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2기 재건축단지’ 상가와의 전쟁… 조합들 ‘몸살’

과천시 단지별 사업추진 현황 점검
6,7-1단지 상가들 과도한 요구로 합의점 못찾아
결국 존치나 분할 결정… 울며 겨자먹기식 수용도

 

 

재건축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경기 과천시 ‘2기 재건축단지’들이 상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일부 조합들이 상가와의 합의점을 찾지 못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상가소유자들이 수용하기 힘든 정도의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게 조합들의 속사정이다.

 
이에 따라 해당 조합들은 상가를 제척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게 업계의 견해다.

 
상가를 제척하더라도 향후 각종 소송에 휘말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에는 조합이나 상가소유자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상가와 갈등을 빚는 동안 뒤늦게 출발선에 섰던 단지들이 역전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내년부터는 ‘3기 재건축단지’들이 정비계획 수립 등의 본격적인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하루 빨리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1·6·7-1단지 등 상가에 발목 잡혀 사업지연
과천지역 2기 재건축단지들이 상가와의 갈등을 빚고 있어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말 상가조합원 90명 중 70명이 존치동의서를 제출했다.


당시 상가조합원들은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해 줄 것과 무상지분율을 높여달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법 규정에도 없는 영업보상까지 요구했다. 이를 지켜주지 않을 경우 상가를 존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조합은 아파트조합원들이 피해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상가조합원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1단지는 결국 상가를 존치하는 방향을 선택해야 했다. 더 이상 사업을 지연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 4월 상가를 존치시키는 내용으로 건축·교통 통합심의 변경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지난 5월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결의를 받았다.


1단지 조합 관계자는 “조합설립 당시 동의서를 철회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했는데 이제 와서 상가조합원들만의 특별한 요구는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상가조합원들이 존치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건축심의를 다시 받는 등 사업일정이 6개월 정도 지연됐다”고 밝혔다.


6단지 역시 상가 등의 근린생활시설로 인해 발목이 잡혀 있다. 이곳은 단지내에 총 4개의 상가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중 가상가와 나상가 사이의 알력 다툼으로 인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목욕탕도 문제다. 당초 이 목욕탕소유자는 조합설립 당시 동의서를 내지 않다가 조합이 매도청구 절차를 밟던 중에 동의서를 제출했다.


다만 용도를 근린생활시설에서 주거용으로 변경하는 조건을 걸었다. 이후 조합은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목욕탕을 주거용으로 바꿨다. 그런데 또다시 근린생활시설로 되돌려 놓으라고 주장하고 있다.


7-1단지도 상가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이곳은 상가소유자들이 애초에 분할을 요구했다. 이후 조합은 토지분할 소송을 통해 조합을 설립했다.

 
하지만 상가소유자들은 토지측량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조합설립무효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됐다.

 
상가 때문에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되고 재차 인가를 받는 등의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그러면서 시공자 선정 총회를 두 번이나 개최하는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 했다.


2단지, 더 큰 피해 막기 위해 상가 요구조건 일부 수용
타 단지들이 상가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중 과천주공2단지는 상가를 포함해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 역시 상가와 토지분할 소송을 통해 조합을 설립했지만, 이후 시공자 선정과정에서 합의를 이룬 것이다.

 
지난해 3월 2단지 조합은 신축상가의 설계조건 및 상가소유자 대상 보상조건 등에 합의하면서 상가를 포함해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일정 수준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상가를 포함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당시 합의안에 따르면 기존 상가 분양면적의 180%에 해당하는 1천371㎡를 상가 측에 제공하기로 했다.

 
또 상가소유자들에게 배정 우선권을 주고 나머지는 일반분양하는 조건이다. 일반분양 수익금은 77억5천만원으로 확정짓고, 개별 감정평가액에 따라 지급하는 조건도 붙였다.


유익형 2단지 조합장은 “당시 상가를 제외한 채 재건축을 진행할 경우 사업지연을 비롯해 진입도로 설치, 금융비용 등의 리스크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차라리 상가의 요구를 일정정도 수용해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라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공자 선정이 두 차례나 무산됐던 2단지는 상가와 합의에 성공하면서 재건축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단지, 9월말 사업시행인가 신청
6단지는 건축·교통 통합심의 통과

 

단지별 사업추진 현황
과천지역 2기 재건축단지들이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과천시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이주가 이뤄질 경우 전세난 등을 고려해 이주시기를 조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단지, 사업시행인가 신청 눈앞
상가 존치를 결정한 1단지가 이달말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곳은 과천지역 재건축단지 가운데서 가장 빠른 사업추진력을 보였고, 현재도 그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 안에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조합원 분양신청, 시공자와의 본계약 체결,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이주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단지, 세대수 증가 허용… 건축심의 통과
최근 세대수 제한을 풀어낸 2단지가 건축심의를 받는 등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본격화했다. 지난 26일 2단지가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그동안 2단지는 도시기본계획상 정해져 있는 인구배분 문제로 세대수 허용이 불가능했다. 이로 인해 지난 3월 건축심의 접수를 반려시켰다.

 
하지만 수차례에 걸친 민·관T/F팀 회의를 통해 138세대를 더 증가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게 됐다. 이에 따라 조합은 건축심의를 다시 접수했고, 과천시는 이를 통과시켰다.


6단지, 건축심의 변경 조건부 통과
6단지도 지난 1일 건축·교통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8월 한차례 건축심의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용적률이 기존 200%에서 233.5%로 13.5%p가 상향됐고, 세대수도 기존 2천90세대에서 2천125세대로 35세대가 증가했다.

 

이처럼 6단지는 정비계획 변경으로 건축심의 절차를 다시 진행했고, 이르면 올해 안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7-1단지, 건축심의 신청했지만 송사로 지연
7-1단지가 토지분할 등의 각종 소송 등으로 상가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사업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곳은 지난 5월 건축심의를 신청했지만 아직 과천시가 심의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기존에 진행됐던 시공자 선정 총회와 관련해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을 상대로 무효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건축심의 절차를 진행할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게 과천시의 입장이다.


7-2단지,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공람·공고 완료
다크호스로 불리는 7-2단지가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공람·공고를 완료하면서 인가를 앞두고 있다.


이곳은 지난 22일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공람·공고를 마쳤다. 대지면적은 3만1천967㎡이며 용적률 219.57%를 적용해 지하2층~지상25층 9개동 총 543세대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사업시행인가 직전 단계인 공람·공고까지 마치면서 이르면 오는 11월경에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기 재건축단지, 연내 안전진단 실시

 

재건축 예정 단지들은
과천지역 ‘3기 재건축단지’들이 재건축연한에 다다르면서 이르면 내년부터 정비계획 수립 등의 절차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2기 재건축단지를 제외하고 남아있는 재건축 대상단지는 4단지, 5단지, 8·9단지, 10단지 등 4곳이다.


이 단지들은 1980년대 초에 준공된 곳으로 올해부터 법적인 재건축 대상에 해당된다.
따라서 과천시는 연내 안전진단을 실시한 후 D급 판정을 받을 경우 내년부터 3기 재건축단지들에 대한 정비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과천시 관계자는 “현재 정비기본계획상 예정구역으로만 지정돼 있는 3기 재건축단지들의 재건축시기가 도래했다”며 “올해 안에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 재건축판정을 받게 되면 내년에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3기 재건축단지들이 사업을 추진할 채비를 갖추게 된다.
3기 재건축단지들은 10단지만 5층 이하의 저층이고, 나머지 3개 단지는 15층 이하의 중층으로 분류돼 있다.


또 현재 4단지는 1천110세대, 5단지는 800세대, 8·9단지는 2천120세대, 10단지는 632세대 등 총 4천600여세대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2020년을 기준으로 한 도시기본계획상 세대수에 따르면 4단지는 1천377세대, 5단지는 1천443세대, 8·9단지는 2천817세대, 10단지는 1천526세대 등으로 정해져 있다.


앞으로 정비계획 등을 수립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지만 현재 계획상으로는 10단지의 세대수가 기존보다 141%의 큰 폭으로 증가된다

하우징헤럴드

최영록 기자 rok@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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