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웨어러블 ‘아이언 맨 슈트 Wearable 'Iron-man suit', Korea

LIG넥스원,

토종 웨어러블 로봇 ‘렉소(LEXO)’ 공개

“50㎏ 배낭이 솜털같네!”

 

 

한국형 군사용 웨어러블 로봇 비교


 

 

‘윙, 윙.’

유압펌프가 작동하는 저음이 허리 쪽에서 들려왔다. 등에 매고 있는 50㎏ 배낭 무게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기자의 다리를 감싸고 있는 로봇 다리가 대신 힘을 써 주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 판교R&D센터. 보안 서약서를 쓰고 X선 검사기를 통과한 다음에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곳 지하 실험실에선 신형 웨어러블(입는) 로봇 ‘렉소(LEXO)’ 개발이 한창이다. 입는 로봇은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이 입는 로봇처럼 몸에 걸쳐 힘을 키워주는 보조용 로봇이다.

 

렉소는 다리 힘을 키워 무거운 짐을 짊어질 수 있게 도와주는 군사용 입는 로봇. LIG넥스원이 올해 12월 완성을 목표로 4년 째 독자적으로 개발해왔다. 렉소는 22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4 로보월드’ 행사에 공개되기 전 본보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군인 훈련 자세 거뜬히 소화

직접 용해 본 렉소는 갈색 알루미늄 몸체에 일명 ‘찍찍이’로 불리는 밸크로와 플라스틱 끈으로 다리를 단단히 고정해 안정적인 느낌을 줬다. 여기에 유압식 구동장치(액추에이터)를 구비해 강력한 힘을 냈다.

 

렉소의 무게는 40㎏ 정도. 최대 80㎏의 짐을 짊어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안정성 문제로 50㎏ 이하의 짐을 짊어지고 테스트한다. 렉소와 배낭의 무게, 여기에 기자의 몸무게 80㎏을 합하면 총 170㎏에 달하지만 기자는 큰 불편 없이 이리저리 걸어 다닐 수 있었다.

 

좀더 험한 길에서 렉스를 시험하려고 금속 부품 상자를 몇 개를 포개놓고 계단 삼아 오르내렸다. 한쪽 발을 헛디뎌 중심을 잃는 순간, 렉스를 걸치지 않은 것처럼 나머지 다리가 반사적으로 움직여 중심을 잡았다. 넘어질 위기에서 벗어나고 나서야 “다리가 왜 옆으로 벌어지느냐”고 물었다.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입는 로봇은 다리가 앞뒤로만 움직이는데 렉소는 옆으로도 움직인 것이다. 유재관 LIG넥스원 수석연구원은 “렉소는 하체 관절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엉치와 발목이 상하 좌우 회전 등 세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렉소를 믿고 여러 가지 동작을 시험해 봤다. 렉소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앉아쏴 자세, 쪼그려 앉기 자세 등 실제 군인들이 훈련에서 소화해야 하는 다양한 동작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착용자 다리 동작 예상해 관절 움직이기도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군용 입는 로봇은 렉소를 포함해 2012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발표한 ‘하이퍼(HyPER) 3’과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하지근력증강로봇’ 등 세 종류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활동성 면에서는 렉소가 가장 앞서는 걸로 보인다. 유압식 로봇의 특징인 시끄러운 펌프소리를 줄인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외국의 입는 로봇과 비교하면 아직 추가연구가 필요하다. 렉소와 비슷한 형태로 군사용 입는 로봇으로는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미국 록히드마틴의 ‘헐크(HULC)’는 90㎏ 이상의 짐을 짊어지고 시속 16km로 험지를 뛰어다닌다.

 

렉소는 사람의 동작을 따라할 수 있도록 ‘가상토크제어’ 방식을 사용한다. 중력의 방향과 무릎의 각도를 비교해 착용자의 다리 동작을 예상하고 여기에 맞춰 관절을 움직인다. 8㎏짜리 배터리 두 개로 5시간 이상을 버티고, 배터리만 갈아 끼우면 계속 움직일 수 있다.

 

유 연구원은 “무거운 방화복과 산소탱크 등을 짊어져야 하는 소방관용 입는 로봇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사이언스 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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