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와 해외건설 - 최중석 해외건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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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 해외건설의 최대 화두는 저유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는 작년 6월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문제는 저유가 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12월 발간한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2015년 평균 유가를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68.1달러로 예측했다. 이는 2011~2013년 평균 유가 110.5달러의 약 60%에 불과한 수준으로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분은 연간 약 1조4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유가 변동에 민감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과 산업설비 공종에 특화돼 있는데 이들의 2014년 수주 비중은 각각 47.5%, 78.4%에 이른다. 따라서 저유가 국면이 지속될 경우 해외건설 수주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될 전망이다. 

 

우선 석유 수출대금으로 대부분의 재정지출 수요를 충당하는 중동·북아프리카 산유국의 경우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수입 감소를 반영해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으며, 결과적으로 인프라 투자도 축소·지연이 불가피하다.

 

다만 재정 균형 유가가 높지 않거나 혹은 외환보유고가 풍부한 걸프협력국(GCC)은 적자예산 편성 등으로 삭감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재정 여건이 열악한 나머지 국가들은 큰 폭의 재정지출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한 저유가는 석유산업 전반의 시설투자 부진을 초래할 수 있다. 이미 석유기업 코노코필립스는 2015년 시설투자를 전년 대비 20%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최대 셰일오일 기업 중 하나인 콘티넨탈도 2015년 시설투자 계획을 당초 52억 달러에서 27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렇듯 석유산업의 시설투자가 축소되면 우리나라가 주력하고 있는 원유시설·정유·파이프라인·석유화학 등 분야의 프로젝트 발주가 감소하게 된다. 특히 석유산업 투자 부진은 중동·북아프리카 지상 유전에 비해 생산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남미·남아프리카·중앙아시아·동유럽 지역과 비전통 석유 분야의 신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현저히 나타날 전망이다.

 

물론 저유가가 해외건설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IMF는 저유가로 석유 수입국의 소비 여력이 증대되면 세계 경제가 0.3∼0.8% 정도 추가 성장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신흥국의 경기 회복이 확대되면 인프라 투자도 동반 성장할 수 있음은 자명하다. 

 

그러나 최근의 급격한 유가 하락이 글로벌 디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고, 미국 양적완화 종료 및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도 있어 신흥국의 경기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 건설기업은 당면한 저유가 위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부정적 파급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는 걸프협력국(GCC) 등에서 수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다음으로 비(非) OPEC 국가 및 비전통 석유 분야 프로젝트는 생산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이 낮으므로 신중하게 지역 다변화 및 공종 다각화를 추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울러 산유국의 프로젝트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 자연스레 신흥국 인프라 프로젝트에 집중하게 되는데, 신흥국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현재의 저유가 국면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시작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재편 흐름의 연장선 상에 있으며, 앞으로도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글로벌 비즈니스 전개를 위한 우리 업체의 시장 이해력 제고 및 리스크 관리 강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최근의 수익성 악화 사례를 거울삼아 시장 축소 혹은 경쟁 심화 상황에서 무리하게 외형 성장을 도모하기 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시아투데이]홍선미기자
smhong@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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