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시철도 2호선, 제대로 된 예측이 필요하다" - 김기홍 광주경실련

예비타당성조사가 만능은 아니야,

수요예측부터 제대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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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시철도 2호선]

광주광역시가 추진하고 있는 두번째 광주 도시철도 노선.
기존 광주 도시철도 1호선의 처참한 실패(...)를 교훈삼아 광주 2호선이 최대한 광주광역시의 주요 지역
을 지나다니도록 하기 위해 노선 변경을 거듭한 끝에 확정된 노선으로 광주 곳곳을 돌아다니는 순환형 노선으로 확정되었다.엔하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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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2호철 계획 재검토 여부'를 놓고 광주광역시가 뜨겁습니다. 지난 9월 3일자 <광주지하철 2호선 논란... 윤장현 시장 이러면 안 된다> 기사에 대해 김기홍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이 반론을 보내와 9월 14일자 <지자체 잡아먹는 도시철도... 광주 2호선 전면 재검토해야>로 글을 실었습니다. 이후 김석현 교수의 <'광주도시철도2호선 반대', 근거를 갖고 말하라>가 실렸으며 이에 대한 재반론을 다시 싣습니다. 이와 관련한 다양한 찬반 논쟁을 기다립니다. [편집자말]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경제 성장 7%, 국민 소득 4만 달러, 세계 7위의 경제 대국을 임기 내 이루겠다는 이른바 747 공약을 발표했다. 당시에도 '칠 수 있는 사기는 다 친 공약'이라고 해서 조롱의 대상이 되었던 이 약속은 물론 지켜지지 못했다.

 

이렇게 지킬 수 없는 공약은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좋은 뜻에서 출발했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이를 달성한다는 미명하에 집행한 정책들은 사회적 형평을 파괴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게 함으로써 사회적 해악으로 작용했다.

도시철도 사업 역시 그렇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긴 하지만 대도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강행한다. 하지만 나중에는 교통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막대한 비용으로 인한 고통만을 남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나라에서 추진된 거의 모든 도시철도 사업은 기본적으로 2배 이상 부풀려진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사업이 진행되었다.

 

그중에 수요 예측의 7%에 불과했던 인천 도시 공항철도와 5%에 불과했던 용인 경전철은 도시철도 수요 예측이 얼마나 엉터리로 진행되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로 인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세금이 낭비됐고 지금도 이러한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도시철도 관련한 수요 부풀리기는 다른 나라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옥스퍼드 대학의 벤트 플뤼브예르그 교수는 '사기에 의한 디자인'이란 논문을 통해 전 세계 44개 도시철도 사업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 논문에 의하면, 승객 수는 평균적으로 예상치보다 50%가 낮았고, 프로젝트의 1/4은 승객수가 최고 70%나 낮았다고 한다.

이렇듯 사업 강행을 위해 관련 정보를 왜곡하고 그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대규모 토목 사업은 오늘도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4년 광주시는 도시철도 2호선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KDI)으로부터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를 제출받았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1호선의 수송 분담률은 지금의 3배가 넘어야 한다. 이러한 예측은 2호선을 반대했던 이들은 물론 찬성했던 전문가들조차 믿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공무원들은 3년이면 들통 날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강변하면서 2호선 사업을 정당화하는 데 혈안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진행하고 있는 도시철도 2호선 용역은 과연 믿을 만할까?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맞춰 본 적이 없는 수요 예측에 대해 확신하는 사람들은 용역 업체의 장학생이라 할 수 있는 일부 전문가와 공무원들뿐일 것이다.

최근 열린 도시철도 TF 회의에서 수요 예측을 한 전문가에 따르면 77% 정도만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사실 이것도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에서 부풀린 내용 검증을 포기했기 때문에 나온 수치지 실제 제대로 검증했을 경우 이보다 훨씬 낮은 수치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만약 김 교수가 사업 추진의 타당성을 제대로 주장하고 싶다면 다른 도시철도 사업의 사례에 대해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하여 제시하는 것이 맞다.

예비타당성 조사해도 예산 낭비,

정확한 수요예측 필요


앞서 언급한 2004년 예비타당성 보고서대로 광주도시철도 2호선이 진행되었다면 도시철도로 인한 재앙이 좀 더 일찍 시작되었을 것이다. 교통문제는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1조에 달하는 비용과 함께 도시 경관과 푸른 길 공원 훼손 등 지역 사회에 더 많은 손실을 끼치게 되었을 것이다.

예비 타당성 조사는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유용한 제도지만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대규모 토목 사업의 수요 부풀리기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업의 정당성을 부여 받아 예산을 낭비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앞서 언급한 2004년 광주 도시철도 2호선 용역부터가 그렇다. 그리고 4대강 사업에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은 이명박 정부가 임기 내 마무리하기 위해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기 싫었기 때문이다. 즉,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쳤다고 한들 4대강 사업을 막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실제 4대강 사업은 기본 설계 용역이나 실시 설계 용역의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사업을 강행했는데 이는 사업의 타당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었다.

이제라도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이 제대로 된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강행하기 위해 왜곡된 수요 예측부터 제대로 하는 것이 맞다. 또 전문가와 공무원들의 그들만의 리그로 결정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정보가 공유되고 공론화되는 과정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이것이 자신들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만 관심이 있는 일반 시민들에 의해 잘못된 정책이 결정되더라도 민주주의는 결국 시민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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