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을 잘 아시나요? [방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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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증후군을 잘 아시나요?

2016.02.03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정담을 나누며 지내는 설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지내야 할 설 명절에 ‘명절증후군(名節症候群)’으로 끙끙 앓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명절증후군을 겪는 대상은 주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남편과 시어머니는 물론 미혼자나 미취업 젊은이들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명절증후군은 우리나라의 고유 관습에서 발생하는 ‘문화증후군(文化症候群)’의 일종으로 명절 때 겪는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두통이나 어지러움, 소화불량이나 위장장애 등과 같은 신체적 증상과 피로, 우울증, 호흡곤란 등의 정신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명절증후군은 ‘대사증후군(代謝症候群, metabolic syndrome)’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대전 지하철역에서 열차를 기다릴 때 안전문 옆의 유리판에 적혀있는 시들을 읽어보곤 하는데, 어느 날 시를 읽은 다음 옆쪽 유리판을 보니 국민건강보험공단(www.nhis.or.kr)이 게시한 ‘만성질환으로 가는 길목 대사증후군’이란 광고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니 대사증후군의 1단계 원인들로 운동 부족, 식생활 불균형, 흡연, 과도한 음주, 그리고 스트레스가 지적되어 있습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성, 낮은 HDL-콜레스테롤 중 3개 이상의 원인을 지니게 되면 1단계를 넘어서 2단계로 진입합니다. 3단계에서는 비만증, 당뇨병, 혈압증, 이상지질혈증(異常脂質血症) 등이 나타나며, 4단계에서는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당뇨병의 합병증 등이 동반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5단계에 접어들면 반신마비, 일상생활 장애, 인지장애(치매)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게시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대사증후군은 인류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질병 중 하나입니다. 2014년에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www.knhanes.cds.go.kr)' 결과에서 우리나라 남성의 대사증후군 유발률이 여성에 비해 많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위험한 대사증후군은 단순하게 나타나는 질병이 아니라 유전적 요인(가족력)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여 발생하는 복합적 질병입니다. 그렇다면 대사증후군의 주요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 것일까요?

앞서 언급한 전철역 광고에는 대사증후군 원인과 더불어 대사증후군의 관리 방법도 게시되어 있습니다. 그 방법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신체 활동 늘리기’, ‘골고루(종류), 제때에(시기), 알맞게(양), 천천히(속도), 싱겁게 먹기라는 식이요법’과 함께 ‘체중 줄이기’가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수치를 기록해 보여주며 상담하기’와 함께 마지막으로 ‘오늘부터 담배 끊기’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대사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는 우선 당뇨병의 발생 확률을 10배 이상,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을 2배 이상 유발하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 인슐린(insulin) 저항성을 들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 췌장(이자)의 베타세포가 자극을 받아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해 이를 조절해줍니다. 이때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혈중 인슐린 농도가 심하게 높아지면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 부담으로 베타세포가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 당뇨병입니다.

혈중 인슐린의 농도가 높아지면 신장(콩팥)의 염분 배설이 억제되어 체내에 염분과 수분 농도가 증가하며, 이로 인해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고 혈관 수축이 심해져 고혈압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혈액에 중성지방이 증가되고, HDL-콜레스테롤이 감소되는 이상지질혈증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에 함유된 영양소가 세포로 흡수되어 이용되는 과정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의 도움이 필요한데,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해서는 비타민D가 꼽히고 있습니다. 비타민D는 골다공증 예방과 연관이 있을 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및 대사증후군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운동은 인슐린의 이용률을 높여줍니다. 제2형 당뇨병(인슐린 비의존형)과 심장병의 발생률은 주로 앉아서만 일하는 사람에서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에서 30~55%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도 지나칠 경우 위험하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운동은 자신의 선호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운동의 종류와 빈도, 강도와 순응도, 그리고 안전성도 감안해 실천해야 합니다. 

명절 때 많이 섭취하는 기름진 음식물과 과음, 그리고 운동 부족도 대사증후군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비만의 예방을 위해 우선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체중관리, 특히 복부비만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만병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도 대사증후군 유발 요인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에 명절 연휴에 생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번 명절 연휴 마지막 날에는 가족들과 함께 둘러앉아 서로에게 따듯한 이야기를 나눈 다음, 늘상 하고 있는 걷기 운동과 반신욕으로 정신적, 신체적 피로를 풀며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명절증후군’에서 벗어나보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필자소개

방재욱

양정고. 서울대 생물교육과 졸.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표 저서 : 수필집 ‘나와 그 사람 이야기’,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생명의 이해’ 등. bangjw@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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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나무(노박덩굴과) Euonymus japonicus

벌써 꽃소식이 전해오기 시작합니다. 남해안의 홍매, 동해시의 복수초가 꽃을 피웠다고 합니다. 긴긴 겨울 같아 보이지만 어느새 입춘이 되었습니다. 이번 겨울은 큰 추위 없이 넘어가는 듯싶더니만 마지막 절기인 대한이 지나 입춘을 눈앞에 두고 제주에는 32년 만의 폭설이 쏟아져 갓 피어난 이른봄 꽃들이 어찌 될까 걱정이 됩니다.

필자소개

박대문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과장, 국장,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역임했다.
우리꽃 자생지 탐사와 사진 촬영을 취미로 삼고 있으며,
시집 『꽃벌판 저 너머로』, 『꽃 사진 한 장』, 『꽃 따라 구름 따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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