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칭궈, "중국이 북한 송유관 잠그면 급변사태 발생할 수도"

카테고리 없음|2017. 9. 12. 12:09


"한국은 중국·미국 중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은 피해야"


  자칭궈 베이징대학교 국제관계학원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고강도 대북 제재에 중국이 미온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북한의 급변사태를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 원장은 7일 오후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미·중 사이의 한국 외교'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자 교수는 미국 코넬대 박사 출신으로 현재 중국 인민정치 협상회의 상무위원을 맡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국립외교원에서 '미·중 사이의 한국 외교'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조병제 국립외교원장, 자칭궈 원장, 김성한 원장,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뉴스한국)


자 교수는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비핵화를 목적으로 평화적인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지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북한에 압력을 행사하는 데 중국이 불충분하다고 보겠지만 중국이 정말 (북한으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잠근다면 기근이 발생할 수 있고 내란을 비롯한 극단적인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북한이 서울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이런 문제를 고려하지만 한국은 무역 금수조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북한이 투항하거나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오히려 북한 내부에 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중국과 미국이 일찍 경각심을 가지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데 힘을 모았다면 20여 년 이상 북한 문제가 한중·미중 관계를 위협하는 변수로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탄도미사일을 거의 수직으로 세워 발사하는 능력을 보이면서 한국이 미국과 함께 방어시스템(사드)을 도입하게 됐는데 중국이 불편함을 여과 없이 노출함으로써 전열이 흐트러졌다"며, "중국은 북한보다 한미·한일관계를 더 신경 쓰는 모습을 연출해 김정은으로 하여금 더 대담한 도발을 하게끔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을 일차적으로 비난하지만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당사국들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만큼 협력했는지 뼈저리게 반성하고, 한미중 삼각관계를 새롭게 설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동아시아의 기존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지 않는 가운데 평화와 번영을 도모하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시간을 끌며 중국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한미중 관계 정상화를 도모하려고 했지만 중국은 사드를 철회하도록 하는 하나의 기회로 해석하면서 관계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며, "그 사이 북한이 몰아치기 도발을 해 한국 안보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을 중국이 최대한 이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자 원장은 "중미 관계에서 한국은 원칙적으로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상황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한 쪽을 선택한다면 이후 상대국에게 버림을 받을 수 있다"며, "한국은 자신들의 이익에 집중하고 실무적인 방법으로 관심사안을 해결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중국이나 미국의 도움을 요청하겠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은 안 된다"고 평했다. 


이에 김 원장은 "북한 문제와 미중 관계를 분리해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이 두 가지를 섞어서 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지 않는다"며, "하루 빨리 사드 문제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중 협력 어젠다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전략대화를 해 두 나라가 협력하는 새로운 의제를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뉴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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