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압구정 35층 재건축 속도


13일 교통영향평가 통과 


내주 지구단위계획 확정땐 35층 수용후 

사업 진행할지, 장기간 기다릴지 선택만 남아

"한강변 주민대상 투표 실시" 구현대·한양, 반발속 대응나서

미성·신현대 "빠른 진행 우선"


서울 한강변 대표 주거지역인 압구정동 아파트단지가 그동안 재건축 추진에 걸림돌이었던 서울시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했다. 오는 22일 열리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문턱만 넘으면 총사업비 45조원 규모, 재개발 대상 아파트가 1만여 가구나 몰린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본격 시작된다. 


압구정 재건축 예상 조감도 출처 서울시

edited by kcontents


1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3일 개최한 교통위원회 본심의에서 압구정 지구단위계획 관련 안건 통과를 의결했다. 시 관계자는 "압구정 개발이 진행될 경우 로데오거리 쪽으로 상업시설이 몰리면서 교통량이 최대 3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설치 예정인 배후도로를 좀 더 확장하는 식으로 보완할 것을 도시건축공동위에서 검토하는 조건으로 통과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2일 도시건축공동위에 교통영향평가 결과가 반영된 지구단위계획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여기서 승인되면 압구정 재건축은 서울시가 대규모 아파트단지 재건축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아파트지구에 대해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 최초 사례로 기록되면서 본격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압구정 지구단위계획 수립의 발목을 잡았던 서울시 교통영향평가가 통과되면서 압구정 재건축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지구단위계획 승인은 압구정 재건축 역시 서울시의 35층 층고 규제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것을 확정한다는 의미다. 향후 추진 과정에서 층고 문제를 둘러싼 서울시와 개발 대상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교통영향평가는 1년 반 넘게 끌어오다 지난 13일 통과된 안에 '구역 내 신설 예정인 배후도로를 좀 더 확장하는 방안을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검토해 달라'는 내용만 추가되며 통과됐다. 교통영향평가가 압구정 개발을 늦춘다는 비판이 커지자 교통평가위에서 일단 통과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압구정 재건축을 위해 남은 행정절차는 이달 22일 열리는 도시건축공동위의 압구정 지구단위계획 승인이다.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은 강남구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 115만㎡를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어 주거와 함께 상업·교통·기반시설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다. 1만여 가구가 거주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한양아파트 등 24개 단지와 SM엔터테인먼트 본사,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등 상업시설이 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된다. 


다만 서울시에서도 전날 열린 교통환경심의에서 도시건축공동위에 검토사항으로 제시한 배후도로 확장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어 공동위까지 통과될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김장수 서울시 공동주택과장은 "기부채납 규모가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배후도로를 확대하려면 공원 등 주민 주거를 위한 시설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일단 종전 지구단위계획을 그대로 다음주 건축공동위원회 심의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압구정 재건축사업을 준비 중인 주민단체들은 교통영향평가로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상 큰 걸림돌이 하나 제거된 데 대해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현재 아파트 단지가 처한 상황에 따라 입장은 조금씩 다르다. 


구현대아파트와 한양아파트는 35층 층고 규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매우 크다. 권문용 압구정 한양 1·2차 재건축추진위원장은 "35층 규제에 대해 한강변 주민 대상 자체 주민투표를 내년 초 진행할 계획"이라며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마땅한 근거가 없이 침해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대 재건축추진위 측은 현재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안에 35층 층고 규제를 45층 수준으로 완화하고 상업시설은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광언 압구정 구현대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우리는 조용한 아파트 단지가 필요하지, 불필요하게 상업시설이 많이 들어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지구단위계획 최종 내용을 보고 추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압구정 미성아파트와 신현대아파트 측은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는 대로 사업 진행에 최대한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박용우 압구정 미성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저희는 땅이 넓어서 지금 3개동인데 35층으로 지어도 5개동이 나온다"면서 "층수 규제와 상관없이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명은 압구정 신현대 재건축준비위1위원장은 "35층 규제를 수용하려는 주민이 많아지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결과 등을 보고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재원 기자 / 추동훈 기자]

[ⓒ 매일경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