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철도에도 TSM(교통체계관리)이 필요하다 - 한우진

 

경의선 복선전철 ©코레일

 

수도권에서 운행중인 착석열차: 누리로 및 ITX-청춘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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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27일은 광역철도 경의선의 공덕~용산 구간이 개통되는 날이다.

 

이로서 경기도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방사형의 기존선 개량 중심 광역철도들은 일단 전구간이 완성된다.

 

90년대에 신설선 중심의 과천선, 일산선, 분당선이 개통된데 이어, 지금 21세기 초반에 경원선, 경춘선, 중앙선, 경의선 등 기존 철도를 개량한 광역철도들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노선들이 지어지는 와중에 분당선이나 경부선(1호선)처럼 기존선을 연장하는 노선들도 있었고, 신분당선이나 공항철도처럼 급행성격이 강한 신개념의 노선도 있었으며, 수인선처럼 아직도 짓고 있는 순환형 노선도 있다. 어쨌든 이들 기존선 개량 방사형 광역철도 사업들이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된 점은 매우 뜻 깊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21세기 들어 광역철도 사업들이 적극적으로 시행된 것은, 물론 수도권의 광역철도 노선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꾸준히 노선을 늘려온 서울지하철과 달리 광역철도는 노선수와 노선길이가 태부족하여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광역교통이 몸살을 앓았다.

 

특히 수도권은 계속 확장되고 경기도에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는데 광역철도가 없으니 도로가 하루 종일 혼잡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광역철도의 빠른 건설과 개통은 지상과제였다.

 

하지만 이러한 급한 건설은 문제점도 낳았다. 일단 수도권 전철망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개별적인 노선들로 건설되어, 이들 노선을 합친 ‘철도망’의 관점에서 그다지 효율적이지가 못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도로는 직선으로 뻗어나가는데 전철은 이리저리 굴곡을 갖거나, 직선 방향으로 이동하는데도 환승을 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그런 사례다.


또한 개별노선 추진시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보니 주변의 압력에 쉽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개포동 지역에 지하철보다도 짧은 간격으로 역이 연이어 설치된 분당선의 사례를 들 수 있다. ‘광역철도는 반드시 일정 이상의 표정속도를 가져야 한다’, ‘표정속도를 어느 이상 떨어지게 만드는 역을 신설할 경우, 급행열차를 반드시 운행시켜야 한다’ 같은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켰다면 이 같은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광역철도라면서 차량이나 서비스는 사실상 도시철도와 별 차이가 없다는 점도 짚고 나가야 한다. 광역철도라면 도시철도보다 최고속도와 표정속도가 더 높고, 착석서비스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급하게 광역철도를 건설하다보니 도시철도와 별 차이가 없는 광역철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일부 노선에서 착석 서비스가 제공되긴 하나 지역적으로 차별이 있고, 기존 광역철도망과의 통합 측면에서도 개선할 점이 많다.

 

결국 오는 12월 기존선 개량 방사형 광역철도 건설이 마무리되는 기쁜 상황 속에서도, 아직 우리의 광역철도망은 끝마무리가 부족한 제품처럼 투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보다 세련되고 효율적인 광역철도망이 되기 위해서 광역철도에도 ‘TSM’을 적용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수도권 광역철도망 노선도 ©코레일

                                   

TSM이란 Transportation System Management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교통체계관리나 교통운영체계개선이라고 부른다. TSM은 원래 도로교통에서 쓰는 말인데, 장기적이고 대규모 투자비가 소요되는 시설을 통한 거시적 개선방안이 아니라, 단기적이고 소규모의 투자비를 통해 최대의 교통 개선 효과를 내기위한 미시적 방안을 말한다. 이 같은 TSM을 통해 도로교통에서는 통행시간단축, 통행비용절감, 쾌적성이나 안전성의 향상 등을 꾀한다.


도로에서 TSM이 등장한 이유는 기존의 도로 건설과 같은 시설 확장으로는 교통문제 해결에 한계를 맞이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교통대책의 양보다는 질을 따지는 것으로 사회적 관점으로 옮겨간 것도 한 몫했다. 더구나 SOC예산의 부족으로 저비용 대책이 요구된 것도 이유이다.

 

이 같은 TSM은 기본적으로 저비용을 투자하여 고효율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는 지역적, 미시적으로 시행하고 투자의 결과가 나오는 시간을 최대한 짧아지도록 단기 대책을 추구한다. 또한 교통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조정과 균형을 중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서비스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특정 요소의 부족이 전체적인 서비스 수준을 하락시키기 때문에, 각 분야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부산시 TSM 총괄도 ©부산광역시


이 같은 TSM을 보고 있으면, 철도에도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행 수도권 광역철도망도 그동안 양적 팽창에만 급급하다보니 서비스의 질이 충분히 올라가지 못한 상태였다.  또한 SOC예산의 제약을 받는 것은 철도도 마찬가지이며, 더욱 더 빨라지는 사회 변화의 속도에 따라 투자 후 빨리 개선효과가 나오는 대책이 선호된다.

 

결국 수도권 광역철도망의 질적 서비스향상을 막고 있는 ‘아킬레스의 건’ 같은 곳에 도로의 TSM과 같은 미시적 저비용 투자를 시행함으로써 기존 광역철도망의 효율성을 높이고 단기간에 편익 도출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양적 투자를 많이 했지만, 끝마무리가 부족하여 상품성이 떨어지는 제품에 대해, 마무리를 세련되게 하여 보다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한 관점에서 수도권 광역철도망에 대해 제안하고 싶은 대책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노선간 직결운행을 통해 노선을 직선화하고 도로와 동선을 일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곳이 신분당선과 분당선이다. 현재 1번 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는 강남에서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는데 수도권 전철은 신분당선 강남~정자와 분당선 정자~기흥으로 쪼개져 있어서 정자에서 환승을 꼭 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기흥부터는 노선이 서쪽으로 꺾이는 관계로 1번 고속도로를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다. 수도권 광역버스들이 1번 고속도로를 계속 따라가며 동탄, 오산까지 이르는 것과 비교된다.

 

결국 정자역에서 선로를 연결하여 신분당선과 분당선의 직결운행이 가능하도록 하면 효과가 크다. 물론 이렇게 만들기 위해 차량이나 신호, 영업체계 등에서 추가 투자가 필요하긴 하나, 토목위주의 거대한 투자가 아닌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야말로 도로의 TSM과 같은 미시적인 저비용 고효율 투자인 것이다.

 

이와 같은 대책은 서울연구원(옛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지난 2005년 제안했던 ‘서울시 지하철노선 개편방안’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서울연구원은 서울지하철의 문제점을 네트워크 측면에서 보고 노선간 직결을 중심으로 이를 재구성하는 리셔플링(Reshuffling)방안을 제시했었다. 결국 이 같은 리셔플링 노선개편을 광역철도로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서울연구원이 제시한 서울지하철 노선개편(Reshuffling) 방안 ©서울연구원

 

분당선 외에도 철도가 도로를 따라갈 때 환승을 해야 하거나 노선이 끊겨 있는 경우는 자주 찾아볼 수 있다. 경춘선이 도심 진입을 못하고 있는 것, 김포도시철도와 서울9호선이 동선상 이어져 있지만 환승을 해야 하는 것, 신분당선이 강남에서 끊겨있는 것 등 많은 사례가 있다.

 

경춘선의 경우 도심진입을 위해서는 선로용량 부족으로 복복선이 필요하다지만, 중앙선과 경춘선의 분기를 입체교차로 만들고 망우에서 분리통합운전을 시행하는 방법도 있다. 분리통합운전은 합류 안쪽 구간의 선로용량을 절약하게 해주며, 분기노선의 수요 감소에도 저절로 대응되는 장점이 있다. 물론 스크린도어 위치 조정이라든가 입체교차선 설치 등이 필요하지만, 복복선보다 훨씬 저비용에 빠른 공기로 끝낼 수 있는 대책이다.

 

김포도시철도와 서울9호선처럼 하드웨어적 차이로 도저히 해결방법이 없을 때는 소프트웨어적인 방법도 동원할 수 있다. 김포도시철도의 차량 외장과 내장, 안내체계, 사이니지(signage) 등을 서울9호선 쪽으로 통일시키고, 양 노선이 통합안내를 시행하여 마치 한 노선처럼 안내하는 것이다. 비록 김포공항역에서 환승은 필요하나, 통일된 안내체계는 심리적 환승저항을 줄여주는데 도움이 된다.


둘째로 수도권 전철망의 최대 약점 중 하나인 낮은 속도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의 광역전철은 표정속도가 자가용보다 낮은 실정이다. 자가용은 접근성이 극도로 뛰어나므로 광역철도가 이를 이기기 위해서는 이동성면에서 자가용을 압도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단순한 표정속도조차 자가용에게 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광역철도의 표정속도가 자가용에 육박하는 것은 물론 그보다 훨씬 더 높아져야 낮은 접근성을 보완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광역철도의 표정속도를 높이는 방법은 급행열차 운행이 있다고 잘 알려져 있지만, 문제는 현행 급행열차의 운행이 너무 적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급행열차가 종착역까지 가지 않는 것이 대표적이다. 용문을 앞두고 양평까지만 가는 중앙선, 신창까지 가지 않고 천안까지만 가는 1호선 등이 그러하다. 이런 곳에서는 급행열차를 종점까지 연장 운행시키는 것이 좋다. 대신 종점까지 가던 완행열차를 현행 급행열차 종점까지만 운행시키면 총 운행거리가 동일하여 운행비용이 늘어나지 않는다.

 

연장 운행구간에서 급행열차가 전역(全驛)정차를 하면 역별 운행횟수도 동일해진다. 이러한 변경은 비용이 더 들지도 않으면서 종점역 승객에게도 급행열차 혜택을 줄 수 있는 좋은 방안이므로 최고의 TSM대책이다. (이 같은 운행방식을 ‘장거리 급행, 단거리 완행 방식’이라고 부른다               

 


중앙선 노선도 및 급행계통도(적색), 왜 급행열차를 용문까지 보내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코레일


기본적으로 현재 수도권 광역철도망 급행열차 운행의 문제점은 대피선이 없는 곳에서는 대피선이 없어서 급행열차가 운행되지 않고, 대피선이 있는 곳에서는 대피선이 있는데도 충분한 급행열차가 운행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선 대피선이 있는 노선에서는 대피선을 최대한 활용하여 급행열차를 적극 운행해야 한다. 급행열차가 많아지면 급행비정차역 승객이 불편해질까봐 급행열차를 늘리지 못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급행열차를 늘리지 않다보니 노선 자체의 승객이 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게 더 심각한 일이다.

 

급행열차를 운행하는 도시철도인 서울9호선을 보면, 급행비정차역에 열차수가 적다는 민원보다 급행열차가 혼잡하다는 민원이 훨씬 많다. 새로 도입되는 차량도 급행열차에 먼저 투입되고 있다. 현행 광역철도의 급행운행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급행비정차역의 수송 임무는 과감하게 버스에게 이양하고, 광역철도는 표정속도를 높인 급행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이 광역철도의 경쟁력을 높이고, 해당 광역철도 노선 전체의 승객 수를 늘리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광역철도가 모든 역의 승객을 직접 수송하려는 욕심 때문에 경쟁력이라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잃어서는 안 된다.

 

TSM대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급행비정차역 역세권에서 급행정차역으로 연결되는 노선버스를 확충하고, 급행비정차역에서 급행정차역까지 승객을 옮겨주는 완행열차를 최적화해서 운행시켜야 한다. 어디까지나 급행열차가 주된 열차이고 이를 보완하는 게 완행열차다. 현재처럼 완행열차가 주된 서비스이고 급행열차가 최대한 조금만 운행되는 특별서비스가 되어서는 광역철도의 속도향상은 요원한 일이다.

 

한편 이미 급행운행 중인 노선에서는 효율적인 완급결합이 되도록 시각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완급결합이 잘 되어야 승객이 완행과 급행을 효율적으로 갈아탈 수 있으며, 환승낭비시간을 최소화하고 급행의 영향력을 노선 전체에 퍼지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선형의 제한으로 인하여 완급결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투자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어떤 광역철도 노선의 A역부터 B역까지가 운행시간이 길어서 노선 전체의 완급결합이 잘 안되고 있을 때 이 구간의 운행시간을 약간만 줄일 수 있다면 훨씬 효율적인 완급결합 시각표를 작성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면, 해당 구간의 소요시간 단축이 가능하도록 우선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다.

 

신호개선, 폐색길이 단축, 좀 더 세분화된 제한속도 step설정, 캔트량 향상, 곡선부를 다소 직선화 등등 방법은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투자의 규모를 가급적 잘게 쪼개어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해당 부분만 저비용 투자를 하면 큰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다.

 

한편 대피선이 없는 노선인 경우, 꼭 필요한 곳에만 대피선을 설치하거나 부분 복복선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지하 노선중 지상역이 있을 때 우선적으로 대피선 설치하기, 역을 신설할 기회가 생길 때 대피선도 함께 설치하기, 기존 역에 양방향 대피선 설치가 어렵다면 한 방향만 설치하기, 두 역 사이만 복복선으로 만들어 이곳에서 주행 중에 추월대피를 하기 등등 방법은 다양하다.

 

어디까지나 미시적인 최소한의 단기적 투자로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TSM의 기본 철학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착석서비스의 지속적 확대가 필요하다. 광역버스에 비해 광역철도가 밀리는 부분이 착석 여부이다. 광역철도가 광역버스를 이기기 위해서는 광역버스의 착석을 상쇄할 수 있을만한 빠른 속도를 제공하거나 아니면 광역철도도 직접 착석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앞서 표정속도 향상에서 정리한 사항이고, 광역철도가 직접 착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현재 수도권 광역철도망에서 착석서비스는 경춘선의 ITX-청춘과 경부선(1호선)의 누리로 열차에서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누리로는 1호선 노선을 따라간다는 점과 서울역과 신창역에서 고상플랫폼을 쓴다는 점을 빼면 일반열차와 별 차이 없이 운행되고 있다.

 

운임체계도 마찬가지로서 수도권 전철과는 동떨어져 있다. 광역철도의 착석서비스라고 보기에는 뭔가 기존의 수도권 광역전철망과 통합적인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같은 열차를 타면서 착석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속도 기반의 운임은 동일하게 받고, 착석 요금만 추가로 받는 것이 맞는 방법일 것이다.

 

지역적인 차별도 문제인데, 착석서비스가 필요한 곳이 경부선과 경춘선만은 아닐 것이다. 물론 대량수송을 위해 서비스를 입석으로 표준화한 점은 이해가 되지만, 서비스의 질과 다양화가 중시되는 21세기에도 획일화된 입석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결국 광역철도의 착석서비스 제공은 향후 광역철도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격적인 착석 전용 차량을 도입하거나 대규모 영업체계를 갖출 여력은 없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저비용 고효율 단기대책인 TSM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 운행 중인 전동차의 T카를 2층이나 단층의 좌석차량으로 바꾸거나 추가하고 스마트폰으로 구입하는 착석권을 발행하여 좌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자유석의 개념을 도입하여 판매되지 않은 좌석에는 누구나 앉을 수 있게 하되 스마트폰으로 착석권을 구입하면 그 사람에게 앉을 권리를 주는 식이다.

 

다소 행정편의주의적이라고 보일 수도 있겠으나 화장실을 생략하고 스마트폰으로만 좌석권을 발행하면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다. 코레일은 더 이상 철도청이 아니다. 공무원 입장에서 모든 승객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지나간 환상이다.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나눔카(카셰어링)조차도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고 있으며, 전화로 예약하면 추가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좌석칸 도입으로 차내 혼잡도가 높아질 수도 있으나 서비스 향상을 위한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이해해줄 필요도 있다. 좌석권 발매로 인해 수입이 늘어난다면 추가 차량 도입의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편 기존 노선이 아니라, 수도권 광역철도망의 신설 노선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나 서해선(신안산선, 대곡소사선, 소사원시선), 중부내륙선(월곶판교선, 성남여주선) 등은 새로 짓는 노선인 만큼 기존 광역철도의 비효율성을 답습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하고도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환승체계, 열차운행방식, 안내체계 등에 있어서 기존 광역철도망의 시행착오를 피하고, 기존 광역철도망과 고도로 최적화된 연계 운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실행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기구의 필요성도 시급하다. 현재 수도권 광역교통정책은 시도간 버스노선조정조차 난항을 겪을 정도로 난맥상에 빠져있는 상태이다. 본고에서 제안한 수도권 광역철도망을 위한 질적 개선 정책은 국토교통부, 코레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각 민간철도사업자, 경찰청(도로교통관할), 버스업체들, 환승센터 사업자 등 무수히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는 사업이다.

 

이렇게 이해관계자가 많기 때문에 수도권 광역교통에 대한 종합적인 권한과 의무를 갖고 정책을 독립적이고 일관되게 추진해나갈 수 있는 기구의 필요성이 크다.


이러한 기구가 없으면 본고에서 제안한 여러 기관이 얽혀있는 단기대책보다는, 한 개 기관에서 할 수 있는 장기대책에 매달리는 부작용이 생긴다. 또한 정책간의 우선순위 조정도 되지 않는다. 각 기간별 정책추진의 시기와 규모가 불일치해 효율이 오르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현실성과 효과가 의심스러운 메가 프로젝트가 정치적인 이유로 너무 쉽게 결정된다든지, 시급하지도 않은 도시철도가 무작정 건설되는 등 문제가 많이 생긴다. 당장의 건설비도 문제이지만, 운영비 때문에 후세에 두고두고 짐을 지우게 될 수도 있다.

 

수도권전철 개통 당시와 40년 후인 현재의 모습 ©코레일

 

올해로 40년이 된 수도권 광역철도는 수도권 발전을 견인하며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문화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다만 급격한 양적 팽창에 따라 여러 가지 비효율적인 부분이 생겨난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인구증가율이 하락하고 있으며, 수도권의 기능 분산을 위한 세종시, 혁신도시 등 다양한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기존의 양적 팽창 중심의 수도권 광역철도 정책은 한계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제는 기존의 광역철도망에 저비용 단기대책을 추가함으로서 효율을 높이고, 각 노선간 연계성을 높일 때라고 할 수 있다.


도로가 마찬가지 과정을 거쳐 오면서 TSM 대책이 유용한 교통대책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철도도 이에 착안하여 미시적 저비용 단기대책으로 기존 광역철도망의 부족한 곳을 메꾸어주어 내실을 기하는 ‘철도TSM’이 본격 논의될 시기라고 본다.*

한우진 (인터넷레일뉴스 칼럼니스트, 미래철도DB 운영자, 교통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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