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물이 간직한 ‘열’로 에너지 만든다"


강원도,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 

투자선도 지구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

수열을 냉·난방에 활용… 신재생에너지 지정 시급


  강원도가 추진할 예정인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최근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투자선도 지구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양강댐 수열에너지 발생현황 ⓒ 강원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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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는 소양강댐의 차가운 냉수를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하는 사업을 말한다. 또한 투자선도 지구란 수도권 및 제주를 제외한 지역개발 사업 중 발전 잠재력이 있는 지역의 전략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도를 의미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5천여 명이 넘는 신규 일자리 창출과 연간 220억 원의 지방세 세수 증가, 그리고 4조 원 가까운 생산 유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강원도청측의 설명이다.


에너지의 원천으로 수력(水力)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수열(水熱)은 상당히 생소한 개념이다. 수열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는 것일까?




물과 공기 중의 온도차를 이용하는 수열 에너지

온도라고 하면 다 같은 줄 알지만 물의 온도와 공기의 온도는 엄연히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물이 공기보다 5℃정도 차갑고 겨울에는 10℃가량 따뜻한데, 이와 같이 물과 공기 중의 온도차를 이용하여 실내를 시원하게, 또는 따뜻하게 만드는 기술이 바로 수열 에너지다.


수열에너지는 자연 상태로 존재하는 에너지원이면서도 날짜별이나 계절별 변동이 적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바닷물을 쉽게 구할 수 있고, 그 양도 거의 무한대여서 수열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있어 최적의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열의 장점이라면 무엇보다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날씨나 환경에 따라 전력생산량이 달라지는 신재생에너지들과는 달리 상당히 안정적인 에너지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열의 변동 폭이 적고, 댐 방류수나 상수 원수 등을 활용하면 지속적인 공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수열에너지의 핵심은 물의 표층에서 발생되는 열을 냉·난방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대규모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공장이나 농가, 또는 온실이나 수산양식장 등의 냉·난방 용도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수열에너지 개념도 ⓒ 수자원공사


이를 좀 더 세부적으로 설명하면 열 회수 장치인 히트펌프를 통해 냉방을 할 때는 건물의 열을 물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고, 난방을 할 때는 반대로 물에서 열을 얻어 건물 안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겨울에는 공기보다 온도가 높고 여름에는 공기보다 낮은 물의 온도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열 에너지를 활용하면 기존 냉·난방 시스템에 비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수열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연료를 연소하지 않으므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거 감축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여름철 더운 바람을 내뿜는 실외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도심지의 열섬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장점이 많은 에너지임에도 불구하고 수열은 아직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규정된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닷물 표층의 열을 활용한 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강이나 호수 등의 물을 활용한 수열에너지는 아직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보니 건물설계 시 신재생에너지 비율 의무화 기준이나 제로에너지빌딩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와는 달리 에너지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이나 EU, 일본 등은 수열이 신재생에너지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시급한 수열에너지의 신재생에너지 지정

일본의 경우 지역 냉·난방에 적용할 수 있도록 바닷물의 열을 활용하는 펌프 개발이 지난 1970년대부터 활발하게 진행하여 왔다. 대표적 사례로는 1991년 도쿄에서 강물이 가지고 있는 열을 냉·난방에 활용한 사례를 꼽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도쿄시는 약 23%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해양청의 발표에 따르면 바닷물이 가진 열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오는 2030년까지 운용활성화 및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 등의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열에너지 활용 원리 ⓒ wikipedia


또한 EU의 경우도 지난 1960년대부터 건물 및 농업, 그리고 교육시설 등에 수열에너지를 사용해 왔는데, 이들 국가 중 스웨덴은 바닷물은 물론 하수와 호수, 지하수 등을 활용한 히트펌프를 통해 시 전체의 지역난방에 필요한 에너지의 44%를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에 국내에서도 수열에너지를 건설현장에 적용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부산의 L타운 마트 및 타워동에 수열에너지 시스템이 설치되어 약 4억 5000만 원 정도의 절감효과를 보았고, 이외에도 수산양식장등에 적용하여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에너지공단의 관계자는 “수열에너지의 경우 청정에너지이면서도 고갈되지 않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기존 화석연료 대비 20~50%의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측하며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산업들의 발달로 인하여 중소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신기술 개발을 통한 기술 수출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준래 객원기자stimes@naver.com 사이언스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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