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부상한 건설사들의 먹거리는 '스마트 시티'...신사업 분야 파급 효과

 

에너지·친환경·물류 등 신사업 시험대

SK에코, 100% 전력 자립 도시 구축

 

   대형건설사들이 스마트시티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정보기술(IT), 모빌리티, 에너지, 친환경 등 신기술을 종합적으로 적용한 도시다. 건설사들은 건축·토목 외 시도 중인 신사업을 크게 성장시키거나 상용화할 수 있는 교두보로서 스마트시티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로에너지 건축 기술 도입

롯데·GS건설, 베트남 도시 개발 공략

 

새로 부상한 건설사들의 먹거리는 '스마크 시티'...신사업 분야 파급 효과
SK에코플랜트, 현대건설, 한양 등이 참여하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의 조감도. /SK에코플랜트 제공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에코플랜트, 현대건설, 롯데건설, GS건설 등이 국내외 스마트시티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마트시티는 신기술 역량이 중심이 되는 만큼 IT기업이 사업 주도권을 쥐고 건설사는 단순 시공 역할에만 그칠 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건설사들은 자사 신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LG CNS가 주도하고 SK에코플랜트가 참여한 ‘더 인(The 人) 컨소시엄’은 최근 부산 강서구의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는 사업비 5조4000억원으로 국내 스마트시티 중 최대 규모다. 338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이 아닌 에너지 부문 사업자로 참여한다. 3380가구가 사용할 전기를 100%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게 이 사업의 청사진인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컨소시엄 내에서 SK에코플랜트가 관련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전담한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이번 사업에서 에너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면서 “이번 사업을 통해 ‘친환경 분산에너지(전력 소비 지역 인근에서 발전하는 방식) 솔루션 공급사’로 거듭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미국 연료전지 제조사 블룸에너지와 합작사 ‘블룸SK퓨얼셀’을 세우고 경북 구미 공장에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생산, 올해 들어 이날까지 누적 수주 전력 기준으로 국내 연료전지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사업에도 연료전지가 비중 있는 역할을 한다.

 

현대건설은 같은 컨소시엄에 건설 부문 사업자로 참여한다. 단순 주택 시공을 넘어, 자사 기술연구원이 연구개발(R&D) 중인 태양광 기반 제로에너지 기술(에너지 자체 생산을 통해 순소비량을 0으로 만드는 기술)을 적극 도입한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첨단 도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로 부상한 건설사들의 먹거리는 '스마크 시티'...신사업 분야 파급 효과
롯데건설이 개발 예정인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조감도. /롯데건설 제공

 

롯데건설과 GS건설은 해외 스마트시티 개발에 직접 나선다. 롯데건설은 베트남 당국과 협력, ‘호찌민의 강남’으로 불리는 투티엠지구 5만㎡ 부지에 ‘투티엠 에코 스마트시티’ 개발을 추진한다. 사업비는 9억달러(1조1500억원)다.

 

 

롯데건설은 직접 시행사로 나서는 만큼 시공을 넘어 다양한 첨단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맡을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 롯데정보통신과 손잡고 IT 역량을 보완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지만, 자사 기술연구원과 롯데정보통신이 공동으로 드론·로봇을 활용한 물류 시스템, 호텔에 적용될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컨시어지(접객·고객편의) 기술 등을 개발하려 한다”고 말했다.

 

GS건설도 베트남 나베신도시에 에코스마트시티 개발을 진행 중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수처리를 중심으로 확장 중인 친환경 사업과 해외 스마트시티 사업을 적극적으로 접목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근엔 인도네시아 벤처투자펀드인 ‘어반 게이트웨어 펀드’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 현지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새로 부상한 건설사들의 먹거리는 '스마크 시티'...신사업 분야 파급 효과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한양 제공

 

중견건설사 중엔 한양이 현대건설과 함께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사업의 건설 부문을 맡았다. 앞서 2020년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인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유일한 민간 사업자로 참여한 후, 이를 기반으로 조성 중인 ‘솔라시도 스마트시티’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양은 태양광을 포함해 액화천연가스(LNG), 바이오매스 등 에너지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스마트시티는 정의가 통일되지 않은 만큼 정확한 시장 규모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해외 시장조사업체들은 글로벌 시장 규모가 수천억달러(수백조원)이고 매년 10%대 성장을 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도 스마트시티 육성 의지를 밝힌 만큼 국내 시장의 성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장관 취임사를 통해 “모빌리티 혁명의 기본 인프라인 스마트시티 등 구축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스마트시티는 산업진흥과 국민의 편안한 일상을 모두 갖춘 미래이자 현재의 청사진”이라고 했다.

김윤수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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