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TED 강연..."이젠 토목사업까지?" Elon Musk: The future we're building — and boring: VIDEO


밴쿠버 TED 콘퍼런스에서

지하 터널 굴착사업 언급

테슬라 자회사, 터널 건설 전담 회사 설립

시애틀 터널, 세계 최대 굴착장비사 '버사' 참여


    지난 달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콘퍼런스에 모습을 보인 테슬라사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CEO는 평소와는 달리 색다른 강연을 펼쳐 주목을 끌었다. 주요 사업인 전기자동차나 우주탐사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지하 터널을 굴착하는 사업에 대해 언급한 것.


source Recode




[2017 TED conference] Elon Musk: The future we're building — and boring: VIDEO

http://conpaper.tistory.com/52357

edited by kcontents


그는 “교통 정체로 인해 도로 위에 차가 그냥 멈춰 서 있는 것은 마치 영혼을 파괴하는 것과 같다”라고 주장하며 “미국 전역에서 발생하는 교통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 터널 건설을 계획 중”이라고 밝혀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강연이 열린 날짜와 비슷한 시기에 미국의 시애틀에서는 지하 터널을 뚫는 공사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 진행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주목을 받은 이유는 세계 최대의 터널 보링 머신(TBM)이 투입된 최초의 대형 터널 굴착 공사였기 때문이다.


첨단 기술 전문 매체인 뉴아틀라스(Newatlas)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초대형 굴착장비가 시애틀의 지하를 뚫는 작업에 성공했다고 보도하면서, 공사가 끝나게 되면 시애틀의 교통정체 문제가 상당수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기사 링크)



세계 최대의 터널 굴착 장비인 버사 TBM ⓒ WSDOT


세계 최대의 터널 굴착 장비가 투입된 공사 마무리

세계 최대 터널 보링 머신의 이름은 버사(Bertha)다. 스페인의 드라가도스(DRAGADOS)사가 디자인하고, 일본의 히타치(HITACHI)사가 제조한 세계 최대의 터널 굴착 장치로서 ‘현대 공학 기술의 경이로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TBM(Tunnel Boring Machine)이란 폭약을 사용하는 재래식 굴착과 달리 회전식 원형 절삭기로 땅을 파쇄하며 터널을 만드는 굴착 기계다. 두더지처럼 땅속을 판다고 해서 일명 ‘두더지 머신’이라고도 불리는 이 장비는 기존 방식보다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안전성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TBM의 크기는 다양하지만, 지름이 무려 17.4m에 달하는 버사는 그 중에서도 특별한 존재다. 언뜻 보면 거대한 크기의 기차 같은 모습을 갖고 있는 이 TBM은 이전의 장치들과는 달리 굴착과 터널 공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버사가 처음 건설 현장에 투입된 것은 지난 2013년 시애틀의 고속도로 터널 현장이다. 당초에는 터널 굴착을 2014년 말에 마무리 짖고 개통을 2016년 초에 시작한다는 계획을 갖고 추진됐지만, 잦은 고장과 미숙한 조종으로 인해 공사가 여러 차례 중단되면서 최근에서야 굴착 공사가 마무리됐다.


시애틀시가 발표한 터널 공사의 개요를 살펴보면 시내를 중심으로 지하에 3.2km 거리의 터널을 파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선 도로가 2층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총 4차선 도로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공사를 발주한 시애틀시의 관계자는 “터널 공사를 추진한 근본적인 이유는 교통정체 외에 시내를 관통하는 알라스칸 고가도로가 지진이 발생했을 때 붕괴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지하에 4차선 터널이 마련되면 출퇴근 때마다 반복되는 교통정체를 상당수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계 최대 TBM이 뚫은 시애틀시 고속도로 터널 공사 현장 ⓒ WSDOT1200

준공을 앞둔 시애틀시의 지하 터널은 머스크의 사업 구상과 일맥 상통하는 사례다  

ⓒ WSDOT

edited by kcontents


테슬라의 자회사로 터널 건설 전담 회사 설립

이번 시애틀의 터널 공사가 머스크 CEO의 사업 구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전담 회사까지 설립한 것을 보면 터널 건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테슬라의 자회사로 설립된 터널 건설 전문 회사의 명칭은 ‘보링 컴퍼니(The Boring Company)’다. 땅속에 거대한 터널 네트워크를 만들어 교통 정체를 해결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설립됐다.


머스크 CEO가 터널 건설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의 일이다.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하이퍼루프의 아이디어 경연대회 시상식장에서 그는 새로운 운송수단의 이상적 통로를 묻는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터널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물론 지상이나 바다, 하늘을 이용하는 것보다 초기 비용은 높지만, 일단 건설만 해 놓으면 교통 정체가 완화되는 등 활용도는 훨씬 다양할 것이다. 특히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30층 정도 높이의 터널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은 시상식 이후 한동안 잊혀 졌지만, 최근 테슬라 본사가 위치한 LA시의 지옥 같은 교통정체에 화가 단단히 난 머스크가 SNS에 글을 올리며 다시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교통정체가 나를 돌아버리게 한다. TBM으로 즉시 LA 지하에 터널을 뚫어야겠다”라는 글을 남겼다.


기존 사업들과 동떨어져 보이는 터널 건설 분야를 추진하는 머스크의 행보에 업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기존 사업들과 밀접한 분야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가 추진하는 주요 사업의 미래 그림, 즉 전기차에서 발전한 자율주행 전기차와 우주탐사 사업의 목표인 화성 식민지 건설을 하는 일에 터널 굴착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터널 확대를 통해 교통체증을 완화시키는 것이 자율주행 전기차의 운행 목적인 연료 절감 및 온실가스 저감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고, 극한의 화성 기후와 강력한 우주방사선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지하에 주거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훨씬 더 낫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매일경제


kcontents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