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쿠푸왕 피라미드 속 비밀공간 찾아낸 비결은 '입자 물리학?' VIDEO: Scientists Discover a Chamber Hidden Behind the Walls of the Great Pyramid


뮤온소립자 탑지 기법으로 비밀공간 찾아내

그러나 여전히 수수께끼


이집트 기자 고원(Giza Plateau)의 위치한 쿠푸왕 피라미드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첫 번째로 꼽히는 건축물이다. 높이 139m, 밑변이 230m로 피라미드 중 가장 크기가 거대해 ‘대피라미드’라 불리며, 쿠푸왕 시대에 약 20년에 걸친 공사 끝에 기원전(이하 BC) 2580년 경 완성됐다. 약 1200년간 찾지 못했던 쿠푸피라미드 속 비밀 공간이 최근 1년 간격으로 연달아 2개가 발견됐다.


   피라미드를 마주한 사람의 머리에 떠오를 만한 대표적인 질문 두 개를 꼽아보면 ‘어떻게 만들었을까’와 ‘내부는 정확히 어떤 구조일까’ 정도일 것이다. 

 

공중에서 본 기지 고원 피라미드(pyramid)로 아래 가장 거대한 것이 쿠푸왕의 피라미드다. 이집트 고왕국시대(BC 2826년)에서 신왕국시대(BC 1085년)에 걸쳐 건설된 피라미드 1개를 완성하려면 총 3000만~6000만 t(1톤, 1000kg)의 거대한 바위들이 필요하다. 쿠푸피라미드에는 약 5900만 t 이상의 바위가 쓰였다고 알려져 있다. - Nagoya Universit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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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첫 번째 질문의 답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고대 세계에서 최소 수 톤씩 나가는 바위를 어떻게 정교하게 쌓아 올릴 수 있었는지는 현재로선 명확히 확인할 수 없다. 기원전 440년경 서양 역사의 아버지로 불리는 헤로도토스가 건설 과정을 묘사한 기록이 있지만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 2013년 최초로 쿠푸왕 통치기간의 내용을 담은 고대 문서가 발견됐지만 돌을 옮기는 과정만 묘사돼 있을뿐 건설공법은 기록돼 있지 않았다.

 

반면 피라미드 내부 구조는 새로운 탐지 방법이 등장해 감추고 있던 비밀이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특히 가장 작은 세계를 탐구하는 입자 물리학이 거대한 피라미드의 비밀을 푸는데 일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 나고야대와 프랑스 파리 사클레대, 이집트 카이로대 등 공동 연구팀은 뮤온 탐지 기법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쿠푸왕 피라미드 안에서 한쪽면 길이가 최소 30m에 달하는 빈 공간을 발견했다고 2일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뮤온은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인 소립자의 한 종류다. 수명이 약 2.2㎲ (1 마이크로초, 100만 분의 1초) 밖에 안돼 매우 다루기 어려운 입자였다. 빛의 속도와 가깝께 움직이는 뮤온을 탐지하기 위해 두 겹의 방사선검출기로 구성한 새 검출기로 이를 극복했다.

   

연구팀이 지난해 발견한 지상에서 21m 높이의 복도형 비밀 공간과 이번에 발견한 공간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쿠푸왕 피라미드 속에서 총 5개의 공간이 확인됐다.

 

쿠푸피라미드 내부, - Nagoya University 제공


쿠푸피라미드 내부, 중앙위쪽에 왕의방과 대회랑(Grand gallery), 아래쪽 여왕의방은 9세기 초반 발견됐으며, 2016년 연구팀이 확인한 피라미드 북쪽의 복도공간(사진 오른쪽 하단), 2017년 왕의방의 오른편에 새롭게 찾은 큰 공간(Big Void)이 있다. - Nagoya University 제공


중세시대 때 3개 공간 찾아 … 숨겨둔 비밀의 공간 있다? 없다?

9세기 초반 아랍 지역에서 융성했던 이슬람 국가 압바스 왕조의 왕 알 마아문이 보물을 약탈하기 위해 쿠푸왕 피라미드를 뚫고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3개의 공간을 찾아냈다.

 

바닥에서 약 20m 높에에 위치한 왕비의 방과 그보다 약 30m 높은 곳에 위치한 왕의 방, 두 방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복도로 높이 8m, 길이 46m, 너비가 약 1~2m에 달하는 대회랑(Grand Gallery)이 확인된 것이다. 하지만 알 마아문은 832년 쿠푸피라미드에서 왕의 유골과 보물 중 어떤 것도 찾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대해 고고학자들의 의견은 두 개로 갈렸다. 하나는 유골이나 천조각 하나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무덤이 처음부터 텅 비어 있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거대한 피라미드 속 우리가 알지못하는 비밀의 공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후자를 주장하는 학자들이 비밀 공간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1986년 물질의 양에 따라 미세한 중력변화를 감지하는 방식으로 추정 지점을 예측하고 3개의 구멍을 뚫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고, 1988년 레이저 조사로 여왕의 방과 평행하게 새로운 복도가 존재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지만 확인할 길이 없었다.

 

뮤온소립자 탑지 기법으로 비밀공간 찾아내

지난 2016년 레이저 조사 결과가 30여 년 만에 검증되며 쿠푸왕 피라미드 내 새로운 비밀 공간의 존재가 드러났다. 일본 나고야대 쿠니히로 미리시마 물리학과  교수팀이 이집트와 프랑스 등의 연구팀과 합동으로 뮤온(Muon)입자 탐지기법을 이용해 이를 밝힌 것이었다. 

 

뮤온 입자는 우주배경복사가 지구 대기와 만나면서 생기는 소립자다. X선이 우리 몸을 투과해 뼈 사진을 찍어내듯 수 백미터에 달하는 바위를 통과하면서 흡수되거나 반사될 때 그 궤적이 유지되기 때문에 피라미드와 같은 바위 구조물 연구에 적합하다. 최근에는 화산학과 지질학은 물론 고고학적 조사나 원자로 내부를 관찰하는데도 사용된다.

 

연구팀이 여왕에 방에 설치한 뮤온 입자 탐지기 - Nagoya University 제공


뮤온 탐지기법의 단점도 있다. 구조물의 평균 밀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정확한 구조를 보려면 데이터를 모으는 기간이 길어진다. 특히 밀도가 높고 거대한 쿠푸왕 피라미드에  쏘아 보낸 뮤온 입자의 1% 정도만 감지 되기 때문에 최소 몇 달 이상은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

 

연구팀은 2015년 12월 여왕의 방에 처음으로 탐지기를 설치해 1년 동안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지상에서 약 21m 높이에 복도형 공간이 있음을  입증했다. 이후 여왕의 방 북쪽에서 남동쪽과 남서쪽으로 탐지기를 더 설치해 뮤온 탐지 데이터를 쌓았고 두 곳 모두에서 지난 2017년 3월 새로운 공간에 대한 일치된 예측치가 확인됐다.

 

미리시마 교수는 논문에서 “새로 찾은 방은 지상에서 50~70m정도 높이에 위치해 있다” 며 “1개 이상의 구조물인지 또 그 공간이 수평인지 또는 기울어졌는지 등 세부 구조는 명확히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쪽면의 길이가 최소 30m 이상으로 거대한 점을 고려할 때 대회랑처럼 대각선으로 놓여있는 복도형 공간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데이터를 더 쌓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미리시마 교수는 “피라미드 연구에 뮤온 소립자를 적용한 것처럼 연구하고자는 목적에 맞는 입자로 지질과 역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금보다 더 깊이 있게 입자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를 구현하는 장비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Nagoya University 제공


연구팀이 뮤온 입자를 모아 확인한 결과 왕의방과 나란한 위치에 대회랑과 맞먹는 크기의 빈공간(검은 동그라미 부분)이 확인됐다-Nagoya University 제공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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