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화건설, 결국 구조조정 카드 꺼내

중동 플랜트사업 적자

결국 지난달 인원감축 착수

두 갈래 길에 선 '최광호 대표'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이끌어

해외건설 사업에 치중할 듯


한화건설이 현재 공사하고 있는 쿠웨이트의 정유플랜트(MAA, MAB, SHU Refinery) 공사 현장.

출처 중앙일보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프로젝트  건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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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자행진을 기록 중인 한화건설이 점입가경의 상황에 치닫고 있다. 한화건설은 올해 상반기 중동 현장의 추가비용 발생으로 올 881억1279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한화건설은 지난달 초부터 ‘인원 감축’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1일에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관련 사업 당시 담합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최광호 대표이사의 고민도 깊어졌다. 지난 6월 한화건설의 수장으로 발탁된 그는 철저히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 단행으로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한화건설의 향후 움직임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대표 교체 ‘해외 사업’ 노려

지난 6월 12일 한화그룹은 한화건설을 포함해 계열사 4곳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내용의 신임 인사를 발표했다. 인사에 따라 지난 7년 여 동안 한화건설을 이끌어오던 이근포 사장이 물러나고 최광호 부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


당시 그룹 차원의 정기임원인사가 연말이나 연초에 진행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깜짝인사’라는 평이 나왔다. 실제 이근포 전 사장은 교체를 앞두고 실적 개선에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장수 CEO이자 최근 실적이 부진했던 점 등이 교체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최광호 대표이사는 10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BNCP)을 진두지휘해온 인물이다. 특히 이라크 정부를 대상으로 공사 관련 규제개선을 요청해 공사 진척도를 높였고 PC(Precast Concrete )플랜트 준공방식을 도입, 공정기간도 대폭 단축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해외 사업과 관련해 강력한 의지를 보여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선택이 여기에 있다.


김 회장이 최 대표에게 한화건설을 맡긴 것은 비스마야 프로젝트 추가수주 등 해외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지난해 해외플랜트 사업에서 큰 손해를 본 한화건설은 올해 상반기 역시 채산성으로 영업수익성 회복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기준 상반기 8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


지속적 손실, 외상값 ‘한가득’

한화건설은 중동 플랜트 사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마라픽(Marafiq) 담수플랜트 현장 등의 대규모 손실로 작년 상반기 4359억원 규모의 적자를 봤다. 이번 2분기에도 사우디와 쿠웨이트 일부 현장에서 추가비용 문제가 나타났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한화건설에 관해 “하반기에도 트리거 EBIT/금융비용 1.5배를 밑돌 것으로 진단됐다”며 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내렸다.


향후 이라크 소셜 인프라 추가 수주 등 이라크사업의 성과에 따라 영업수익성 개선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 현지법인의 지속적인 손실은 여전히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화건설은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보유하고 있는 유동자산 중 외상 비율이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파이낸셜투데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지난해 매출 기준 상위 10개 건설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화건설의 올 1분기 말 기준 유동자산 2조5401억원 중 매출채권은 1조8386억원으로 72.4%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매출채권은 회사가 받아야 할 외상값이다. 1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인 유동자산 안에 포함되지만 아직 받지 못한 돈이다. 이 때문에 액수가 크고 유동자산 내 비중이 커질수록 시장 침체 등 위기 상황에서 사측의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 떼일 경우에 대비해 쌓아두는 비용인 대손충당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에 손해가 된다.


이에 따르면 한화건설의 유동자산 1000원중 724원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외상값인 셈이다. 이같은 매출채권 비중은 다른 경쟁 건설사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대상 기업 중 한화건설 다음으로 매출채권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SK건설의 경우 올 1분기 말 기준 유동자산 4조4743억원 중 56.9%인 2조5473억원이 매출채권이었다. 그 다음인 GS건설은 유동자산 8조7581억원 중 매출채권은 4조2394억원으로 48.4%를 차지했다.


결국 위기상황이 닥칠 경우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대처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떠나거나 살아남거나

최근 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달 초부터 부장 5년차 이상 임직원을 상대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고위직급 중에서 보직이 없는 임원과 성과 평가가 낮은 임직원, 현장 프로젝트가 종료돼 계약이 끝난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신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화건설 측은 희망퇴직 인원수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200명 가량의 인원을 감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화건설의 임직원은 총 2천328명으로 200명이 나가면 전체 인원의 8.59%가 줄게 된다. 희망퇴직 대상자들은 퇴직금과 위로금을 받게 된다. 위로금은 근속연수에 따라 기본급과 실수령 금액 사이에서 12개월치 안팎이다.


이들이 연말이 되기 전부터 인력조정에 나서는 것은 나빠진 실적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임원들이 좌불안석으로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고 있는 가운데 한화건설은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11일 태영건설과 함께 4대강 관련 관급공사 입찰에서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두 회사는 서로 상대 회사로 직원을 보내 약속을 이행하는지 감시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악화로 고전 중인 한화건설로서는 여러모로 흉흉한 사태를 맞은 것. 철저한 성과주의를 지향하는 한화의 지침에 따라 향후 최 대표가 떠나간 전 수장의 전철을 밟을지, 위기를 벗어나 새로운 동력을 찾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증권신문  백서원 기자  ron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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