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대북 협상 성공 가능성은 1%에 불과"


폼페이오 "대북 협상 성공 가능성은 1%에 불과"


강경책도 온건책도 NO

트럼프의 '대북 정책' 반대하는 참모진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대처하면서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 그가 싸우고 있는 대상은 놀랍게도 자신의 외교·안보 핵심 참모들이다.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으로 외교 문외한인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협상의 달인’을 자처하면서 한반도 이슈 등 핵심 외교 현안에 대한 파격적인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한 이래 대북 강경책과 온건책을 넘나드는 롤러코스터 행보로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었다. 특이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선제 타격 등 강경책을 내놓아도 외교·안보 참모진이 반대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추진 등 온건책으로 돌아서도 역시 참모들의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2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의회 명예의 메달 수상자 초청 리셉션에서 트럼프 표정. AP연합뉴스


미국의 언론 매체 ‘뉴요커’ (New Yorker)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에서 대북 정책에 관한 한 트럼프 대통령 편을 드는 참모는 한 사람도 없다”고 보도했다. 뉴요커는 특히 트럼프 정부에서 대북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미 2차 정상회담 등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 유화책이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회의론을 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협상이 성공할 가능성은 100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폼페이오 장관과 대북 정책을 논의했던 한 전직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외교·안보 참모는 ‘레지스탕스’ 요원 

트럼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했던 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WP) 부편집인의 신간 ‘공포, 트럼프의 백악관’ 출간과 익명의 고위 당국자가 뉴욕 타임스(NYT)에 게재한 ‘나는 트럼프 정부 내 레지스탕스 일원이다’는 기고문으로 궁지에 몰렸다. 우드워드 기자는 트럼프 정부의 현직 관리들을 광범위하게 인터뷰한 내용을 통해 트럼프가 대통령 업무를 수행하기에 얼마나 부적합한 인물인지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익명의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형 사고를 치지 못하도록 미 정부 내에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레지스탕스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리자 김정은 위원장이 구원의 손길을 보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탱큐, 체어맨 김”을 외치며 이를 즉각 수락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북·미 간에 2차 정상회담의 장소와 시간을 정하기 위한 막후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 사실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 2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 입장을 밝히자 미국 NBC 방송은 “트럼프의 훈훈한 트윗은 잊어라. 그의 팀은 북한을 엄중히 단속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은 여전히 핵을 만들고 있고, 트럼프 정부는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고 3명의 미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NBC 방송은 “미국 정보기관 북한이 올해 5∼8개의 새로운 핵무기를 생산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이 보여준 최근 행동으로 인해 트럼프 팀의 압박 전략이 다시 한 번 도전에 직면함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압박 전략을 강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NBC 방송은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언론에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기류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추진에 불만을 품은 외교·안보팀의 일부 참모가 이 방송을 이용해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다. 뉴요커는 폼페이오 장관 등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이 모두 대북 협상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NBC도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깊은 회의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요커는 “NBC의 보도는 정확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났던 한 전직 관리는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 대화가 작동할 가능성이 100분의 1에 불과하다 말했다”고 전했다. 뉴요커는 “폼페이오 장관은 6.12 북·미 정상회담 전에 북한에 핵물질의 일부를 해외로 이관할 것을 요구했으나 북한이 거절했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 동일한 상황에서 또 다시 2차 정상회담에 나서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마지막 ‘어른’ 떠나나

트럼프 정부 1기 내각에서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어른 3인방’으로 불렸다. 아웃사이더 트럼프 대통령이 궤도이탈을 하지 못하도록 이들 3인방이 어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틸러슨 전 국무장관, 맥매스터 전 보좌관이 이미 떠났다. 매티스 국방장관만 유일하게 남아 있었으나 그 역시 11월 중간 선거가 끝난 뒤 교체될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매티스 장관 간 ‘손상된 관계’로 인해 매티스 장관의 운명이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NYT는 백악관과 의회 관계자 및 전·현직 미 국방부 관리 등 10여 명에 대한 인터뷰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을 싫어하고, 매티스 장관의 속마음은 민주당원에 가깝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주요 외교·안보 정책을 놓고 대립했다. 성전환자 군 복무 금지, 주한미군 가족 동반 금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이란 핵 합의 탈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관련 정책 등이 그 대표적인 사안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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