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공지능(Google AI)은 어떻게 발그림을 예술로 바꿔주나


 그림 그리기가 어려우신가요? 다른 친구들은 노트에 슥슥 낙서만 해도 그럴 듯한 그림이 나오는데, 나는 아무리 정성껏 그려도 도저히 뭔지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이 나오곤 하죠. 

 

이제 인공지능이 우리의 그림 실력까지 도와줄 모양입니다. 구글이 새로 만든 ‘오토 드로우’라는 사이트에 한번 가보세요. (클릭! => www.autodraw.com )

 

구글 제공


간단한 그림판 같은 모양인데요. 흰 캔버스에 마우스로 - 스마트폰에서는 손가락으로 - 그림을 그리면 인공지능이 당신이 무엇을 그리려는지 추측해서 적절한 후보 이미지들을 제시합니다. 가장 맘에 드는 것을 선택하면 전문 디자이너들이 직접 그린 깔끔하고 아름다운 - 저라면 절대로 그릴 수 없었을 - 그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선택한 그림은 이미지 파일로 다운로드해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토 드로우의 핵심은 인공지능입니다. 내가 슥슥 그려가는 선들을 보고 이게 무엇을 그리려는 것인지 인공지능이 추측을 하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이미지 인식 능력이 이만큼 좋아졌다는 뜻이겠죠. 한편으로는 어떤 그림을 무엇으로 인식해야 할지를 인공지능에게 끊임없이 계속 가르치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의 이미지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구글이 개발한 게임 퀵드로우 - 구글 제공


수천만, 수억장의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며 인공지능이 고양이의 특성을 파악하고, 새로운 고양이의 사진을 보더라도 그것이 고양이임을 알아보게 하는 딥러닝이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성능이 좋아지려면 더 많은 데이터로 더 많이 학습해야 합니다.

 

우리가 오토 드로우에 대충 대충 선을 그어가며 그림을 그린 후, 인공지능이 제안하는 이미지 중 그리려는 그림과 가장 비슷한 것을 선택하면 인공지능은 이런 모양은 무엇이다라는 것을 가장 확실하게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정확한 그림이 아니라도, 태그가 안 달려 있어도 학습할 수 있는 것이죠. 우리는 아름다운 클립 아트를 공짜로 얻는 대신 구글의 인공지능을 학습시켜 주는 셈입니다.

 

구글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기 위해 사용자의 손을 빌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오토 드로우는 구글이 앞서 선보인 ‘퀵 드로우’라는 서비스와 같은 기술을 사용합니다. 퀵 드로우는 구글이 제시하는 단어를 보고 그걸 마우스로 그리는 일종의 게임입니다. 상대편이 무엇을 그리려는지 맞추는 '내가 그린 기린 그림' 같은 게임이죠. 다만 상대방이 인공지능일 뿐입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은 사람이 그리는 이미지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이미지 인식 기술은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구글의 관련 서비스를 더욱 개선시켜 주겠죠. 사진에 대그를 붙이지 않아도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 지난 여름 휴가지에서 찍은 사진 등을 자동으로 분류해 주는 구글 포토 앱에도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 기술이 들어 있습니다. 외국어로 된 교통 표지판이나 식당 메뉴판을 찍으면 그 안의 글자를 인식해 우리 말로 번역해 주는 기술은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과 인공지능 번역이 합쳐진 서비스입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려면 아직도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오토 드로우를 보며 데이터를 얻기 위한 구글의 노력이 영악하다고 해야 할지, 귀엽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세희 기자 hahn@donga.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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