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미래다


사람이 미래다 

동성엔지니어링 이학모 부사장


분야별 전문가 육성을 통해 해외사업 경쟁력 길러야


Q. 해외건설협회 통계에 따르면, 동성엔지니어링은 2006년 필리핀 도로분야 타당성조사를 시작으로 총 18건, 47백만 달러의 해외수주를 한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대부분이 도로분야 타당성조사나 실시설계, 감리용역을 수행한 걸로 나옵니다. 동성이 수많은 공종 중에서 도로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이유랄까요. 또 도로에 특화된 경쟁력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A.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도로분야 기술력은 건설은 물론 설계, 감리, 운영 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 제일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나라 건설엔지니어링은 그동안의 도로부문에서 경험과 지식을 많이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동성엔지니어링도 이와 같은 국내시장환경에 적응하면서 유수의 도로설계전문 엔지니어링업체로 성장해 왔습니다. 제가 동성엔지니어링에 합류하던 10여년 전만해도 경영진은 물론 기획 등 사내 여러 분야의 리더들이 도로전문가 일색으로 꾸려질 정도였습니다. 따라서 동성엔지니어링이 해외사업의 출발을 도로부문에서 시작한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동성엔지니어링은 그동안 Turn Key, 대안입찰 혹은 민자사업등 특별한 기술력과 경쟁력이 요구되는 사업들에 특화된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기술경쟁력을 소개할 수 있는 기본 자료가 되었고, 관련 전문가들의 경험이 해당국가나 기관에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도로기술사와 교통기술사를 보유한 상태로 국내 누구보다 많은 도로분야의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사업 수행 경험이 있습니다.



저의 이런 배경 역시 해외사업진출의 전초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KOICA 나 EDCF의 타당성 조사 등을 수주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수 있었을 것입니다. 나아가 해외건설협회에서 지원하는 ‘해외건설시장 개척지원금’을 활용한 성공사례도 어느 다른 업체보다는 많이 가지고 있다는 말씀도 드릴 수 있습니다.


Q. 해외 사업,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 다양한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알려주시죠. 그리고 사업을 수행하면서 가장 힘들고 고생스러웠던 사업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수행하면서 느낀 교훈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A. 해외사업을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리스크는 참으로 여러 가지라고 생각됩니다. 크게 외적요인에 의한 것과 내적요인에 의한 것으로 대별할 수 있겠지만, 저희회사는 초창기의 각종 어려움을 교훈적으로 학습하여 지금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주함에 있어서 리스크관리에 대한 개념을 강조하고, 또한 관련전문가를 초빙하여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내적 리스크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이미 말씀드렸듯이 전문인력 현지파견문제입니다.




외국어가 가능하며 경험과 학식이 충분한 관련분야 전문가를 초빙하는 문제는 늘 시간에 쫓기듯 하였고, 비록 현지에 파견하여도 개인적인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과 가정사 등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또한 해외주재원들의 현장근무나 이동, 여행 중 안전문제등도 언제나 첨예한 관심을 요구하는 사항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4년 전 동티모르에서 발주한 140Km 정도의 ADB 차관 도로설계의 사업책임자로 장기 현지파견을 나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대개의 개발도상국이 그러하듯, 의료, 문화생활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으며 비교적 평화롭고 온난한 나라임에도 가족과 친구들을 떨어져 멀리 있다는 향수 등을 실감하고 돌아왔습니다.


외적인 요인으로는 우선적으로 프로젝트 재무 상태를 건전하게 운용하는 것입니다. 나라마다 관련 세금제도가 같지 않고, 특히 저희들이 중점 진출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여러 국가들은 과거 구소련체제하에 있어서 그런지 부가가치세, 법인세, 개인소득세 등이 이해하지 못할 수준으로 높은 요율로 적용되고 있어서, 처음 그 쪽 시장에 진입하는 업체나 개인은 당황할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해건협이나 코트라 등에서 나라별로 관련 세제나 법제 등을 자문해주는 전문가를 무료로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만, 초창기에는 그런 제도가 미비한 상태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한 특정 국가에서 엔지니어링 활동을 하기위한 제도적 요구사항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Q. 동성엔지니어링은 작년에 최대 해외 수주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카자흐스탄 악토베-마카트 구간 개보수 공사 감리용역, 아프가니스탄 페이자바드-에쉬카쉼간 도로 설계 및 시공감리 등 총 19백만 달러의 수주를 하셨는데요. 올해 사업 전략을 어떻게 짜셨는지요. 그리고 전망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A. 올해는 꾸준한 수주를 하고, 지금보다 더욱 안정적으로 해외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글로벌한 기술부문을 집중 향상하여, 발주처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과 안정적인 재정관리가 우선이라고 판단되어 각종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등 해외사업 내실화의 원년으로 삼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해외사업을 수행하신 리스크 관리 전문가도 영입하였고 동성 내 8개 부서 소속의 젊은 엔지니어 8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해외사업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하여 이들을 중심으로 젊은 엔지니어들이 동성의 미래를 이끌 인재가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해외사업 관련 교육과 해외 출장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내실화를 다지는 동시에 수주도 병행하여야 하므로 도로사업 뿐만 아니라 하천 및 상하수도 분야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Q. 중동 일부 국가들의 경우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PM이나 컨설턴트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는 선진국업체들에 비해, 그리고 설계, 감리 같은 분야에서서는 현지나 인근 제 3국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요? 아시아나, 중동, 아프리카 등 우리가 진출하고 있는 주요 해외건설시장에서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업체들의 경쟁력이라고 할까요? 구체적으로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업체들 그리고 중국이나 현지 업체들과 비교해보면요?


A. 이 내용은 사실 말씀드리기가 상당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의 현주소를 말씀하셨는데, 우리가 국내에서의 사업수행 경험이나 지식 등을 감안한다면 세계 어디에 가서도 충분히 우수한 사업수행능력이 있다는 판단이 우선적으로 듭니다. 다만, PM같은 고 부가가치 분야는 협상이나 Claim 등 각종 민감한 사안에 대한 문서수발과 같은 의사소통에 대한 문제가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기술과 경험에 추가하여 언어에 대한 사항도 충분히 확보한 인력을 구하는 것이 늘 문제가 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일반적인 설계나 감리에서 경쟁력문제는 역시 우리의 인건비 수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개별 프로젝트차원이나 회사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주요 핵심인력은 우리나라 인력으로 파견하되, 기타 분야의 다양한 기술진은 좀더 인건비가 저렴한 제 3국인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동성엔지니어링도 지금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사내 임직원중 해외사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영어 등 외국어 학습을 위한 비용지원을 전 사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임직원들의 국제적인 Network을 적극 활용하여 제 3국 관련 기술인력의 Pool을 구축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결국 모든 문제는 “사람”으로 귀속되는 것 같습니다. 양질의 기술인력을 시장에 합당한 가격으로 수급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확보의 필요성이 우선적으로 강조된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러면 우리 엔지니어링 업체들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까요? 요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데요. 그리고 동성은 도로분야 외에 사업다각화를 할 계획은 없는지요.


A. 우리 건설업계의 나아갈 방향은 아무리 생각해도 해외진출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이미 말씀드렸듯이 풍부한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우수한 국내 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며, 각 개별 기술자들도 언어 등 역량강화에 더욱 정진해서 시장맞춤형 인재가 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겠지요. 특히 이미 언급했듯이 Gender, Social 등 전통적인 공학기반의 기술인력이 아닌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특히 해외사업을 주관하는 정부부처나 해건협 등에서 인력양성을 위한 특별과정을 개설해 주시는 것도 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수년간 해외건설협회에서 Contract, Claim분야에 대해서는 상당히 심도있는 교육과정이 개설되어서 전문성있는 해당분야 기술인들이 배출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개인, 기업, 협회, 정부 나아가서 학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동성엔지니어링도 물론 성장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비교적 성공적으로 추진해 온 해외 도로부문 사업을 기반으로 해서 교통, 상하수도, 수자원, 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해외사업 T/F 팀을 가동해서 분야별 전문성을 가진 임직원들의 정기적인 모임을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건설설계회사들이 주로 진출하고 있는 나라들을 보면 역시 도로나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으로서 큰 역할을 하는 시설도 필요하지만, 당장 시급한 것은 위생과 관련된 먹는물, 자연재해 예방측면의 물관리, 환경오염 등에 대한 문제해결 당위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에 부응하여 저희 회사도 적극적으로 시장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강소기업을 꿈꾸는 많은 기업에게 해외진출 전략에 대해 한 마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유의해야 할 점이라던가.


A. 거듭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사전에 준비할 사항들이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항목을 짚으면, 그것은 역시 경영진의 의사결정방향입니다. 어떤 사업분야도 그러하겠지만, 특히 해외사업에 대한 초기 진출은 비용지출이 우선적으로 수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공, 호텔, 차량 등 모든 것이 국내활동보다 고 비용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초기 진출시 관련 의사결정자들의 저항이 상당할 것입니다. 이를 일소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최고 경영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이에 수반하여 경험있는 실무진들의 사명감 있는 헌신과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큰 바다로 나가는 배는 출항 전에 기상조건 등 여러 가지를 예측해서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인 항로를 선정하지만, 그래도 운항 중 얘기치 않는 어려움을 만났을 때 선장과 승무원들의 문제해결 의지와 노력, 그리고 경험이 결국 성공적인 항해를 이끌어내는 동력이 아니겠습니까.

정지훈 기자  jhjung@icak.or.kr 데일리해외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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