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천억 '전기로' 5년 쓰고 1200억 헐값에 팔겠다니…"


동부제철 前임직원 "매각 보류해달라"

동부제철 세계 최대(단일 규모) 전기로설비

고철로 헐값에 해외 매각 위기

정부·채권단에 진정서 제출

산업부와 산업은행, 진정서 검토 착수

해외매각 보류 여부는 불투명


   1조2000억원이 투자된 동부제철의 세계 최대(단일 규모) 전기로설비가 고철처럼 헐값에 해외로 팔려나갈 위기에 처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채권단은 채권회수에만 급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


동부제철 세계 최대(단일 규모) 전기로설비 출처 news.jtbc.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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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 못한 동부제철 전직 임직원들은 정부와 채권단에 동부제철 헐값매각을 반대하는 주장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부제철 매각이 완료되면 한국은 국내 유일 전기로 일관제철소가 사라지게 된다. 충남 당진 소재 동부제철의 전기로는 겨우 5년 가동하다가 철강시황 급락에 따른 늘어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 2014년 가동중단됐다는 측면에서 해외 헐값매각 시 국가적 손실은 물론 일자리 손실이라는 분석이다.



18일 동부제철 전직 임직원들은 "단일설비로 세계 최대 규모인 충남 당진 전기로의 졸속 해외매각을 보류해야 한다"고 정부와 채권단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종근 동부제철 전 부회장(전 철강협회 부회장), 이덕재 전 기술본부장(부사장) 등 전직 경영진과 기술진이 대표로 나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이 같은 진정서를 보냈다. 국내 유일 전기로 일관제철소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설비가 해외로 고철처럼 팔려 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1조2000억원이 투자된 동부제철의 전기로 설비를 뜯어내 이란 업체에 1200억원에 매각하는 절차를 서둘러 진행 중이다.


이종근 전 부회장은 "동부제철 당진 전기로 설비를 지난 2008년 준공 후 5년간 가동하면서 미국의 선진 전기로 제철회사를 따라잡을 정도로 기술을 축적했다"면서 "이번 매각이 국부유출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다"고 아쉬워했다.


동부제철의 전기로만 따로 떼어내 팔 것이 아니라 일관제철소를 통째로 매각하고 국내에서 공장 가동을 해야 국부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부회장은 "경영권이 국내 또는 외국 회사에 넘어가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공장이 온전하게 당진에서 가동되도록 해야 일자리뿐만 아니라 매년 1000억원 이상 쏟아부어 어렵게 확보한 선진 철강기술과 노하우가 국내에 함께 존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업부와 산업은행은 진정서 내용의 검토에 들어갔지만 해외매각 보류 여부는 불투명하다.




 산자부 관계자는"진정서 내용을 살펴보면서 산학계 전문가 의견을 수집하고 있다. 그렇지만 매각은 채권단에서 주도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동부제철이 열연사업을 계속하면 청산가치가 높아져서 지난 2014년부터 가동을 중단한 것"이라며 "아직 우선협상자만 선정된 상태로 매각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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