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을 싸게 구입하는 비결


김현주 광운대 교수


항공권 구입 노하우 전격 공개

출처 Profound Educ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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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아끼고 모은 돈으로, 귀한 시간을 내어 모처럼 떠나려는 해외여행인데 항공권 요금 때문에 망설이거나 낭패를 보는 분들을 평소 많이 접한다. 그런 분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리고 싶어서 여기 항공권 구입 노하우를 공개한다. 물론 필자도 지난 몇 년 동안 세계여행을 계속하면서 항공권에 많은 돈을 허비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이제는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감히 자부한다. 주변 친구, 친지들의 항공권 구입에 관한 문의에 응답해 주고, 심지어는 항공권을 대신 구입해 주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다 보니 산 지식은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동안 여행 환경도 많이 변했다.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항공권 검색비교 사이트가 생겨나고, 항공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시장이 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항공사나 여행사가 가진 정보에 버금가는 수준의 정보가 도처에 흩어져 있지만 아무도 알려 주거나 체계화해내지 못하는 현실을 늘 안타까와 하던 차에 용기를 내어 이글을 작성하기로 했다. 하루 수십, 수백장의 항공권 구입 요청을 처리하는 항공사나 여행사 직원들도 모르는 부분이 더러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의 궁금증에 일일이 응답해 주지도 못한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이니 차라리 이제는 내가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낫겠다. 해외여행은 곧 돈이 많이 드는 여행이라는 등식도 이제는 타파하고 싶다. 글로벌의 가치를 잘 알고 있고, 그 가치는 스스로 글로벌 체험을 한 후에 더욱 공고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비용이 많이 든다는 선입견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젊은이들과 함께, 평생 힘들게 모은 돈을 다시 한번 아끼고 쪼개어 해외 여행 한 번 나서 보려는 중장년들과 함께, 또는 패키지 여행을 벗어나 자신만의 루트와 방식, 페이스로 셀프여행에 나서고 싶은 동료 여행자들과 함께 이 정보를 나누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막상 이 글을 쓰다 보니 부담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특정 항공사에게 불편할 수 있는 얘기도 해야 하고, 때로는 특정 항공사를 편들어 주는 듯한 얘기도 해야 한다. 그들과는 상업적 이해관계가 전혀 없음을 우선 밝히며 글을 연다.




1. 왜 항공권 구입이 중요한가?

(1) 총 여행 비용에서 항공권이 차지하는 비중

여행 총 비용 항목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은 거의 언제나 항공권 비용이 차지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본인의 경험으로는 해외 여행에서 항공권 비중은 전체 경비의 적게는 40-50%, 많게는 70-80%를 차지한다. 만약 이전 여행에서 항공권 요금이 총 경비의 70-80%에 육박했다면 아마도 비싼 항공권을 구입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얼마든지 아낄 수 있는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한 것이다.


4인 가족 또는 친구 4인 일행이 2016년 7월 미국 동부여행을 간다고 하자. 2016년 3월 하순 발권 기준, 서울-뉴욕 왕복 국적기 직항요금은 136만-151만원인 반면, 오가는 길에 상하이에 들르는 중국동방항공(MU, China Eastern)은 같은 구간 총 113만원이다. 1인당 23-38만원, 4인 총계 92만원(USD 700)-152만원(USD 1,200)을 절약하게 된다. 미국 동부 2주간 중형차량 렌터카 요금(USD 942, Alamo 렌터카 보험 풀패키지 기준), 또는 호텔 10박 숙박료(1실 1박 USD 120 기준)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항공기를 한 번 환승하는 성가심을 보상해 주고도 남는 금액이다.


필자가 조사한 기간 중에는 해당하지 않았지만 중국 항공사 이외에도 대만 항공사(중화항공 China Airlines, 에바항공 Eva Air)들이 미주 노선에 저렴한 요금을 제공하고 있고, 환불수수료 또한 5-6만원선으로 매우 저렴하므로 노려볼 가치가 충분하다. 


항공권이 상대적으로 비싼 미국 여행만 그런 게 아니다. 항공권이 저렴한 편인 동남아 여행에서도 항공권 비용을 절약하면 남는 이득이 여전히 크다. 2017년 7월 출발 기준, 방콕 항공권을 검색해 보자. 직항은 대한항공이 왕복 기준 64만원, 아시아나가 55만원에 나와있는 반면, 마카오를 경유하는 에어마카오(Air Macau)는 28만원, 직항인 에어아시아(Air Asia)는 28만원, 제주항공(직항)은 35만원, 타이항공(직항)은 47만원에 나와 있다.


선택이 많아지면 고려해야 할 점도 늘어나는 법이다. 에어마카오는 오가는 길에 마카오에 들르므로 마카오에 하루이틀 머물고 싶은 사람에게는 훌륭한 선택인 반면, 에어아시아는 요금은 저렴하지만 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여행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면 섣불리 구입할 수 없다. 타이항공은 직항이고 스케줄도 좋지만 스타얼라이언스 아시아나 마일 적립이 불가한 요금이라는 한계는 있다. 


어쨌거나 방콕 노선은 이코노미 요금 기준 1인당 8만원부터 36만원까지 절약할 여지가 있다. 4인이 함께 여행한다면 32만원부터 144만원까지, 즉 현지에서 드는 거의 모든 여행 비용을 충당하고도 남을 만큼 절약할 수 있다.

 

유럽 구간은 필자도 놀랄 정도로 그동안 사정이 많이 변했다. 특히 국적 항공사들의 할인 요금이 많이 나와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유럽계, 중동계, 아시아계, 중국계 항공사들이 모두 노선을 운영하고 있어서 경쟁이 매우 치열한 구간인 만큼 국적사들도 더 이상은 직항이라는 이유로 비싼 요금을 받을 수 없게 된 것 같다. 환불수수료도 큰 차이 없으니 유럽 노선 만큼은 국적 항공기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 노선도 재미있는 결과를 보인다. 일본노선은 국적 저가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곳이어서 서울-동경 노선은 20만원대, 심지어는 20만원 미만의 요금마저 보인다. 국적 대형항공사들이 45만원선을 고집하고 있으므로 저가항공을 이용하면 가장 큰 이득이 돌아오는 지역이다. 또한 일본 여행은 대개 4박 5일 정도의 단기 여행자가 많아서 총 여행경비가 적게 드는 특성이 있다. 비싼 항공요금을 지불하면 여행 경비에서 항공요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역전현상이 발생할 소지가 높은 지역이다.


남미와 극동러시아 등 특수 지역을 점검해 보겠다. 브라질 상파울루 항공권은 항공사간 요금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노선이다. 가장 저렴한 에티하드 항공을 이용하면 루트와 환불조건만 다를 뿐 걸리는 시간이 거의 같고, 중간 환승도 1회로 같지만 요금은 138만원으로 대한항공(277만원)의 절반이다. 고민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극동러시아 노선도 외국항공사 이용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역이다. 다만 에어로플로트(오로라항공, 에어로플로트 자회사)의 경우, 요금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비싼 환불 패널티는 감안해야 한다. 이 구간에서 국적 항공사 요금은 워낙 비싸게 책정되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좌석이 남아 있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여행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구입을 미루며 시간을 버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주요 구간 항공요금 및 요금 조건 비교> (왕복, 2016년 7월 하순 출발, 2016년 3월 구매 기준, 각 항공사 

홈페이지 포스팅 요금 기준)


(2) 정보 공유의 시대

인터넷 모바일 시대에 항공권 구입은 더 이상 여행사의 고유 업무가 아니다. 인터넷을 통하여 전세계 거의 모든 항공권 요금 정보가 실시간으로 검색되는 요즘, 조금만 ‘손가락 품’(인터넷 검색)을 들이면 더 나은, 더 저렴한, 더 효율적인 항공권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항공사나 일부 여행사만이 독점했던 항공권 요금 정보가 내 컴퓨터 모니터위에 모두 공개되는 세상이다.


항공권 비교검색 사이트는(국내는 온라인투어 www.onlinetour.co.kr, 와이페이모어 www.whypaymore.co.kr, 외국 사이트는 스카이스캐너 www.skyscanner.co.kr, 모몬도 www.momondo.com, 엑스피디아 www.expedia.com 등)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항공권 검색 사이트 중 발권 기능을 가진 검색 사이트는 발권 수수료로, 정보만 제공하는 항공권 포털 사이트는 광고를 통하여 수익 모델을 얻기 때문에 저마다 더 나은. 더 저렴한,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항공권을 제공하기 위하여 경쟁한다. 바야흐로 항공권 구매 시장은 철저하게 이용자중심 시장(consumer market)이 되었으니 이제는 소비자 하기 나름인 것이다.

 

(3) 항공사간 경쟁

과거에는 국적기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던 국제선 항공요금도 이제는 철저하게 시장 경쟁에 맡겨져 있다. 일본 노선은 국적 저가항공사들과 일본 저가항공사(Peach항공 등), 동남아 노선은 국적 저가항공사들과 외국 저가항공사(홍콩익스프레스, 에어아시아 등)들이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나누어 가지고 있고, 유럽 노선은 중동 항공사(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항공, 카타르항공, 터키항공 등)와 유럽 항공사(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항공, 핀란드 핀에어, BA 영국항공, 알이탈리아 등), 미주 노선은 일본 국적 항공사(JAL, 전일공수 ANA), 중국 항공사(에어차이나, 중국동방항공)와 홍콩 항공사(캐세이퍼시픽), 대만 항공사(중화항공, 에바항공) 등 경쟁자들이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요즘은 국적 대형항공사들마저도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놀라운 폭의 할인 항공권들을 내놓는 일이 부쩍 늘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지역의 민간항공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특히 그중에서도 중국은 향후 20년 이내에 신규 항공기를 수천대 주문할 정도로 항공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적 항공사들에게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지만 소비자들은 항공권 요금이 더 저렴해질 수 있다는 기대에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이용자들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시장이 열린 것이다. 다만 언제 어느 노선에 어떤 항공권이 있는지 찾는 것은 구매자 몫이다.


(4) 복잡한 항공권 구입시 고려 조건, 가격은 그중 하나일 뿐

싸기만 하다고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항공권 구입에는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너무도 많다. 일단 항공권은 고가 상품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자. 일반적으로 고가 상품 구매 결정은 가격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도 온갖 조건을 따져 본 후에 신중하게 결정하는데 백만원이 훌쩍 넘는 항공권을 덥썩 구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격 조건, 비행 소요시간, 출도착 시간, 환불 조건, 그리고 마일리지 적립 조건 등 따져야 할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한 후에야 비로소 구매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항공권 구입의 핵심이다. 




위 표에서 보듯이 지나치게 저렴한 항공권에는 함정이 있기 마련이다. 에어아시아나 홍콩익스프레스같은 저가항공사는 물론이고 스피릿항공(Spirit Airlines, 미국)이나 라이언항공(Ryanair, 아일랜드), 이지젯(Easy Jet, 영국) 등 일부 외국항공사들 중에는 저렴한 요금을 환불불가 조건으로 묶어 놓았거나, 총액 요금 이외에 수하물 요금이나 좌석 요금까지 추가로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조선PUB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3&mcate=M1004&nNewsNumb=20160319783&nidx=19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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