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사옥의 재탄생… 미술관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1일 개관

 

 

공간사옥, kcontents

 

옛 ‘공간’ 사옥을 리모델링한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가 내달 1일 개관전 개막을 앞두고 21일 전시장을

공개했다. | 연합뉴스

 

아라리오그룹 김창일(63)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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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공간사옥’을 미술관으로…예술이 발휘하는 힘 보여주고 싶어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822010020&wlog_sub=svt_004

 

[동영상]

건축이 숨쉬던 '공간', 예술이 자리했다

 

 

공간사옥 '아라리오뮤지엄…' 미술관으로
빛바랜 벽돌 건물 안 현대미술 걸어

유리 신사옥과 한옥, 카페로 탈바꿈… 키스 해링·백남준·마크 퀸 등 전시

 

"김수근 흔적 지워져 아쉬워" 의견도


분주히 도면이 오갔을 사무실 벽면엔 미국 현대작가 바버라 크루거의 대형 작품이 걸렸다. 밤샘 회의가 이뤄졌을 회의실 자리엔 일본 작가 고헤이 나와의 설치물이 들어섰다. 곳곳에 밴 건축의 열기는 이제 예술의 향취로 도배됐다.

 

한국 현대건축의 선구자인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대표작이자, 1970~80년대 예술인들의 '문화사랑방'이었던 공간 사옥이 미술관으로 새 단장을 마쳤다.

 

지난해 경매에 나온 이 건물을 150억원에 사들인 아라리오 갤러리가 9개월여의 리모델링을 최근 끝냈다. 다음 달 1일 미술관으로 거듭날 이 건물의 새 이름은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이다.


미술관으로 새출발하는 옛 공간 사옥 건물. 왼쪽 담쟁이로 뒤덮인 본관 건물이 미술관으로 바뀌었다. 유리로 된 신사옥 건물은 리모델링의 최대 수혜 공간. 과거 사무실이었던 이 공간은 전망 좋은 카페로 변신했다.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공간은 담쟁이덩굴로 덮인 김수근이 설계한 본관(등록문화재 제586호)이다. 공간의 2대 대표인 건축가 장세양이 증축한 유리 신사옥과 이상림 현 대표가 증·개축한 작은 한옥은 카페·식당 등의 공간으로 변했다.

 

 

 

21일 현장에서 만난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이 밝힌 이 미술관의 모토는 'Life is Art, Art is Life'. "권위적인 미술관은 싫다. 예술이 우리 삶의 일부란 걸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버림받은 공간을 사들였다"고 했다. 세계 200대 컬렉터에 꼽히는 김 회장은 35년간 모은 작품 3700여점 중 90여점을 새 미술관에 넣었다. 마크 퀸, 키스 해링, 트레이시 에민, 백남준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야심 차게 내걸었다. 개관전 제목은 'Really?'.

 

본관은 공간의 전통을 살리겠다는 취지를 담은 미술관의 새로운 작명(作名)에 걸맞게 기존 건물을 최대한 살리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사무실이라는 사적인 공간이 미술관이라는 대중을 상대로 한 공적 공간으로 용도가 바뀌면서 생기는 안전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보강 작업 정도만 했다"는 설명이다. 상업 갤러리인 '아라리오'가 우리 건축·문화계에서 상징적인 역할을 해온 이 건물을 인수한 데 대해 마뜩잖게 생각하는 문화계 일각을 의식한 듯 조심스럽다

 


미술관으로 바꾼 본관 내부. /김지호 기자

 

공간 사옥은 "자궁처럼 아늑하고 창조적인 궁극의 공간(Ultimate Space)"을 지향한 김수근의 건축 철학이 집약된 건축물이다. 반 층씩 쌓아 만든 작은 방 20여개가 옹기종기 연결돼 묘한 공간감을 자아낸다.

 

아라리오 측은 이 매력을 살리려 '하나의 방에 하나의 작가(One room, One artist)'를 내세웠다. 공간마다 그 공간과 어울리는 특정 작가의 대표작 3~5점을 전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전반적으로 오래된 벽돌 건물이 런던이나 뉴욕의 재생 문화 공간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작품과 잘 어울린다.

 

다만, 이 건물의 추억을 공유하는 이들에겐 아쉬울 수도 있겠다. 김수근의 제자로 공간에서 일했던 김원 광장건축 대표는 "우리에겐 열정 넘치는 '생산 공장'이었다. 전시장으로 조용해진 모습을 보니 생경하다"면서 "김수근 선생의 집무실 정도는 남겼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신사옥의 변신은 대중에겐 희소식이다. 사무실과 장세양 기념관으로 쓰이던 공간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카페와 식당이 됐다. 이곳에선 창덕궁의 녹음이 시야 가득 들어온다. 사대문 안에서 전통과 자연, 건축과 예술을 원스톱으로 만끽할 수 있는 새 명소가 될 듯하다.

 

조선닷컴

김미리기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8/22/2014082200083.html?news_Hea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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