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첩사 방문 후 부정선거 수사 가능하게끔 대통령령 개정":주간조선 단독
개념모호한 '사이버 테러' 수사 추가
부정선거도 해당 가능
한국 부정선거팀, 미국 부정선거까지 참여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2일 국군방첩사령부(이하 방첩사)를 비공개 방문한 후 약 한 달 만인 4월 18일 방첩사가 ‘부정 선거’ 의혹을 수사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대통령령(국군방첩사령부령 대통령령 제33409호 일부개정령)을 시행한 것으로 주간조선 취재 결과 드러났다.
방첩사는 이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나 일어난 '12·03 비상계엄' 사태 과정에서 투입한 병력 중 가장 많은 인원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보내서 부정선거 관련 자료를 확보하려 했는데, 이 개정령에 따른 활동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1년 차 때부터 부정선거에 대한 확증편향을 가지고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 방문 직전에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방첩사를 방문해 충암고 출신 영관급 장교들과 함께 식사를 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지난 6월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해당 개정령에서 방첩사의 지원 업무에 ‘대테러·대간첩 작전 지원’ 조항을 신설했다. 또한 방첩사의 주요 직무 중 군 보안 업무에 ‘사이버’ 등에 대한 업무를 새로 포함시켰다. ‘국가사이버보안’과 관련한 일상적인 활동은 「정보통신기반 보호법」이나 「국가사이버안전관리규정」 등에 포함되어 있는 관련 개념 정의나 세부 내용들로 이미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개정령에는 이런 상위 또는 유관 법령에 따른 근거나 정의 규정조차 전혀 전제하지 않은 채, 현행 방첩사령보다 포괄적인 ‘사이버’ 개념을 넣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는 이 조항이 ‘누락된 직무의 수행 근거를 명문화’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 개정령에 따라 방첩사는 사이버 테러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작전을 수사 및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전직 국가정보원 인사는 “부정 선거를 위해 예컨대 디도스 공격을 했다든지 선거 전산망에 해킹을 했다든지 하면 사이버 테러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해당 개정령은 방첩사의 사령관과 부대장이 직무상 거의 대부분의 군 정보를 관장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장시켰고, 사령부에 두는 군인과 군무원의 정원 비율을 제한하는 규정을 삭제해 과거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 출신의 군인들을 대거 복귀시킬 수 있게끔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개정령이 2022년 11월 입법 예고되었을 당시 ‘민관 사찰이 부활할 가능성’ ‘군의 정치 개입이 합법화 될 가능성’ 등이 제기되며 논란이 됐다. 그러나 국방부는 “신기술 도입에 따른 직무수행에 대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직무 범위를 구체화 하기 위한 것이며, 3불 원칙(정치관여 행위, 직무를 벗어난 민간사찰, 권한 오·남용 금지)은 변함없이 유지할 것”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 개정령 시행 한 달 전인 2023년 3월에는 이상민 행정부 장관과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이 방첩사를 방문해 업무협력을 하기로 했고, 충암고 일부 영관급 장교들과 함께 식사를 한 시점으로 알려져 있다. 시행 한 달 후인 2023년 5월 16일에는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계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대통령 경호처가 경호 업무를 수행하는 군경찰을 관계기관의 장과 협의해 지휘, 감독할 수 있게 하는 ‘대통령경호법 시행령’이 공포됐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간조선에 "정보·수사 국가기관 중 법률에 근거 하지 않은 기관은 방첩사령부 뿐이다. 게다가 방첩사 시행령 직무는 역시 시행령인 방첩업무 규정에서 규율하고 있어 법과 국회의 통제가 미치지 못했다"라며 "이 법적 미비에 기대어 보안사·기무사 그리고 방첩사까지 대부분 사령관들은 이른바 '통수권 보좌'라는 미명하에 대통령과 특수관계를 맺고 수없이 정치개입과 불법행위를 자행해 왔다. 이 관계를 끊을 수 있는 개혁이 이번에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9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입장문을 통해 "방첩사가 사전기획하고 준비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대 출동은 새벽 1시가 넘어서였다. 국회나 선관위 근처까지 가다가 복귀했다"라고 주장했다.
주간조선
케이콘텐츠