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교량 브로커 솎아내야 해결


   교량 공사를 둘러싼 비리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주시 한북교 교량/이미지출저=네이버지도. 출처 제주도민일보


한북교 교량도 엉망으로 확인 ‘파문’

http://www.jeju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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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각 지역별로 전직 공무원 등 교량 브로커가 발주처 관계자와 결탁해 비리를 부채질하고 있어 이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제주에서는 한북교 교량 관급자재 비리가 터져 전현직 공무원 6명을 비롯해 브로커와 납품업체 사장등 총 8명이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검찰이 비리가 드러난 한북교 공사 외에 다른 교량에 대해서도 수사범위를 확대하면서 비리에 연루된 추가 구속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울산에서 서기관으로 퇴직한 A씨(62·구속기소)가 재직 당시 교량공사를 발주하면서 유착 관계에 있던 특정 업체가 선정되도록 하기 위해 법이 정한 교량형식선정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진 바 있다.


특히 2015년에도 교량 설계변경과 관련해 부산시에서 관련 공무원이 구속되는 등 해마다 교량 건설과 관련된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 언론에 보도된 사례 외에도 각 지자체와 발주처에서 교량 설계와 납품과 관련된 각종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있지만 발주처와 업체들간 입막음으로 무마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교량 공사를 발주하기 전 발주처가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특허공법 선정 필요 여부 및 교량 형식에 관한 면밀한 심의를 해야 함에도 이 과정을 등한시 해 비리를 키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사건의 실체 접근을 잘못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교량거더 비리 사건의 가운데는 반드시 교량 브로커가 기생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전직 공무원들이나 설계 용역사 출신, 또는 해당 발주처에 오랫동안 출입했던 지역건설사 출신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오랜 기간 발주처 관계자와의 인연을 무기로 교량 거더 특허업체들의 지역 발주처 영업을 도맡아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영업 인센티브는 놀랍게도 계약금액의 1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이 10% 속에는 발주처 쪽에 제공할 금액도 포함된 것.


이들이 중심에 서서 발주처와 설계사 그리고 특허업체 사이를 조율해 가면서 명분을 만들어 공법심의를 하지 않게 유도하거나, 다른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 원하는 설계반영을 유도해 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발주처 공무원들이 엮이면서 결국 해마다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년에 몇 건의 교량 설계 영업에 성공하면 웬만한 기업 오너의 연봉이 부럽지 않은 탓에 너도 나도 이일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량거더는 특성상 발주금액이 크다보니 관계된 사람들이 서로 서로 한몫을 챙기기가 좋다보니 이런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영업 대상의 수위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지자체의 교량 거더 영업을 하려면 해당 단체장을 통하지 않고서는 성사가 안 된다는 말들이 공공연이 나돌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토목의 꽃이라고 할 정도로 토목인의 자긍심의 상징인 ‘교량’이 비리의 온상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


아무리 좋은 특허공법 기술이라도 영업력이 있는 지역브로커를 끼지 않고서는 단 한건의 특허공법도 설계에 반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로 되고 있다.


유명 A특허공법 업체 대표는 “호남지역에는 영업 들어가는 것을 포기했다”고 대놓고 말할 정도다.


호남지역에서 다양한 실적을 쌓고 있는 한 특허공법은 현직 공무원이 개발해 민간업체에 판 특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들의 커넥션이 어느 정도인지 미루어 짐작이 될 정도다.


또한 영남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B특허공법 업체 역시 전직 공무원을 앞세워 영남지역을 싹쓸이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 별 어려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나 감사원 등에서 이를 눈감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감사원 출신들이 영업에 동원 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어 교량 영업상태가 어느정도 심각한지 알 수 있다.


한편, 교량업계 엔지니어 대부분이 이를 알면서도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식으로 서로 쉬쉬하며 이 세태에 대해 불평만 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같은 교량 브로커들이 판치는 지자체 등 지역 발주처와는 또 다른 문제도 발생되고 있다.


지금 전국의 교량 관련 주요 발주처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바로 한국도로공사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를 설계하면서 교량구간의 경우 공구별로 20여개의 특허공법을 나누어서 반영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의 교량 구간이 수십여개의 특허교량 전시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교량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도공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속내는 따로 있다. 워낙 특허공법업체들의 영업이 심하다 보니 어느 특정 업체의 공법반영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명분만 맞으면 영업 들어오는 업체들의 물량을 나누어 줘 설계에 반영하다보니 이 같은 교량공법 전시장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고속도로 건설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건설사로는 적용된 10여개의 교량거더공법을 파악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공사계약금액도 타 공정에 비해 높다보니 불만이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C 대형건설사 현장소장은 “내가 해외 건설현장 수십년 다녀 봤지만 이렇게 특허교량을 설계 반영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구조기술사 L 모씨는 “내가 구조전문가라서가 아니라 지금 현재 반영되는 교량거더의 상당수는 기존 특허를 요리조리 비켜가면서 만든 영업용 특허가 태반”이라며 “그나마 봐줄수 있는 것은 건설신기술로 지정된 기술 정도”라고 혹평했다. 그는 이어 “굳이 특허 공법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구조적으로나 경제성으로나 별 차이가 없음에도 남발하고 있는 현상에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교량 구조공학 분야의 또 다른 전문가는 “시빌 엔지니어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는 영업 브로커들의 퇴출을 위해 모든 교량 거더 공법업체들의 오너들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며 “자기 회사만을 생각할게 아니라 전체 토목인들의 자긍심 살리는 데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또한 도공이나 철도시설공단 등 발주처에서도 제대로 된 기술이나 공법을 설계에 반영해야 해당 기술자나 발주처 관계자 모두가 존경받고 존중 받는 풍토를 만드는 데 앞장 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여산 기자  soc@cenews.co.kr 토목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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