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 후 '달라진 위상'

첫 파리 공연에 900석 공연장 가득 차

아이돌 못지않은 뜨거운 인기

수십 명 여성 팬들 공연 뒤 조성진 기다려

 


​조성진 파리연주회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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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밤 11시(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부근 클래식 콘서트장인 살 가보(Salle Gaveau)앞. 한국인을 포함해 수십 여명의 젊은 여성이 누군가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달 세계적 권위의 폴란드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21)의 공연이 있었던 것이다.

 

2시간가량의 연주를 끝내고 집에 돌아가려고 공연장 계단을 내려오던 조성진은 자신을 기다리는 많은 여성 팬에 크게 당황해 했다.

 

여성 팬들은 그의 모습이 보이자 환호하며 스마트폰으로 연방 사진을 찍었다.

 

공연 때 카리스마로 무대를 휘어잡는 조성진이지만 공연 후 셔츠와 코트의 평상복으로 갈아입자 아직 앳된 티가 남아있는 20대 초반의 평범한 대학생 모습이었다.

 

조성진은 공연 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파리에서 2012년 데뷔를 했지만 오늘이 파리에서 첫 리사이틀(독주회)이었다"면서 "제가 사는 도시에서 공연하게 돼 감회가 새로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성진은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2012년부터 프랑스 파리 국립 고등음악원에서 미셸 베로프를 사사하고 있다.

 

조성진은 "한국에서의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면서 수줍게 웃어넘겼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여성 팬들은 "너무 인기 많습니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DG)이 지난 6일 발매한 조성진의 '2015 쇼팽 콩쿠르 우승 앨범'은 주요 온라인 음반 사이트에서 예약 판매만으로 유명 가수들의 음반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또 내년 2월 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 예매표 2천500석은 50분 만에 매진됐다.

한국 팬들에게 인사말을 해 달라고 부탁하자 조성진은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내년 2월 전에 한국에 못 갈 것 같은데 내년 2월 (예술의 전당) 공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조성진을 만난 한 여성 팬은 "미소년 같은 이미지에 피아노를 아주 잘 쳐서 멋있다"면서 "요즘 아이돌 스타들과 달리 착하고 순수해 보이는 모습이 매력적이다"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팬들은 꽃다발과 선물을 한 아름 조성진에게 안겼으며 함께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는데 열을 올렸다.

조성진은 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간임에도 환하게 웃으며 일일이 모든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함께 찍어 줬다.

조성진의 어머니는 팬들이 몰려들자 아들에게 멀찍이 떨어져 서 있으면서 행여나 자신이 사진에라도 찍힐까 봐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조성진 부모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조성진을 음악계에 내보내면서 '부모는 절대 앞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현재 그를 뒷바라지 하는 조성진 어머니는 이날 '아들이 우승했을 때 기분이 어땠냐'고 물어도 "죄송합니다"라면서 자리를 피했다.

살 가보에서 열린 조성진의 파리 첫 독주회는 관객들의 큰 호응 속에 열렸다.

900석 규모의 2층 공연장은 파리 시민과 한국 교민 관객으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인터넷으로도 예매가 끝나 표를 구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했다.

조성진은 이날 쇼팽 독주회에서 지난달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친 '녹턴 op.48-1' 등을 연주했다.

아직 앳된 얼굴과 달리 그는 900명의 많은 관객 앞에서도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았다.

부드러운 도입부에서는 눈을 지그시 감고 연주를 하다가도 곡이 클라이맥스로 치닫자 머리칼을 찰랑거릴 정도로 격렬하게 건반을 쳤다.

쇼팽의 음악이 콘서트홀을 가득 메우자 관객들은 숨소리마저 죽이며 조성진의 연주 모습을 감상했으며 일부 관객은 연주에 맞춰 자신도 손가락으로 무릎을 두드리기도 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파리 시민 자클린 샤이요 씨는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인지 모르고 쇼팽을 좋아해서 공연을 예약해 왔다"면서 "젊은 나이에도 대단히 연주를 잘 한다"고 극찬했다.

2시간 10분의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브라보"라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으며 많은 관객은 자리에서 일어나 젊은 거장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관객들의 환호에 조성진은 앙코르곡을 3곡이나 연주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조성진이 고등학교 2학년 때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그를 가르친 피아니스트 신수정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대한민국예술원 회원)도 찾아 왔다.

신 명예교수는 공연 관람 소감을 묻자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공연이 이렇게 훌륭할 수 없다"면서 "조성진이 파리 온 지 3년이 됐는데 말도 못하게 성장했다"면서 훌쩍 성장한 제자의 모습에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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