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 토도 제거 공사는 어떻게 시공되나


선박 규모 커져 운항 안전 위협

해수청, 논의 20년만 이달 공사

설계·시공 병행 공기 60일 단축

해수면 위 31m·224만㎥ 규모

2020년까지 3437억 투입

가물막이 설치 후 암석 덜어내

대림·삼미·흥우 등 컨소시엄


   총사업비 3437억 원을 투입해 무인도 하나를 통째로 없애는 대형 사업인 부산항 신항 토도 제거 공사가 이달 말 착공한다.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지 4년 만이고, 부산신항이 설계된 시점부터 이 섬의 존치와 제거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것까지 치면 20년 만이다. 

   

부산신항 들머리에 위치해 선박들의 통항 안전 위협 논란에 휩싸였던 무인도 토도가 신항 설치 계획이 수립된 

지 20여년만인 이달 말 제거 공사에 들어간다. 점선 표시된 부분이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에서 바라본 토도의 

최근 모습. 국제신문 DB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대림산업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조달청에 계약을 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부산해수청은 이달 말 실시설계에 돌입함과 동시에 착공해 2020년 3월 토도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토도 제거는 부산해수청뿐 아니라 부산신항을 오가는 국내외 컨테이너선사들의 숙원사업이었던 데다 부산항 개항 이후 최초로 섬을 통째로 제거하는 흔치않은 공사인 만큼 그 배경과 과정, 방법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설계 당시만 해도 부산신항은 4000~70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후 최고 1만9000TEU급 선박까지 신항을 오가면서 통항 안전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대형 선박이 토도를 피해 운항하다 사고가 날 경우 부담해야 하는 손실비용도 문제였다.


간헐적으로 문제가 제기됐지만, 토도 제거 논의가 본격화 한 것은 2013년 부산항만공사(BPA)가 부산항 신항 해상교통안전진단 및 기초조사용역을 실시하면서부터다. 용역 결과 선박 안전을 위해 토도 제거 필요성이 확인되자 부산해수청은 곧바로 사업에 착수했으며 사업비 조정을 거쳐 지난해 말 공사 발주, 이달 말 착공 단계까지 도달했다.

   


이번에 제거되는 토도의 규모는 해수면 위 최고 고도 31m, 수심 17m다. 224만 ㎥의 암반섬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는 면적보다 수심 아래 면적이 훨씬 넓은 빙산 형태를 띠고 있다. 15t 트럭으로 치면 22만4000대 분량의 암석을 덜어내는 것이다.


공사는 암반에 구멍을 뚫은 후 폭약을 넣어 터뜨려 작게 부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가물막이를 설치한 후 육상 부분을 먼저 제거하고 나서 수면 아래로 내려간다. 이렇게 부서진 돌은 준설을 통해 바지선 등에 실려 육상으로 옮겨지게 된다. 작업선이 수시로 오가야 하는 만큼 신항을 운항하는 선박이 많은 러시아워(오후 2~4시)에는 작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부산해수청은 토도 제거 과정에서 얻은 암석을 여러 곳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일부는 신항 남컨테이너 배후단지 1공구 현장으로 옮겨 연약지반을 다지는 누름돌로 활용한다. 또 일부는 투기장 조성에 필요한 사석으로 쓰이며 남는 암석은 웅동 적치장에 보관할 예정이다.


대림산업컨소시엄에는 대림산업(40%)과 함께 지역업체 중에서는 삼미건설(20%)이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이 외에 삼호 KR산업 흥우건설 영진종합건설 신흥건설 고덕종합건설 CNC종합건설 경우그린텍(각 5%)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사업은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방식이 적용된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60일가량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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