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건설의 동행" - 김영수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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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도 건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오랫동안 건축은 복잡한 도면, 아파트와 빌딩과 같은 건설의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인식돼 왔다. 


그러나 웰빙 열풍과 더불어 시작된 ‘사는 곳’에 대한 관심은 사람들을 건축의 세계로 이끌기 시작했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지내야 했던 사람들의 집을 무상으로 고쳐주는 ‘러브하우스’ 같은 TV 프로그램부터 최근의 ‘말하는 건축가’나 ‘건축학개론’ 등 ‘건축’을 키워드로 하는 영화까지 인기를 끌면서 더욱 그 관심이 높아졌다. 


서울 삼청로 국립현대미술관은 설치미술가인 서도호 작가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을 개관특별전으로 열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제 의미 없던 실내공간을 각자의 취향에 맞게 꾸미는 데 관심을 기울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 한옥이나 황토집을 짓거나 삼삼오오 뜻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건축 답사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건축은 이처럼 우리 일상생활에 친숙하게 자리 잡게 됐지만 건축과 건설의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건축은 건축기본법에 따르면 ‘건축물과 공간환경을 기획,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하는 것’이라고 한다. 

건설은 사전을 찾아보면 ‘건물, 설비, 시설 따위를 새로 만들어 세움’이라고 설명돼 있다. 영어로 건축은 아키텍처(architecture)로 건축물의 뜻을, 건설은 컨스트럭션(construction)으로 구조물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건축과 건설은 그 일을 수행하는 사람과 추구하는 가치, 업의 본질에서 현격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건축을 하는 사람은 전문 자격을 가진 건축사들이다. 

반면 건설업자에게는 아무런 자격이 요구되지 않는다. 건축이 추구하는 가치는 건축의 창작성과 도시의 맥락에서 건축물이 가지는 문화성, 예술성, 공공성 등이다. 

그러므로 건축은 도시와 개인의 다양한 요구와 범죄 예방 등 사회변화를 수용하는 시스템으로 설계의 중요도가 높다. 반면 건설은 건축, 토목, 플랜트의 시공 효율성, 경제성을 추구해 최소비용, 최소기간에 구조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시공이 상대적으로 훨씬 중요하다.

건축은 기술 융합과 복합적인 도시적 가치에 강점이 있고, 건설은 상품화와 규격화에 유리하다. 그러나 품격 높은 건축물과 도시를 만들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설계·시공·감리의 상호 견제와 협력이 필요하다. 이에 건축과 건설은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유럽은 관습적으로 설계와 시공을 구분하고 있으며, 미국은 보험에 따라 전문적인 각각의 영역이 구분돼 있다.

우리는 많은 나라에서 건축과 도시가 문화관광자원이 되고 있음을 보고 있다. ‘무엇을 만들까’ 하는 설계에 무게를 둔 건축과 ‘어떻게 만들까’ 하는 시공에 목적을 둔 건설의 수준이 균형을 이루며 발전해야 한다. 

그렇게 되어 우리가 다른 나라의 건축과 도시를 보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 외화를 쓰는 것처럼, 우리의 도시와 건축도 외국 관광객이 일부러 찾을 수 있도록 볼 만한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갖추게 되길 기대해 본다.

김영수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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