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에 숨겨진 과학

복면에 감춰진 노래가 매력적인 이유는?


출처 archambault.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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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으로 자신을 감추고 노래를 부르는 한 TV 프로그램이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시청자는 복면을 쓴 가수가 누구인지, 또 얼마나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일지 궁금해 하며 지켜보는데요. 그 흥미로운 장면에 숨어 있는 과학은 과연 어떤 것들이 있는지 DSINSIDE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안 보면 더 잘 들릴까?

GIB 제공
GIB 제공

눈을 감으면 주변의 시각 정보가 차단되면서 뇌의 집중력이 높아지고 기억력도 향상된다고 합니다. 복면을 쓰고 나온다는 설정은 가수의 외모 같은 시각정보가 아닌, 노래에 더 집중하라는 의도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노래가 더 잘 들리는 걸까요? 귀의 가장 안쪽에는 달팽이관이 있습니다. 달팽이관에는 두 개의 유모세포가 있는데요. 유모세포는 모기만한 소리부터 엄청난 굉음까지 감지하는 ‘수퍼 소리센서’입니다. 외유모세포는 달팽이관에 들어온 소리를 증폭시키고, 내유모세포는 증폭된 소리 정보를 청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합니다.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그런데 이러한 청각기능이 시각정보를 없앤 조건에서 더욱 발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일주일 간 생활하게 했습니다. A그룹은 깜깜한 곳에, B그룹은 평소처럼 빛이 노출된 곳에 뒀는데요. 그 뒤 양쪽 그룹 쥐들의 일차 청각피질을 비교해봤습니다. 일차 청각피질은 청각정보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곳으로 측두엽에 있는데요. 비교 결과 깜깜한 곳에 있었던 A그룹 쥐들의 청각피질 뉴런이 B그룹보다 더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각기 다른 주파수와 음의 높낮이를 구분하는 실험에서도 A그룹이 더 잘 듣고 잘 식별해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계로는 구별 쉬울까?

만일 발랄한 노래를 속삭이던 아이돌 가수가 어느 날 성인가요를 부른다면 어떨까요? 우리 귀에 익숙한 목소리라도 때로는 미묘하게 음색이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목소리에는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이 있는데요. 목소리가 나오는 곳은 바로 성대. 성대는 허파에서 올라오는 공기 압력으로 열리는데 공기가 이 사이를 빠르게 지나가면 성대막 주변 기압이 낮아지면서 성대가 서로 붙게 되죠. 보통 남자의 성대는 1초에 평균 120번 붙었다 떨어지는 동작(120Hz)을 되풀이하며 소리를 냅니다. 이를 기본주파수라고 하는데요. 여자는 평균 230Hz, 소프라노 가수는 1000Hz나 됩니다.

 

소프라노의 성대 진동수는 1000Hz에 이른다 - GIB 제공
소프라노 가수의 기본주파수는 1000Hz에 이른다 - GIB 제공

남녀 간의 음역대도 서로 다른데요. 성대의 길이 차이가 주요 원인입니다. 변성기를 거친 남성은 평균 성대 길이가 1.8~2.4cm인 반면 여성은 1.3~1.7cm로 남성보다 짧습니다. 성대의 길이가 짧으면 성대를 통과하는 진동수가 적기 때문에 고음을 소화하기 쉬워집니다. 소리가 생겨나는 곳이 성대라면, 성도에서는 음파가 통과하며 소리의 특징을 만들어내는데요. 기계에 의한 성문분석은 목소리의 갖가지 특징을 정밀한 숫자 값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소리의 크기 변화를 음성 파형 그래프로 그리고, 그 안에 포함된 성분을 하나씩 분리해 스펙트럼 분석을 하죠. 자신과 비슷한 키와 몸무게, 입안 구조를 갖고 있는 사람은 무척 많을 수 있는데요. 특히 가족이라면 비슷한 신체 조건에, 비슷한 목소리를 가진 경우가 많겠죠.

 

잘생긴 목소리가 진짜 있을까?

가끔 아름다운 목소리가 뛰어난 외모를 연상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프로그램에서는 복면을 쓰고 나온 가수의 목소리만으로도 “잘생겼다”고 말하곤 하는데요. 노래만으로 입이 큰지 작은지, 목이 긴지 짧은지 등 외모도 짐작할 수 있는 걸까요?


외모와 목소리의 상관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내용이 있습니다. 가수 아이유의 목소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입니다. 연구결과 아이유는 길고 미끈한 목과 큰 입속에서 고음이 매우 자연스럽게 울리는 특징이 있다고 하네요. 재미있는 것은 아이유의 목소리를 저음화하면 현빈의 목소리로 들린다는 사실인데요. 아이유의 ‘좋은 날’을 78%로 속도를 늦추자, 배우 현빈이 불렀던 노래와 성문분석 스펙트럼이 92%로 유사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두 사람의 발성기관이 유사하다는 의미인데요. 현빈과 아이유의 목과 입, 코의 길이 등을 사진으로 비교해보니 눈 이하의 얼굴 형태와 발성기관이 상당히 일치하는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현빈과 아이유를 사진으로 비교하면 눈 이하 얼굴 형태와 발성기관 등이 꽤 비슷해 보인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현빈과 아이유를 사진으로 비교하면 눈 이하 얼굴 형태와 발성기관 등이 꽤 비슷해 보인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또 다른 연구도 있습니다. 대학생들에게 남성들의 목소리만 들려주고 얼마나 힘이 셀지 평가하도록 했는데요. 이 평가를 목소리 주인의 사진과 비교해 본 거죠. 비교 결과 목소리를 통한 평가가 사진을 보고 판단한 결과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목소리만 듣고도 잘 싸울만한 외형적인 조건을 맞혔다니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좋은 노래를 들으면 왜 소름이 끼칠까? 

남성에 비해 여성이 러브 송에 민감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요. 꼭 사랑의 세레나데가 아니라도 대다수 사람은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주고받는 등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습니다. 노래를 들으면 마치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죠. 그렇다면 노래를 들으면서 감정 이입이 되는 것도 우리 몸속의 어떤 작용 때문일까요? 사람의 뇌에는 상대의 행동이나 감정을 보면서 똑같이 따라하고 싶은 ‘거울신경세포’가 존재하는데요. 뇌의 세 부분에 존재하는 이 세포는 상대의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 관여합니다.

 

Eva Rinaldi(flickr.com) 제공
Eva Rinaldi(flickr.com) 제공

특히 노래를 듣고 매우 큰 감동과 희열을 느꼈을 때 흔히 ‘소름이 돋는다’고 표현하는데요.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계의 반응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우리 몸이 경계를 하며 나타나는 것이 소름인데요. 너무 좋으면 기절하거나 가슴이 뛰는 것처럼, 갑작스런 감정 반응에도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습니다. 혹시 너무 자주 소름이 돋진 않나요? 호기심이 많고 개방적이며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음악을 들었을 때 소름 돋는 경험을 더 많이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출처 및 참고 
<과학자들 ‘지상최고 소리센서’ 귀에 빠졌다>, 동아사이언스 2009년 06월 19일자
<목소리는 제2의 주민등록증>, 과학동아 2002년 11월호
<현빈-아이유, 발성기관이 닮았다?>, 동아사이언스 2011년 06월 13일자
<러브송에 흔들리는 여성 VS 목소리로 힘 실린 남성>, 동아사이언스 2010년 06월 22일자
<‘나는 가수다’ 보면 소름 돋고 눈물 나는 이유>, 동아사이언스 2011년 07월 17일자

동어사이언스 이종림 객원기자 lumen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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