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관리와 다이어트] 밥 지을 때 '이것' 넣으면?
쌀밥이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이유
쌀 속 전분 때문
코코넛오일, 올리브오일, 팜유 등 같은
식물성 기름 한 스푼
밥을 지을 때 단 한 가지 작은 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혈당 관리와 다이어트에 눈에 띄는 효과를 본다는 놀라운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밥을 짓기 전에 식물성 기름 한 스푼을 넣는 것이다. 이 방법은 돈이 들지도, 어렵지도 않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이 방법은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동환 박사를 통해 유튜브 등에서 널리 알려졌다.
이 박사에 따르면 쌀밥이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이유는 쌀 속 전분 때문이다. 밥을 짓는 과정에서 전분은 물과 열을 만나면서 '호화' 과정을 거친다. 전분 입자가 팽창하고 구조가 무너지면서 소화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상태로 변하는데, 이 때문에 갓 지은 따끈한 쌀밥은 빠르게 포도당으로 전환돼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바로 이 구조를 바꾸는 핵심이 '식물성 기름'이다.
밥을 짓기 전에 쌀을 깨끗이 씻고, 물을 맞출 때 식물성 기름을 한 스푼(약 10~15ml) 넣는다. 이 박사는 코코넛오일, 올리브오일, 팜유 등을 추천했다. 쌀과 물, 기름을 잘 섞은 뒤 평소처럼 밥을 지으면 된다. 이 과정에서 기름이 쌀의 전분과 함께 가열되면서 '아밀로스-지질 복합체'가 형성된다. 이 복합체는 전분의 소화를 느리게 만들어 혈당이 천천히 오르게 돕는다. 밥을 다 짓고 나서 기름을 넣으면 이런 효과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쌀과 물을 맞출 때 함께 넣어야 한다.
wikitree.co.kr/articles/1046389
혈당 급상승 막는 ‘마법의 탄수화물?
밀당365에서 ‘저항성 전분’에 대해 알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밥을 식혀 먹으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저항성 전분이 많아진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레터가 나가고 난 후, “밥을 식혔다가 다시 데우면 저항성 전분이 사라지나?”라는 문의가 많았습니다. 여기에 답이 될 만한 연구 결과가 한 건 발표됐습니다.

폴란드 포즈난의대 연구팀이 1형 당뇨병 환자 32명을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갓 지은 흰쌀밥과 차갑게(4도) 식혔다가 다시 데운 흰쌀밥을 각각 먹었는데요. 갓 지은 밥을 먹은 그룹은 식후혈당이 평균 70mg/dL 올라 198mg/dL가 됐고, 찬밥을 데워 먹은 그룹은 식후혈당이 평균 49mg/dL 올라 178mg/dL가 됐습니다. 식후 고혈당 상태는 갓 지은 밥을 먹으면 45분간 지속된 반면, 찬밥을 식혀 먹으면 35분만 지속됐습니다. 연구를 정리하자면, 갓 지은 따끈한 밥을 먹을 때보다 한 번 차게 식힌 밥을 데워 먹었을 때 혈당이 덜 오르고, 금세 떨어진 겁니다.
식힌 밥 데워 먹어도 괜찮아
갓 지은 쌀밥이 맛있는 이유는 탄수화물을 이루는 전분이 물, 열과 만나 말랑해진 덕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랑해진 전분은 소화효소에 잘 반응해 소장에서 흡수가 아주 잘 됩니다. 밥의 영양(탄수화물)이 몸에 그대로 저장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몸속에 흡수된 탄수화물은 당으로 분해돼 혈액 속 당 수치를 올립니다. 갓 지은 따끈한 밥을 많이 먹으면 혈당이 쭉 오르는 이유입니다.
이를 막으려면 쌀밥 속 탄수화물을 ‘저항성 전분’ 상태로 만들면 됩니다. 저항성 전분이란 소화 효소에 반응하지 않아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의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는 전분을 말합니다.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으니 혈당이 급격히 오르지 않습니다. 탄수화물보다 지방이 먼저 연소되게 해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이며, 소화 과정이 길어 포만감도 오래 유지됩니다.
위 연구에서 알 수 있듯 밥을 차갑게 식히면 저항성 전분이 생깁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저항성 전분은 한 번 생기면, 다시 열을 가해도 일반 전분으로 잘 변하지 않습니다.
밥 식히려 냉동 보관하는 건 도움 안 돼
밥을 ‘냉동’시켜야 저항성 전분이 생긴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러면 안 됩니다. 전분 분자들이 움직여서 뭉쳐져야 저항성 전분이 생성되는데, 전분 주변의 물이 순식간에 얼어버리면 전분이 움직이지 못하면서 저항성 전분이 생기지 않습니다. 섭씨 4도의 온도에서 최소 6시간 이상 보관하세요!
밥 지을 때 올리브유 한두 스푼을
애초에 조리법을 바꾸는 방법도 있습니다. 밥을 지을 때, 올리브유나 코코넛오일 등 식물성 기름을 첨가하면 저항성 전분이 두 배 가량 높아집니다. 쌀 한 컵 당 1~2티스푼만큼 넣으시면 됩니다. 한국식품조리과학회지에 따르면, 밥을 전기밥솥이 아닌 냄비나 솥으로 약한 불에 지었을 때, 저항성 전분 함량이 두 배 이상 많았습니다. 다만, 이렇게 해도 탄수화물 전체가 저항성 전분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므로 과식은 금물입니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최지우 헬스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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