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 도로공사 사장, "남북도로 연결되면 北도 대박"

"서울 진입 새 도로 만들어 수요 분산시켜야 고속도로 제 기능"

"통행료 원가에 훨씬 못 미쳐

균형발전을 위해 조금 올려야"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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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63) 집무실에는 어린 소나무 몇 그루가 자라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봄부터 산림청, 시민단체 등과 함께 '통일희망나무' 사업을 하고 있다. 


통일희망나무 사업은 내년까지 3년간 고속도로변에 통일 염원을 담은 나무 1500만 그루를 심는 프로젝트인데 지난해 고속도로 유휴부지에 450만 그루를 심었고 올해는 650만 그루가 목표다.


지난 10일 경북 김천혁신도시 도로공사 본사 20층 집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김 사장은 "2년생 나무를 심고 키워 5~7년생 정도로 크면 추풍령 이북에서 자란 나무는 북한에 옮겨 심고, 추풍령 이남의 것은 우리 고속도로 주변에서 키울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통일시대를 대비해 경의선과 동해선 등 남북도로 연결 사업을 하고 있다. 도로는 국내 여객, 화물 수송량의 90% 이상을 분담하는 국가교통망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으로 치자면 핏줄과 다름 없다.


남북 관계가 얼어붙어 있다. 남북도로 연결 사업에 영향 있지 않겠나.


도로 연결 필요성은 북한도 잘 알고 있다. 문산~개성 통일고속도로 19㎞ 구간을 만들 테니 중간에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을 만들자는 게 우리 안이다. 


수도권 인구가 2000만명이 넘는다. 이 길이 연결되면 아침 먹고 떠나서 개성가서 송악산, 선죽교를 둘러보고 북한 호텔에서 점심먹고, 상품도 사고 개성공단도 구경하고 저녁에 서울에 올 수 있다. 이게 바로 통일고속도로다. 결국엔 북한도 동의하리라고 본다.


북한이 통제가 안 되는 국도는 반대하지만 고속도로는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성~평양 구간은 고(故)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때 우리 직원들이 도보로 다니며 다리 밑 나사 개수까지 다 파악해 놨다.


남북 간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남북 경색이 완화되면 충분한 대화가 될 것이다. 나를 한 번 초청하지 않을까 해서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통일나무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이명박 정부 때 공약 사항인데 어느 정부의 공약 여부를 떠나서 세종시가 행정도시로 조성됐고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수도권 가까이 오면 고속도로가 저속도로화되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흡수가 안 되기 때문이다. 


꿈쩍 않던 서울시와 요즘 들어서 그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동탄, 위례신도시 같은 신도시가 완성되면 80만명이 늘어나고 서울로 이동하는 수요도 함께 는다. 


서울로 진입하는 새 고속도로를 만들 필요가 있다. 구리~안성까지라도 먼저 연결해야 한다. 서울 동부에서 연결되는 새 고속도로를 만들어 수도권 진입을 분산시켜야 해결된다. 재정을 투입하느냐, 민자냐, 그걸 어떻게 만드느냐는 국민들이 선택해주리라 생각한다.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 논란이 있다.


민자고속도로와 비교했을 때 도로공사가 정부 재정으로 건설한 고속도로 요금은 절반 정도로 싸다. 현재 통행료는 원가의 82% 수준밖에 안 된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계속 받아 운영하면 아무리 절약한다고 해도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공사를 많이 하면 할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구조가 된다. 


우리나라 고속도로는 세븐나인(세로 7개선ㆍ가로 9개선)으로 바둑판처럼 돼 있다. 일곱 개 축에서 빠져 있는 게 동해선이다. 서쪽에서 동해로 들어가는 고속도로 공사비는 배로 들어간다.


인제에서 동해 쪽으로 가는 도로는 터널길이가 11㎞나 되는 곳도 있다. 강원도지역에 고속도로를 놓으려면 교량도 많이 건설해야 한다. 건설비용이 많이 든 고속도로는 통행료가 원가의 20~30% 수준에 불과한 곳도 있다.


도로공사가 4.9% 인상안을 냈다가 4.5% 안이 다시 나왔는데 연기되고 있다. 부채 줄인다고 공사를 적게 하면 부채는 줄지만 국민들이 불편해진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쓰여진다는 차원에서 부담해주면 좋겠다.


음료수로 내 온 백연근차(茶)로 시작된 대화는 곧 남북 도로연결이나 서울~세종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 등 민감한 방향으로 흘렀다. 그만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데다 우리 생활과도 밀접하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달까지 국민 살리기 운동을 벌였다. 졸음쉼터를 더 만들고 고속도로에 초대형 현수막 2800여개를 내걸었다. 


'졸음운전의 종착지는 이 세상이 아닙니다' 등 직설적인 문구가 혐오스럽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정신이 번쩍 든다는 등 지지도 얻었다. 결과적으론 지난달 말까지 올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를 25%나 줄이는 성과를 냈다.


김 사장은 "춘곤증이 몰려오는 4~5월에 사고가 많은데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전체 사망사고의 60%나 된다"며 "욕을 먹어가면서도 이런 노력을 한 덕분에 작년보다 생명을 35명이나 더 살렸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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