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소식에 주가 급락한 '한전-두산중공업'


최병철 파인트리컨설팅 대표회계사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고리 1호기 원자력발전소 퇴역식에서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탈핵 시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영구정지된 고리원전 1호기 모습 출처 출처 온라인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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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19일에만 11%의 주가 급락을 맞았고, 한국전력도 19일 3% 이상 주가가 하락했으며 20일 현재도 추가적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왜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짓지 않는다고 하니 두산중공업과 한국전력 주가가 떨어지는 것일까? 


출처 다음증권. 6월 20일 장종료 종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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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의 2016년 전체 매출 약 14조원(연결기준) 중 5조원 정도인 35.5%에 달하는 매출이 발전소를 만들어 납품하면서 발생한다. 

그리고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발전사업 매출 약 5조원은 두산중공업 영업이익 2654억원으로 연결되어 역시 전체 영업이익 7911억원의 약 34%가 발전사업에서 나오는 이익이다. 그러면 향후 두산중공업 실적 중 어떤 사업부 실적이 가장 중요할까? 



위의 표는 두산중공업의 향후 미래 매출을 가늠할 수 있는 수주잔액 항목(두산인프라코어 등 자회사 제외)이다. 2016년 말 기준 약 14조원의 수주잔액(향후 공사를 해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될 남아 있는 일감)이 있다. 그중 대부분인 11조1500억원이 발전플랜트 사업이다. 즉 우리나라와 전 세계 발전소를 지어주면서 돈을 버는 회사다. 이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오래된 원전을 해체하면 새로운 원전을 건설할 것이라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두산중공업의 향후 실적에 대한 예상에는 신규 원전 건설을 염두에 두게 된다. 그러나 수명이 다한 원전은 해체하면서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는다면 결국 안전 문제를 지적받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나 환경오염 문제를 대두시키는 화력발전보다 대체에너지(예를 들면 풍력발전 등) 쪽으로 옮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미래 예상 매출에 신규 원전 건설 수익을 예상했다가 그 기대감이 없어지게 되니 미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하고, 그 이유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실제 두산중공업은 전신 한국중공업 시절부터 우리나라의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며 우리나라와 함께 성장해온 기업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주력 사업이었던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소 건설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 예상된다. 두산중공업도 그에 맞추어 신규 사업인 담수플랜트, 수처리 사업뿐 아니라 현재의 매출과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수행해야 할 것이다. 


한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래의 표는 한국전력의 2016년 전기 매출 현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전은 발전자회사(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등)가 전기를 생산하여 한국전력에 넘기고 한국전력은 그것을 전국에 공급하면서 매출을 창출하고 있어 내부 매출 비중이 높다. 따라서 한전의 전기 생산 부문만 따로 놓고 보고자 한다면 발전 부문만 보아야 할 것이다. 원자력발전으로 인한 매출이 약 11조6800억원이며, 그 외 발전자회사(화력발전) 매출이 21조2000억원 정도가 된다. 화력발전(주된 원재료는 LNG 가스와 유연탄)이 가장 비중이 크며, 원자력발전에도 전기의 상당수를 의존한다. 



기존 원전이 해체되고 신규 원전이 생기지 않으면 가장 효율이 좋은 원자력발전으로 인한 전기 생산이 감소하면서 전기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대체 전기 생산설비를 갖추어야 할 텐데 원자력보다 단위당 원가가 저렴한 발전 방법은 현재로선 존재하지 않는다. 즉 한국전력은 발전단가가 높은 다른 전기 생산 방법으로 전기 생산량을 옮겨야 할 것이고 그에 따라 전기 생산 단가가 올라갈 것이다. 한국전력은 사실상 전기 생산 공급의 국내 독점기업이며, 공기업(정부 지분 51%)이다. 전기 생산 원가가 오른다고 하여 전기료를 무한대로 높이기도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우려감이 한국전력 주가에 미리 반영돼 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벌써 산업용 전기는 요금 개편을 통해 요금을 인상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한전이 늘어난 원가를 감당하지 못해 대규모 적자가 나면 결국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 결국 이는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반대로 한전이 적자가 나지 않기 위해 전기료를 올리게 되면 산업용뿐 아니라 가정용 전기요금도 올려야 할 것이다. 이 또한 국민들의 부담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탈원전 시대를 맞이하여 대한민국 국민이 원자력발전소 없는 나라에서 사는 행복은, 국민 모두의 부담과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다. 결국 원전과 화력발전소 없는 깨끗한 나라에서 살기 위해서 국민들이 전기요금과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물론 탈원전과 화력발전소를 줄이는 것은 친환경적이면서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발전을 촉진한다. 바이오가스라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는 에코바이오는 20일 현재 상한가(주가가 30% 상승하는 것)로 거래되고 있으며, 풍력발전주로 분류되는 유니슨, 동국S&C 등도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태양광에너지 사업을 하는 대표적 국내 기업 한화케미칼과 OCI도 이 소식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새로운 정부정책은 어떤 기업의 미래 실적을 감소시키거나 쇠퇴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수혜받는 기업들을 만들어낸다. 정부정책에 귀를 기울이며 수혜를 받는 기업 그리고 그 반대 효과를 얻을 기업을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를 통해 찾아보는 것도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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