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넓은 해수욕장에 고작 349명…"

6.1일 개장에 불구하고 '텅 비어'

메르스 후 해운대 방문객 '뚝' 

송정은 예년 절반 수준 불과 

"세월호 때보다 더 불황"  

상인들 썰렁한 분위기 '울상'


18일 메르스 여파로 한산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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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해운대해수욕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naver.com


"준비한 파라솔이 300개인데 점심 지나도록 겨우 6개 나갔습니다. 대여료로 5천500원 받는 튜브는 그냥 끼워줘도 통 안 나가요. 해운대에서 파라솔 대여업을 한 지가 10년째인데 올여름 같은 불경기는 살다 살다 처음 봅니다."

 

18일 오후 2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파라솔 관리인의 푸념이 드넓은 백사장 모래 위로 흩뿌려졌다. 일부 외국인들이 백사장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느긋하게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국내 최대 여름 휴양지라는 명성에 걸맞은 해운대해수욕장의 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해운대 기온은 24도로 백사장을 거닐면 등에 땀이 배일 정도였고, 수온도 18도여서 바닷물에 몸을 담그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날 해운대해수욕장은 호젓하다 못해 썰렁할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스산한 겨울 바다 풍경을 연출했다. 백사장 중앙에는 60여 개의 파라솔이 길게 줄지어 있었지만, 그나마 주인이 있는 것은 20여 개에 불과했다. 파라솔과 튜브 등 물놀이 기구는 백사장 한 쪽에 높게 쌓여 있었고, 파라솔을 대여하는 위탁업체 4곳 중 한 곳은 아예 영업을 접었다. 수상구조대의 수상 오토바이 소리만 요란했다. 


실제로 해수욕장에 피서객이 얼마나 되는지 기자가 직접 헤아려 봤다. 관광안내소를 중심으로 서쪽 웨스틴 조선호텔 방면으로 107명, 동편 미포 선착장 방면으로 242명을 더해 모두 349명이 고작이었다. 그나마도 호안도로에서 산책을 즐기거나 벤치에 앉아 쉬는 사람들이 과반이었고,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는 입욕객은 26명에 불과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부산 지역 해수욕장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해운대구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조기개장한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17일까지 25만 2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만 7천 명에 비해 3분의 2 수준으로 급감했다. 해수욕장 이용객 수는 부산에 첫 메르스 양성환자가 발생한 지난 6일, 첫 사망자가 나온 지난 14일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근의 송정이나 송도해수욕장도 마찬가지. 지난해 평일 하루 평균 2천 명이 찾던 송정해수욕장은 올해는 1천 명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단체 관광객들이 줄줄이 예약을 취소하면서 부산아쿠아리움은 입장객 수가 예년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인근의 특급호텔들 역시 객실 점유율이 30% 가량 빠졌다. 


인근 상인들이 느끼는 '메르스 충격'은 훨씬 더 참담하다. 해수욕장 인근 식당 업주 김 모(52) 씨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 충격이 비틀거리는 정도였다면, 올해 메르스는 쓰러뜨린 뒤 아예 못일어나게 밟고 있는 수준"이라며 "해수욕장 인근 상인들이 다 한철 장사를 하는 사람들인데 메르스가 이달 안으로 잠잠해지지 않으면, 올해 여름 장사는 이대로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해운대관광시설사업소 관계자는 "밀폐된 실내와 달리 해수욕장은 바람이 불고 습도가 높아 감염 위험이 낮은데, 시민과 관광객들이 메르스 공포감으로 지나치게 위축돼 있는 것 같다"며 "올해는 백사장이 배 이상 넓어져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훨씬 좋아졌는데,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부산일보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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