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1+1…거주·임대 두마리의 토끼

큰 집 대신 작은 집 두 채 받아 월세 수입 원해

 

 

저금리 기조와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서 신길뉴타운 등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선 임대주택으로 쓸 수

있는 작은 집을 여러 채 갖으려는 조합원이 늘고 있다. 신길뉴타운 전경 (자료제공 : 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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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돈의문뉴타운 재개발구역의 낡은 집을 갖고 있는 김모(56)씨는 최근 조합원 분양신청에서 새 아파트 두 채를 받기로 했다.

 

84㎡형(이하 전용면적)과 33㎡형이다. 김씨의 기본 주택이 커 전용 101㎡ 초과 중대형을 분양받을 수 있지만 작은 두 아파트를 선택했다. 84㎡형은 들어가 거주할 집이고 33㎡형은 임대해 월세를 받을 목적이다.

 

김씨는 “자녀가 결혼 등으로 분가하고 나면 집이 크지 않아도 된다”며 “작은 집은 주변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에게 월세를 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시장에 임대수익형 바람이 불고 있다. 집을 넓혀 시세차익을 기대하던 투자방식이 달라졌다. 재개발·재건축을 하더라도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원하는 주민이 늘었다.

 

돈의문뉴타운 1구역 조합원 10명 중 한 명 정도가 재개발로 지어진 아파트에서 두 채를 받는다. 전체 조합원 774명 중 60명이다. 본인이 거주할 60㎡ 이상과 임대용 33~59㎡형이다. 본인 거주용으로 가장 큰 집은 138㎡형이다. 59㎡형 두 가구를 받는 조합원도 6명이나 된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7구역 조합원 715명 가운데 25명이 39~59㎡를 한 채씩 더 갖는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3차는 기존 124, 162㎡형 소유자가 본인이 거주할 집의 크기를 줄이는 대신 42,59㎡를 각각 추가로 배정받을 수 있도록 사재건축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3차와 대치동 쌍용 1,2차도 기존의 큰 아파트를 갖고 있는 주민에게 두 집을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동 내외부동산 한원우 사장은 “임대용을 염두에 두고 두 채를 받을 수 있는지 따지는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재개발·재건축으로 큰 주택을 배정받더라도 이전처럼 큰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두 채 중 하나는 60㎡ 이하 선택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격이 비싼 중대형 아파트 선호도가 크게 떨어져 가격 상승률이 중소형보다 훨씬 못하다.

 

금리가 낮아 돈을 굴릴 데도 마땅찮은 데다 1~2인 가구가 크게 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임대가 짭짤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 월세이율이 은행금리의 3배에 가까운 연 8.7%다. 1억원으로 연간 870만원, 월 70여만원의 월세를 받을 수 있다.

 

임대 수요자들은 오피스텔이나 다세대·다가구주택보다 부대시설을 잘 갖춰 편리한 아파트를 더 찾는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특히 은퇴하는 베이부머들은 큰 집이 필요 없고 고정적인 수입이 절실해 임대 놓을 수 있는 소형 주택을 원한다”고 전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의 경우 원래 한 명이 두 채를 분양받을 수 없었으나 지난해 말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가능해졌다. 기존 주택의 전용면적 범위 내에서 두 집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두 채 중 하나는 전용 60㎡ 이하여야 하고 입주 후 3년간 팔 수 없다.

 

특히 재건축 임대투자는 앞으로 더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굳이 전용면적이 큰 집을 구입하지 않고 작은 집을 여러 채 사면 된다. 재건축 조합원이 갖고 있는 주택수만큼 새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수는 3~5가구로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를 통과하면 관리처분계획(일반분양 계획) 인가를 신청하는 단지에 적용된다. J&K도시정비 백준 사장은 “재건축으로 내집을 마련하려는 수요 외에 임대수요까지 늘어 재건축 시장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인스랜드 안장원·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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