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한 건설업계 '구원투수' CEO 4인방

 

왼쪽부터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김창근 SK건설 의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지난해 건설업계 경영난은 상상을 초월했다. 건설사별로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관련 검찰조사, 실적쇼크, 워크아웃 등 삼중고(三重苦)가 이어지면서 부도설과 매각설 등 갖가지 뒤숭숭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

 

특히 사정이 낫다던 해외사업도 결국 적자투성이 저가(低價)수주로 밝혀지면서 중소·중견 건설사에 이어 대형 건설사까지도 부도 위기를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다행히 건설사들은 사상 초유의 위기를 큰 잡음없이 극복하고 있다.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바톤을 이어받은 ‘구원투수’의 활약 덕분이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벌어진 일 뒷수습만 1년

지난해 1조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던 대우건설은 악몽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한 박영식 사장이 실적 회복의 핵심 주역이다. 대우건설은 올 2분기까지 영업이익 1030억원을 기록했다. 박 사장이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 국내외 부실 사업장 정리, 내실 경영에 나서면서 다시 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박 사장은 특히 조직관리에 신경쓰고 있다. 회사에 내홍이 겁치면서 조직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다. 박 사장은 서종욱 전 사장이 4대강 담합 조사에다 건설업자 로비 의혹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후 급하게 선임됐다.

 

그뒤 박 사장은 1년간 뒷수습하기 바빴다. 4대강 사업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지난해 9월 대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고, 하청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임직원은 올해초 구속됐다.

 

국세청도 대우건설을 가만두지 않았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서울지방국세청이 지난해 조사 직원만 100여명을 파견해 회계 장부 등을 확보해갔다. 지난해말에는 전 대표 시절 진행됐던 사업들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금융감독원 감리가 결과를 앞두고 있다.

 

임병용 GS건설 사장, 해외서 본 적자 다시 해외수주로 만회

GS건설은 지난해 부진을 털고 올해 들어서만 약 6조5000억원의 수주를 기록했다. 임병용 사장의 재무관리 능력과 과감한 조직개편·경영전략이 한몫을 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 GS건설은 영업이익이 7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이익부분에서도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내실경영 이외에 임 사장은 수주에도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임 사장이 직접 인도·쿠웨이트·UAE 등 해외 현장에 찾아가 수주를 진행해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장에서 뛰는 CEO 덕분에 GS건설 신규수주는 8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가 늘어났다.

 

GS건설 관계자는 “임 사장 취임 이후 점차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만큼 올해 흑자로 전환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해외수주도 임 사장이 강조하는 수익성이 우수한 프로젝트를 선별 해 수주하는 등 이전과는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근 SK건설 의장, 3분기 흑자전환 예상 내실경영 중점

SK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사우디와 아랍에메리트 등 중동지역 손실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봤다. 해외사업 부실로 상반기 누적 손실이 2088억 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최창원 SK건설 부회장이 물러났다.

 

최 부회장의 사임은 회사 체질개선과 분위기 쇄신이 이유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경영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 부회장이 돌연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하고 지분을 내놓으면서 김창근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경영을 담당했다.

 

김 의장 경영 체제에서 1년은 성공적이란 평가가 많다. 김 의장은 1981년 SK케미칼 자금부 외환과장을 시작으로 2000년 재무지원부문장(부사장)까지 20년간 재무 실무를 맡아왔다.

 

김 의장의 내실 경영 덕분에 SK건설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438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SK건설 관계자는 “3분기에도 흑자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수익성 위주로 사업이 개편되면서 영업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제2롯데 관련 시험대 통과

롯데건설은 다른 의미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에서 각종 사고가 발생하면서 조기개장이 물거품 될 상황까지 갔기 때문이다. 잡음이 끊이지 않던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재정비하기 위해 김치현 사장을 그룹에서 내려 보냈다.

 

위기 상황 맞은 건설사의 경우 대부분 재무통이 사령탑으로 오기 마련인데 김 사장은 독특하게 전략통이다. 실적으로 인한 위기가 아니라 현장사고 수습과 조기개장 인허가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도 지난 1월 취임 일성으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을 성공적으로 완공하기 위해 현장 중심 경영 및 윤리 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단 김 사장도 위기를 무난히 넘겼다는 평가다. 이달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저층 건물 3개 동(애비뉴엘, 쇼핑몰,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임시사용을 조건부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조건부 승인이기는 하지만 고층 타워동 공사와 관련해 추가 사고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개장까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0/07/2014100703285.html

조선비즈 김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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