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유발 ‘석면’, 저온처리로 안전하게 폐기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1970년대 건축자재로 널리 쓰여

인체에 무해하도록 구조 바꿔
폐콘크리트 재활용 연구도 활발

시멘트 걷어내 자갈 재사용토록 해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짓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많은 폐기물은 환경에 부담이 된다. 환경부 자원순환정보시스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경기, 서울, 경남 지역에서만 하루 평균 9만1181t의 건축 폐기물이 발생했다. 과거 건축 자재로 널리 쓰이다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이 밝혀져 사용이 중지된 석면이 아직까지 나오기도 한다.

 

1970년대 단열재로 널리 쓰였던 석면은 그 유해성 때문에 지금은 사용이 전면 금지돼 있다.

조환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팀은 유기산을 이용해 석면 폐기물을 낮은 온도에서도

인체에 무해한 구조로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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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매립하기에는 양이 지나치게 많은 데다 석면 같은 유해물질이 지상에 노출되면 인근 지역 주민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건축 폐기물 저감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다.

 

조환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광물화사업단 선임연구원은 석면을 저온에서 처리해 인체에 무해한 형태로 바꾸는 기술을 6월 광물 관련 학술지 ‘미네랄스’에 발표했다. 

 

석면은 1970년대 널리 쓰인 건축 재료다. 마그네슘을 많이 포함한 규산염 광물로 단열 및 방화 효과가 좋아 단열재로 많이 쓰였다. 그러나 암 등 치명적 질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용이 제한됐다. 석면 결정은 가느다란 침 모양이라 호흡기를 통해 들어갈 경우 조직에 꽂혀 각종 염증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석면 사용이 전면 금지했다. 

 

 

이미 사용한 석면의 처리는 진행 중이다. 1960, 70년대에 지어진 노후 건물을 재건축할 때 건축 폐기물에서 석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석면 폐기물은 땅에 매립한 뒤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지 꾸준히 감시하는 방법밖에 없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1500도에서 녹여 구조를 바꾼 뒤 폐기하는 방법도 허용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잘 쓰이지는 않는다. 


 
연구진은 저온에서 석면의 구조를 바꿀 방법을 찾았다. 석면이 유기산을 통과하면 100도 정도의 온도에서도 구조가 바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가느다란 침 모양 구조가 찌그러진 직육면체 형태로 바뀌어 유해성이 사라졌다. 석면을 일반폐기물과 같이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해 석면 건축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조 연구원은 “빠르면 올해 안에 기술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폐콘크리트를 다시 사용해 건축 폐기물 자체를 줄이는 연구도 활발하다. 콘크리트를 만들 때 시멘트와 함께 자갈과 모래가 들어가는데 시멘트를 걷어내면 자갈을 순환골재로 재활용할 수 있다.

 

이때 순환골재의 품질 유지가 관건이다. 갈아내거나 충격을 주고 물을 강하게 분사해 이물질을 걷어내는 물리적 방법을 쓰거나, 유리 성분을 녹인 물을 분사해 표면을 화학적으로 연마하기도 한다. 천연골재가 시멘트와 섞이면서 강한 알칼리성을 띠게 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알칼리성을 가진 상태로 건물에 사용하면 습도가 높거나 비가 올 때 알칼리 성분이 주변 토양으로 스며든다. 

 

이세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팀은 이 문제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해결했다. 순환골재가 이산화탄소를 만나면 중성 반응이 일어나 알칼리성이 사라진다. 이 연구위원은 “콘크리트 구성 성분의 70%가 골재이기 때문에 폐콘크리트를 재활용하면 건축 폐기물을 상당량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East/MainNews/3/all/20171020/86842499/1#csidx75052f22a566adbb2b9ca51eb70e0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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