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윗 사람한테 야단 맞는 것 같은 남한 통일부 장관


마치 윗 사람한테 야단 맞는 것 같은 남한 통일부 장관


조명균 지각 해프닝…이선권 "시계가 주인 닮아"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이 5일 평양에서 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남측 고위급회담 대표단은 이날 오후 6시부터 45분가량 평양 시내 고려호텔 2층 접견실에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북측 고위급회담 대표단과 회의를 열었다. 조 장관은 '10·4 선언발표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 참석차 평양을 방문하던 중 고위급회담을 열었다.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평양 고려호텔에서 열린 '고위급회담 대표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조 장관은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는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속도감 있게 이행해 나가는 데 있어서 큰 중요한 첫걸음의 계기가 됐다"고 인사했다. 또 이날 고위급회담 대표단 회의를 통해 "진지하게 중요한 결실을 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도 밝혔다.


북측 대표단으로는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한상출 북측 적십자 대표, 박호영 국토환경성 부상, 최명일 조평통 참사 등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이쪽에서는 국토환경성에서 도로, 산림, 철도 문제를 다룬다"고도 밝혔다. 

  

조 장관도 동행한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정재숙 문화재청장, 임상성 산림청 산림정책국 국장, 안문현 총리실 심의관을 소개했다. 조 장관은 "철도 분야 국토부 차관이 오시려고 했는데 불가피한 사정으로 못 오셨다"며 "제가 다 논의할 수 있기 때문에 논의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도 "보름 전 북남수뇌상봉 행사 때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오시고 계기가 있을 때마다 얘기가 잘 진행됐다"며 "북남 관계에서 협력 교류를 전담해 보는 부처 책임자들이 다 참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앞서 남북 고위급회담 시작 전에는 조 장관이 회의장에 늦게 도착해 이 위원장이 언짢아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5시 50분부터 회의장 앞에서 기다리던 이 위원장은 조 장관이 6시가 돼도 오지 않자 "단장부터 앞장서야지 말이야"라고 말했다. 조 장관이 6시를 조금 넘겨 회의장에 도착하자 이 위원장은 큰 소리로 "북쪽에서 조국평화통일 위원회 위원장이라는 게 복도에서 하릴(할일) 없는 사람처럼 말이야. 일이 잘될 수가 없어"라고 말해 참석자들을 웃게 했다. 




조 장관은 "제 시계 좀 보시라. 5시 32분"이라며 시계가 고장 났다고 밝혔고 이에 이 위원장은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 닮아서 저렇게 된다"고 농담하며 해프닝을 마무리했다.   

평양=공동취재단,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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