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아파트 리모델링시장, 수직증축-맞춤형으로 수요 나뉠 것”

리모델링 박사 권순형

"수직증축 리모델링, 성공 여부 결정될 듯"


2012년 수직증축 리모델링한 서울 마포구 호수 아파트. 기존 10층에서 12층으로 변신했다.


   2016년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장은 수직증축 시장과 맞춤형 리모델링으로 시장수요가 분화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주택법 개정으로 수직증축이 허용되면서 리모델링 수요는 수직증축으로 집중되었다. 일반분양을 통해서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는 사업구조는 매우 매력적인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리모델링이 수직증축이 진행되기는 어려운 조건이다. 개별단지의 물리적 조건과 경제적 조건에 따라 수직증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단지가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용도지역의 제한이나 층고 제한으로 수직증축이 허용되지 않는 단지가 존재할 수 있다. 또한 지역 주택시장 여건에 따라 리모델링을 통해 공급된 일반분양이 어려운 단지도 만들어 질 수 있다. 신규로 공급되는 주택의 분양이 어려워지면 많은 사업비가 소요되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시도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 


이들 단지들은 주택의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주택의 불편한 부분을 수선하여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리모델링으로 수요 전환을 예상할 수 있다. 사실 노후화된 주택을 수리하여 사용하는 리모델링은 가장 익숙한 형태다. 


이사를 전후한 시점에 주택의 내부를 수리해 입주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리모델링 수요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공동주택의 내부 수리나 인테리어는 그 범위가 전용부분에 한정되어 있어 공용부분의 노후화에 따른 주거환경의 악화를 막아낼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수직증축이 불가능한 단지에서 주택의 노후화에 대처하기 위해 작은 비용으로 주택을 리모델링하기 위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일부 리모델링 수요, 재건축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다음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수요는 수익실현이 용이한 재건축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재건축연한이 종전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되면서 준공된 지 20년이 경과되고 있는 1기 신도시 아파트는 리모델링에 대한 유인이 감소하고 있다. 리모델링은 기존 주택의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주택의 면적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소형주택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주택시장의 수요와 비교하면 공급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있다. 


또한 수직증축 리모델링 공사비는 공사의 난이도와 복잡성으로 신축이나 재건축에 비해 가격이 낮아지기 어려운 조건이다. 특히 재건축 연한단축에 따라 재건축이 가능한 시점까지 5~6년 밖에 남지 않아 시간단축에 대한 매력도 반감되고 있다. 현재의 시장조건에서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동일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수익실현이 용이한 재건축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수직증축 리모델링 수요는 단지 규모가 작거나 기존 아파트의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단지로 세분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2014년 9.1 부동산대책 이후 신규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들이 서울의 소규모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다시 출발점에 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1980년대 후반 대량으로 공급이 이뤄진 공동주택의 노후화의 문제는 멀지 않은 시간에 주택시장을 엄습할 거대한 쓰나미와 같다. 1980년대 후반 주택 200만호 공급을 계기로 연 평균 50만호의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이 이루어졌고 2010년 이후 이들 주택이 준공된 지 20년이 경과되면서 주택의 노후화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과 삶의 질 하락은 시급한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공동주택의 노후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재건축이었다. 주택의 수요 특히 도심지 주택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에는 노후화된 공동주택은 전면 철거하고 새롭게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향후에도 재건축이 노후 공동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향후 10년이 지난 시점에 국내의 주택수요가 현재와 같이 지속될 것이라 가정할 수 없다. 또한 재건축으로 노후공동주택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그 수량이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1기 신도시의 경우 짧은 기간 동시에 주택공급이 이루어져 재건축 연한에 도달하는 시기도 중첩되어 이들 단지가 동시에 재건축에 착수하게 될 경우 수습하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2000년 중반 이후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이 실제로 진행되는 사업에 비하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국내 공동주택 노후화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부는 공동주택의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리모델링을 도입하고 사업의 활성화를 위하여 지속적인 정책변화를 도입하였다. 증축범위의 확대, 별동증축 허용, 일반분양 허용, 수직증축 허용 등은 일관되게 개발이익을 확대하여 리모델링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사업의 활성화를 위하여 개발이익을 확대하는 정책적 변화는 시장원리에 적합한 것으로 보이지만 리모델링 수요의 본질을 왜곡시킨 부작용도 함께 만들었다. 


국내에서 진행되었던 공동주택 리모델링이 재건축사업의 실익이 없는 단지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조기 재건축으로 명명되었고, 수직증축 허용 이후 리모델링 수요가 수직증축으로 집중되었던 것은 개발이익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되었던 것을 반영하고 있다. 개발이익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리모델링 수요는 재건축 연한단축을 기점으로 재건축으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요는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현실적으로 단지규모가 작고 종전 아파트의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의 실익이 없는 단지들을 그 수요가 제한되는 현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2016년 주목할 리모델링 단지는

2016년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리모델링 시장의 중요한 전기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새롭게 허용된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수직증축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그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사업모델이다. 


또 수직증축은 제도적 정비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어 사업진행 과정에서 제기되는 많은 난관을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이러한 점에서 수직증축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가 새로운 설계(안)을 행위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리모델링 행위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조합은 확정된 설계안과 조합원은 분담금을 명시해 구분소유자 80%이상의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허용과 가구 수 증가 범위의 확대로 통한 사업성은 리모델링 사업추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행위허가 시점에 구체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리모델링 주택조합이 사업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소유자 80% 이상의 동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주택조합이 행위허가 및 사업계획승인의 요건을 충족하게 되면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공동주택의 노후화에 대응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수직증축 리모델링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단지는 2015년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건축심의를 준비 중인 단지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에서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단지에서 빠르게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수직증축의 사업추진 동력은 아직은 개발이익의 크기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개발이익은 현재 입지조건에 따른 주택가격이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1기 신도시에서는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높은 분당 신도시의 리모델링 단지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당 리모델링 단지들은 단지규모가 크고 수직증축, 별동증축 등 다양한 설계방안을 수립하고 있어 향후 리모델링 시장의 성공적인 정착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6년 리모델링시장은 수직증축 허용으로 형성된 시장에서 새로운 실험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도적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든 단지들에서 이러한 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공동주택 리모델링시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의 실험은 재건축과 경쟁하는 구도가 이어질 것이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유사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시장에서 양립할 수 없는 사업방식이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대한 실험은 기존 아파트의 용적률이 높거나 단지규모가 작아서 재건축의 효과가 떨어지는 일부단지에서 제한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공동주택 리모델링이 성공적으로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아직은 시장원리로 작동하기에는 취약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노후공동주택의 문제를 해결의 대안으로 리모델링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2016년 한 해의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되고 있다. 

* 이 칼럼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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