예측하는 기술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만성요통환자 71명을 대상으로 통증에 특화된 바이오마커를 찾기 위해 '통증이 심할 때'와 '통증이 심하지 않을 때' 각각 환자의 생체신호를 측정했다. 뇌혈류나 뇌파 활성도(뇌 기능 연결성), 심박변이율을 관찰해 세 가지 지표를 모두 데이터로 활용했다. 그리고 기계학습을 통해 모델이 이 데이터들을 학습하고 통증 정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거나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통증 예측 모델은 환자의 통증 상태를 약 97% 정확도로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통증 유무뿐 아니라 강도가 얼마나 심한지도 알 수 있었다. 기존의 뇌혈류나 뇌파 활성도, 심박변이율 등을 하나씩 독립적으로 사용했을 때에는 통증 여부를 알아낼 확률이 67~81%에 그쳤다. 


연구를 이끈 이정찬 박사는 "기계학습을 활용해 통증을 예측한 최초의 연구"라며 "통증을 하나의 원인으로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데이터를 모두 고려해 예측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의 통증 정도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고 치료 전후의 상태도 쉽게 비교할 수 있다"며 "통증 자체를 연구하는 기초연구부터 실제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에까지 두루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정찬 박사팀이 개발한 모델은 통증을 예측하는 정확도가 97%에 이른다. 뇌혈류(rCBF, 81.13%)나 뇌파 활성도(S1CONN, 79.24%), 심박변이율(HFHRV, 67.92%)만 고려했을 때보다 훨씬 정확하다. 이정찬 박사 제공

이정아 기자 zzunga@donga.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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